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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눈물, 석유 ㅣ 미래생각발전소 1
김성호 지음, 이경국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9년 8월
평점 :
괜찮은 지식 책을 만나면 그동안 알지 못했던 지적 호기심들이 충족되는 듯 하여 책을 읽고 나면 기분이 좋아진다. 이 책 [검은 눈물 석유]도 그랬다. 그동안 주변에서 기름값만 오르고 내리는 것에 관심을 가졌던 '석유'라는 존재가 어떻게 우리 생활에 이토록 밀접하게 들어왔는지는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이 책은 석유에 대한 백과사전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석유의 발견부터, 발전과정, 우리 생활과의 연관성, 그리고 현재에 환경에 악영향을 끼친 주범으로 몰리게 되기 까지 아주 상세하면서도 지루하지 않게 이야기 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에 소개된 '석유'에 대해 이야기 해 보자면
우선 석유는 오래전 고생대 시절 생물의 죽은 사체가 쌓이고 퇴적된 후 지구의 압력과 열을 받아 탄화수소라는 액체로 변하게 되어 만들어진 것이다. 인류가 이 석유를 사용한 기록을 보면 성경의 노아의 방주편에 배가 잠기지 않도록 방수하는 작업의 일종으로 이 석유를 사용했다고 한다. 벌써 오래 전부터 생활에 석유가 방수제나 약품으로 사용되어 왔던 것이다.
과거에는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불에너지를 나무에서 얻었지만 나무가 부족해지자 사람들은 나무보다 좀 더 강력한 에너지 자원인 석탄을 사용하게 되었다. 1705년 토머스 뉴커먼은 석탄을 태운 힘으로 움직이는 증기 엔진을 발명하였고 이는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하여 훗날 영국이 산업 혁명을 이루게 되는 기반이되었다. 하지만 석유가 발명되면서 석탄의 시대는 점점 저물어 갔다.
석유는 처음에 불을 밝히는 등유로 사용되었다. 석유는 땅 속 깊은 곳에 묻혀 있어 쉽게 얻을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다. 사람들이 자연적으로 뿜어나오는 석유만을 사용하다가 직접 땅을 파 석유를 얻게 된 것은 에드윈 드레이크가 땅을 깊게 파는 굴착기를 고안하고 난 다음부터였다. 게다가 땅 속 암반을 파 들어가는 굴착기가 앤서니 루카스에 의해 고안되어 석유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면서 본격적인 석유의 시대로 돌입했다. 이 석유에 날개를 달아 준 것은 자동차, 비행기, 선박 같은 거대 산업이었다.
이제 석유 없는 생활은 생각도 하지 못할 만큼 석유가 우리 주변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석유는 '산업의 검은 피'라 불릴만큼 안 쓰이는 곳이 없다. 난방, 자동차 뿐만 아니라 가구, 옷, 장난감, 각종 주방 용품, 화장품, 의약품 등등 석유는 우리 의식주 깊숙히 자리잡고 있다. 우리나라는 국토 면적인 세계 110위인데도 불구하고 석유 수입량은 세계 4위, 석유 소비량은 세계 7위로 석유값이 오르면 덩달아 물가가 올라가는 그런 현상은 이제 일상적인 일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석유가 있는 곳에는 늘 전쟁이 따라 다녔다. 모든 나라에 석유가 매장되어 있었다면 전쟁 따윈 없었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아 '검은 황금'이라 불리는 석유로 인해 많은 나라가 석유 확보에 뛰어들었고 이에 크고 작은 다툼이 생겼다. 석유를 사용한 강력한 무기 또한 많이 개발하였다.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더 더 많은 양의 석유 확보가 필요했다. 2차대전 중 석유확보에서 진 독일, 일본은 전쟁에서도 졌다. 이런 상황이니 세계 각국은 석유확보를 위해서라면 전쟁도 마다하지 않는 그런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석유를 '악마의 검은 피', 혹은 '검은 눈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강대국들의 석유쟁탈의 이면을 볼 수 있었다.
석유는 우리에게 고마운 자원이긴하나 심각한 지구온난화 현상의 주범이기도 하다. 석유를 사용하고 난 후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대기중에 가득차면서 우주로 다시 돌아가지 못한 열과 빛이 지구의 온도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빙하가 녹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바닷속으로 가라앉는 땅이 생길 뿐만 아니라 홍수와 태풍, 이상 기후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또 동식물들이 멸종하고, 불안정안 기후로 인하여 농사도 잘 되지 않는다.
게다가 얼마전에 일어난 태안의 기름유출 사고를 기억하는가? 그 아름답던 바다가 검은 색으로 변해버린 그 장면은 정말 경악스러울 정도였다. 기름유출이 발생하면 바닷가의 모든 생물들이 치명적인 피해를 입게 된다는 사실을 눈으로 분명하게 각인 시킬 수 있는 사건이었다..
이런 석유가 앞으로 20년 길어야 40년안에 사라진다고 한다. 물론 석유가 충분하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지만 언젠가는 석유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난 생각한다. 언젠가 없어질 석유를 위해 우리는 대체에너지를 개발해야 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신.재생에너지(태양광, 태양열, 풍력, 수소, 바이오 에너지, 폐기물, 지열, 수력 등)에 주목하고 있다. 며칠 전 영덕 해안가의 풍력발전소 단지를 다녀왔는데 엄청 큰 풍력 발전기 수십대가 한꺼번에 돌아가는 광경이 참 아름답게 느껴졌다. 주변에 태양광 에너지를 사용하는 집도 많이 생겼고 좀 있으면 하이브리드카도 본격적으로 출시된다고 한다. 남은 석유의 양이 어떻든 석유생산이 되지 않는 우리나라가 석유로 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방법은 대체에너지를 개발하는 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끝으로 이 책은 그동안 알고 있던 세계사와 관련된 지식이 석유와 연관되면서 좀 더 깊고 넓어지면서 세계를 보는 새로운 눈을 가지게 해 주었다고 생각될만큼 괜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