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은 꼭 지켜야 돼?
브리지트 라베 지음, 이희정 옮김, 에릭 가스테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가 매일 차를 타고 어린이집에 다니면서 신호등의 색깔을 구분하기 시작하더니 어느날,

'아빠, 빨간불에는 차가 왜 안가' '아빠, 더 빨리 달려' 등의 말을 시작하였다.

아이에게 빨간불에는 차가 멈추고, 초록색불에만 차가 간다고 말을 해주었더니 처음엔 잘 이해가 안 되는 모양이었다. 아이가 타고 있는 차는 멈추고 있는데 다른 방향의 차들은 씽씽달리고 있으니 말이다. 이제 아이는 어렴풋이 '약속'과 '규칙'을 알아간다.

 

이 아이가 좀 더 크면 "엄마, 그 규칙 그거 꼭 지켜야 할까" 하고 질문하는 날이 오겠지.

아니면 학교에서 지켜야 하는 규칙을 어기다가 걸려서 혼나는 날도 오겠지.

그러면 아이에게 조심스럽게 규칙을 왜 지켜야 하는지 이야기 해 주어야 겠다.

 

초등 저학년정도의 아이까지 읽을 수 있는 [규칙은 꼭 지켜야 돼?] 책은

'정말 궁금해 - 경찰도 없는데 왜 천천히 달려?'

'다시 생각해 보기 - 보는 사람이 없어도 규칙은 지켜야 할까?'

'스스로 생각해 보기 - 규칙이 필요한 이유는 뭘까?

이렇게 세가지 질문으로 나누어져 이야기 하고 있다.

 

교통규칙을 예로 들면서 이야기 하고 있는 아빠는 규칙을 왜 지켜야 하냐는 아이 마로의 질문에

'규칙이나 법은 우리를 괴롭히려고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보호하고, 사람들이 부딪치지 않고 잘 어울려 살아가기 위해 있는 것이라서 누가 지켜보지 않더라고 지켜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이런 이야기를 아이가 집중해서 경청하고 다음부터 규칙을 꼭 지키겠다고 약속을 한다면 조금은 교훈성이 강한 책이 되었을텐데 이 책은 그렇지 않다.

아빠가 말하는 것은 그냥 흘렬듣고, 아빠가 '도로에 사슴이 나올 수 있으니 조심해서 가야한다' 그 말 중 별로 중요성을 두고 있지 않은 '사슴'이라는 존재에만 관심을 갖는 것이다. 부모의 입장에선 답답하지만 그렇다고 야단치지는 않았다. 마로에게 대답을 강요하기 보다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고 한다.

하지만 마로는 혼자있는 시간에 '생각의 새, 필로'와 함께 아빠가 이야기 한 '규칙과 법'이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해 본다.

'생각의 새, 필로'는 규칙을 지켜야 하는 이유를 처음부터 '힘이 센 사람들이 뭐든 마음대로 하는 걸 막기 위해서야' 라고 바로 말해주기 보다는 마로가 실제 집에서 행하고 있는 규칙들의 편리함을 떠올리게 하고는 그 규칙이 없었을 때와 비교하게 한다.  자연스레 마로가 스스로 비교해서 판단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그런 후 마지막에 '힘이 세고, 지위가 높은 사람들도 법을 지켜야 해'라고 덧붙여 주는 것이다.

 

이 책은 딱딱한 단어인 '규칙'을 설명하는 데 있어 주입식 강의(?)를 하기 보다는

아이의 주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규칙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하여 그 필요성을 스스로 깨닫게 하는데 더 중점을 두고 있는 책이라 여겨진다.

 

아이와 함께 주변에서 지켜지고 있는 규칙을 찾아보면서 이 책을 함께 읽으면 참 좋을 듯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