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내 맘도 모르면서 시 읽는 어린이 12
박예자 지음, 김선미 그림 / 청개구리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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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자 선생이 손자들을 두고 예뻐하는 동시집을 두 권째 펴냈습니다.

손자 영부가 태어나서 젖먹이일 때 냈던<아가는 시예요>의 속편 격인 <엄마는 내 맘도 모르면서>입니다. 이 시집에서는 영부가 유치원에 다니는 어린이로 자랐네요. 그보다 큰 사건은 고녀석에게 아우 영우가 생겨서 이 시집에는 등장인물이 둘로 늘었다는 거지요. 노래하는 화자는 동시인이 아니라 바로 영부입니다. 책 뒤에 평론가 김용희 씨의 해설이 붙었는데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아주 알뜰히도 새치기를 하고 있습니다. 나는 할 말을 잃었습니다. ^*^

 

아가가 또 뒤집었어요. / 식구들은 손뼉 치며 웃었어요. // 나도 아가 흉내 내며 / 또 뒹굴었어요. // 아가 따라 뒹구는 / 나를 보신 할머니가, / 재미있어 하시며 / 나를 꼭 안아 주셨어요.

-'아가 따라하기' 3~5연

아가의 행동 하나하나가 집안의 웃음꽃을 피워냅니다. 영부도 아가와 똑같이 흉내를 내 보았지만 누구 하나 거들떠 보지 않습니다. 이때 영부를 보신 할머니가 관심을 가져줍니다. 영부는 할머니로 인해 동생에게 빼앗긴 웃음꽃 역할에서 위안을 받으며, 세상의 이치를 조금씩 깨우쳐 갑니다.

-김용희 씨의 해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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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의자 주인 - 올챙이문고 10 저학년 동화
김혜리 지음, 허유리 그림 / 청개구리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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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 『행복한 의자 주인』(청개구리, 2007)




김혜리의 작품은 받아들면 바로 읽고 싶어진다. 아마 이러한 생각은 어린 독자들에게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그러니까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일 터이다. 그래서 작가 김혜리는 다산계(多産鷄)처럼 많은 작품을 쉴 새도 없이 생산하고 있다. 독자들이 그를 혹사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의 작품들은 푸근한 휴먼스토리이기 때문에 읽는 동안 심령의 안정감을 누릴 수 있다.  편안한 이야기-. 특별히 새롭거나 생각거리를 제공하는 그런 의미보다는 우리가 늘 알고 있는 보편적 윤리의식이나 기독교적 휴머니즘에 기초한 인정미담 같은 이야기에 어린이보다 오히려 자녀를 둔 어머니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어진다. 하여간 어린이들도 편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지는 이야기- 김혜리의 이야기는 그런 것이다. 갈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답답하고 숨막히게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갈등은 없다. 분명 심각하게 전개될 듯싶은 상황에 이르면 어느새 부드럽게 넘어간다.

이번의 『행복한 의자 주인』(청개구리, 2007.8.31)도 예외가 아니다.

6편의 단편이 모두 ‘사랑과 행복’이라는 기본적 모티브를 보여주려고 하는 것들이다.

그런데 작가가 책머리에 작가의 말을 쓰면서 스스로 작품 하나하나마다 그러한 작가의 작의를 미리 설명하고 있다. 그러니까 그의 이번 작품집에 대해서 이러저러한 작품이라고 구체적으로 할 말이 없어졌다. 보통의 작품집에서 보기 힘든 색다른 시도를 보였는데 어색하게 느껴진다. 나 개인적인 생각인데 이런 작가의 말은 없는 게 낫다. 외국 명작 같은 데서 번역자가 책 뒤쪽에 평론적 해설을 쓰고 작가론도 소개하고 하는 것을 볼 수는 있지만 작가 자신이 작품의 해설을 하는 것은 어떤 점에서든지 옳지 않다고 본다. 독자가 작품에 바로 부딪쳐서 그것을 읽어낼 수 있고 그러한 작가의 의도에 공감하게 되는 것이 문학이지 자신의 작품에 대해서 이러저러하게 느끼고 이해하기 바란다고 별도의 글로 요구하는 우스운 짓이 되기 때문이다. 문학 작품은 홍보가 필요한 상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문학을 책으로 만들어 시장에 내어놓고 파는 사람(출판 관계자들)들은 그것이 상품이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겠지만.  그러나 거짓말을 하거나 과장하거나 작품에서 작의를 의도적으로 드러내려고 애를 쓰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않아서 다소 안도감을 갖게 된다. 그래서 읽고 싶어져서 읽었는데 실망시키지는 않는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2007. 10. 2 노대통령이 평양으로 떠난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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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나무가 쓰는 편지 사계절 아동문고 35
김혜리 지음, 이은천 그림 / 사계절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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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딸의 새엄마 맞기

  계모는 동양이나 서양이나를 막론하고 예로부터 설화의 악역으로 등장합니다. 이야기에서 나쁜 여자를 등장시켜서 갈등을 조장하는 데는 계모 이상 가는 게 없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계모는 악녀의 대명사로 통합니다. 따라서 ‘계모’가 되거나 계모를 맞는 일이란 누구에게나 환영받을 수 없는 역할이면서 사건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창작동화에서 계모는 그러한 관념적 이미지에 대해서서도 반역을 꾀합니다. 친어머니가 동화에서 비판의 도마에 오르는가 하면, 반대로 악녀의 대명사인 계모는 아름답게 변모하고 있는 것입니다.

김혜리의 <미루나무가 쓰는 편지>는 새엄마를 맞는 사건이 모티브가 되고 있습니다. 홀로된 아버지를 홀로 있게 하면 안 되며, 새엄마를 맞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워 문제될 것도 없고 오히려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독자에게 인식시키려는 노력을 보입니다. 그리고 ‘새엄마’라고 일컬어지는 계모에 대한 관념적 이미지를 불식시키려고 한다는 점일 것입니다. 새엄마를 맞는 것은 결단코 불행을 불러들이는 것도 아니고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죄를 짓거나 배신행위가 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 새엄마가 아이들과 실제로 어떻게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지에 대한 이야기까지는 전개되지 않지만, 새엄마 감으로 등장한 인물은 현숙한 주부감일 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 좋은 엄마가 될 수 있는 가능성(자질)을 가진 캐릭터 이미지를 보여줍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중대한 결함을 가진 가정’에 결함을 메워 온전해지는 과정을 매우 아름답고 감동적으로 그려내면서 정상적인 인간 가족을 제시하는 데 성공한 휴먼 스토리라고 할 것입니다.

이 가정의 살림은 외할머니가 맡아주고 있습니다. 그 외할머니가 홀로된 사위를 위하여 당신의 딸의 자리(아이들의 엄마 자리)를 대신할 사람을 맞아들이는 작업을 끝까지 해내면서 손녀딸들을 설득해 갑니다.

새엄마를 맞아들이는 열쇠를 쥔 이는 물론 세 딸이지만 그중에서 맏이가 가장 완강하고, 화자인 ‘나’는 거의 중립적이거나 객관적인 태도입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새엄마에 대해서 오히려 기대를 갖습니다. 그런데 큰언니는 거의 끝까지 반대하거나 저항합니다. 말하자면 큰언니의 마음을 돌려놓게 됨으로써 이 이야기는 끝나게 됩니다.

이 작품은 세 딸 중에서 막내인 ‘나(3학년)’가 화자가 되는 일인칭 소설입니다.

 ‘나’가 화자이기 때문에 그 또래의 말투를 사용한 문체도 매우 사랑스럽도록 귀여운 감칠 맛이 나는 것이 이 작품의 또한 매력이기도 합니다. 사물을 보거나 판단하는 것도, 그 또래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객관적인 묘사가 되어 어른 독자들에게는 상황 짐작을 하게 하여 미소짓게 되고, 화자 나름의 상상이나 판단은 그대로 동심적이어서 즐거움을 느끼게 하니까요. 마치 <사랑손님과 어머니>의 화자를 연상케 한다고 할 만합니다. ‘나’ 또래의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생활하는 이야기와 나이 차이가 나는 사춘기 언니들의 생각과 ‘나’의 눈에 비치는 어른들의 고민과 음모(?)가 절묘하게 어울리면서 전개되는 이야기가 눈을 떼지 않고 작품을 독파하게 하는 힘의 원천입니다. 아파트의 별난 이웃 어른들의 독특한 캐릭터와 역할이 이야기의 분위기와 맛을 높여줍니다. 어린이가 읽을 소년소설이면서 선명한 캐릭터를 가진 어른들이 주요한 조역으로 등장하면서도 전혀 어색하기는커녕 잘 조화를 이루는 것이 이 작품의 특징이 된다고 할 것입니다. 연령이 다른 등장인물이 엮어내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은 독서의 피로를 전혀 느끼지 않게 하면서도 전혀 어수선하지 않고 기둥이 되는 줄거리를 일관성 있게 거침없는 속도로 전개하는데 매우 적절한 역할을 해낸다는 것이 작품을 성공적으로 돋보이게 하였다고 할 것입니다.

결국 이 작품은 오늘의 아이들에게 새엄마의 이미지를 바꾸어 놓는데 훌륭한 역할을 해낼 것임에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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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거리는 아빠 홍진P&M 우리동화 읽기 7
박은희 그림, 이붕 글 / 홍진P&M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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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지고 있는 그에 관한 자료에 이상이 없다면 <그래서 행복해(대교출판, 2005.10)> 이후 만 2년만에 내놓은 작품일 것이다.

동화작가 이붕은 언제나 신인이다. 그가 동화작가로 등단한지 올해 만 20년이 되었지만 지금 역시 그러하다. 내가 그를 신인이라고 말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그중에 하나가 이상하게도 그는  20년이나 되는 중견 작가로 여겨지지 않는 데 있을 것이다. 연륜이나 그의 데뷔 무게나 문단에서의 역할에 비해서 소문이 거의 나지 않은 작가라는 것은 참으로 기이하다. 



2) 내가 가지고 있는 그의 작품은 다음과 같다.

엉뚱이의 모험(이헌숙, 여명, 1997)

 내가 가진 것 중에 ‘이헌숙’의 작품은 이것이 유일하다. 이 책에 적힌 작가 소개를 보면 이 작품이 나오기 이전에 <호호병원>, <향기의 천사>, <미래와 영민이>, <전철타고 가는 날>, <산성비는 정말 무서워요> 등이 있었다고 한다.

꽃이 필 시간은 있다(이붕, 한우리 미디어, 1997) -이 작품으로 내가 근무하고, 직접 진행 관리하면서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에서 처음 시행하고 다시 시행한 적 없는 1천만원 고료 제1회청소년문학공모에서 당선했다. 나는 이때 처음으로 이 작가를 알았다.

교감선생님은 청개구리(이붕, 대교출판, 1997-제4회 눈높이 아동문학상 당선작)

물꼬할머니의 물사랑(이붕, 영림카디널, 2001)

우리 엄마는 걱정 대장(이붕, 현대문학어린이, 2002)

아빠를 닮고 싶은 날(이붕, 계림, 2002)

반디야, 만나서 반가워(이붕, 영림카디널, 2004)

그래서 행복해(이붕, 대교출판, 2005)-이 작품은 지난해에 수정판이 다시 나왔다.

그가 1987년 월간문학에서 신인상을 받아 작가로 처음 등단하던 때의 이름은 ‘이헌숙’이었다. 말하자면 ‘이붕’은 ‘이헌숙’이 나중에 사용하게 된 작가로서의 필명인 셈이다.

본명으로 데뷔해서 필명으로 활동하게 된 것은 그로부터 거의 10년 가까이 지난 1996년 눈높이문학상과 제1회로 실시하고는 포기해버린 한우리 청소년문학상을 동시에 거머쥐던 때부터다. 말하자면 등단 10년차에 신인의 모습으로 다시 공모상에 응모하기가 아마 껄끄러웠는지 모른다.

그렇게 본명으로 10년, 필명으로 10년을 활동하는 바람에 본명과 필명이 각각의 인물로 여겨져서 신인처럼 여겨지는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그보다도 그의 작품에서 항상 신인 작품같은 느낌을 갖는다.

그는 동년배의 작가에 비하여 과작인 편이다. 그러니까 드문드문 책이 나올 때마다 낯선 작가의 작품을 받아드는 기분이다. 이름을 잊어버릴 만하면 기억을 재생시켜 주듯이.

그를 신인처럼 여기게 하는 것은 작품 자체에 있다. 그가 다루는 것은 결코 엉뚱한 것이 아닌데 이상하게 남다르게 별난 것을 다루었다는 느낌을 갖게 하기 때문일 것이다.

비틀거리는 아빠.

알콜중독자이면서 행불자인 아빠를 극단적으로 미워하는 화자 -소녀가장인 ‘나’.

독특한 설정이다.

그런데 작품 속에 들어가면 더욱 독특하다.

두 가지의 작품이 병행 전개된다. 한 작품은 바탕 이야기로서 현실동화[현실주의 동화라는 뜻이 아니라, 세칭 ‘소년소설’이라는 뜻이다.]이지만 또 한 편의 작품은 환상성 농후한 악마까지 포함된 동물의인 동화이다. 동물 의인 동화는 전체 제목이 없지만 일곱 토막으로 나누어 연재되는 형식으로 현실동화의 전개에 따라 중간중간 삽입 액자 형태의 에피소드처럼 전개된다. 두 이야기는 금주 메시지를 전하겠다는 점에서 공통성이 있을 뿐 두 개의 이야기는 전혀 연결되는 점이 없다. 다만 두 이야기의 연결 고리는 바탕 이야기의 주인공(화자)이 인터넷에 올라있는 동화(세칭 ‘인터넷동화’)를 읽는 것으로 되어 있을 뿐이다. 그러니까 현실의 화자는 자기가 읽는 이야기에서 심리적 영향(금주 메시지에 대한 인식)을 받겠지만 당연히 그 동화는 현실 문제에서 아무런 작용을 받지 않는다. 따라서 이러한 형태도 구조 형태에 따른 분류를 하자면 액자동화(소설)에 해당될 수 있을 것이다.




그의 많지 않은 작품들을 살펴보면 그가 가지는 관심은,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인 느낌이겠지만, 발표 당시에 다른 작가들이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의 범주에 있는 관심에서 살짝 벗어나 있다는 느낌이다. ‘참, 이런 게 있지.’-하고서 잊고 있던 것에 대한 깨우침 같은 거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단순하게 보면, 이 신작은

알콜중독자와 가정의 평화를 파괴하는 음주문화에 대한 경고적 메시지를 다양하고 입체적으로 조명하고 있어서 이 작품은 금주 운동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실 그것만으로도 지금까지 다루어진 적이 없는 동화의 재제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만은 아니다.

이 작품은 화자인 소녀 가장의 리얼한 심리- 이것이야말로 정통적인 사실주의(흔히 ‘현실주의’라고 불리는 ‘사회주의적 사실주의’가 아니라) 작품의 전형을 보여주었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남이 보기에는 모범적이고 착한 소녀 가장이지만 자신이 생각해도 가장 비뚜러진 상태의 심리. 그것은 사춘기 소녀로서, 알콜중독에 행불자가 되어 버린 아버지를 미워하는 감정과 할머니를 부양하면서 고아처럼 외롭게 살아가는 환경에서 가지게 되는 어쩔 수 없는 반항일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이든지 부정적이고 회의적이고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아야 하는 자신의 생각 때문에 불행을 더 자초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붕 작가의 특징은 논리적인 작품 구조에 있다. 그는 전체적 구조는 물론이지만 문장도, 단락 구성도 구조도 논리적으로 설계해서 아귀를 철저히 맞춰 내는 데 있다. 그래서 작품 자체가 감성적이기 보다 이성적이고, 마르거나 상처난 꽃잎이 있는 생화의 느낌보다 깔끔한 조화와 같은 작위적인 구조물이라는 인상을 받는다는 것이 장점이면서 단점이다. 그러한 전형성을 가장 잘 드러낸 장르가 추리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데 바로 이번의 신작에 다루어진 액자 동화가 바로 그런 작품이다. 7토막으로 나누어 놓은 것은 각 토막별로 독립성 강한 에피소드를 보여주는 것이기는 하지만 독립적인 연작 구조는 아니다. 각각의 토막에서 보여주는 사건들-동물들의 동네 ‘통마을’에 ‘수블’이라고 불리는 ‘이상한 행복 액체’로 인하여 벌어지는 사건. 그 사건은 통마을을 불행한 사회로 변질시켜간다.-은 결국 하나의 그물로 짜인 원인(인간들이 나중에 ‘술’이라고 말하는 악마의 액체 ‘수블’을 마을에 퍼뜨린 원숭이 누룩이의 농간)에 걸려든 탓이라는 것을 추리에 의하여 규명되기 때문이다. 결국 사전에 철저하고 구체적으로 짜놓은 플롯에 따라 진행되는 사건은, 나중에 결정적 단서가 될 수 있을 꼬투리를 중간중간에 슬쩍슬쩍 던져둠으로써 반전의 효력을 발휘하는 추리동화이다.




작가 이헌숙은 부웅 떠보겠다는 소망을 담아 지었다는 필명 ‘이붕’으로, 1997년 거액의 고료(상금 1천만원씩)가 걸린 두 가지의 동화 공모(제4회 눈높이 문학상, 제1회 한우리 청소년문학상)에 한꺼번에 당선함으로써 출발은 필명에 건 소망을 달성하는듯 하였으나 후속 작품들에 대한 반응은 그리 시원치 못한 탓에 그 이름(필명)이 빛을 나타내지 못한 채 거의 10년 세월이 흘렀다. 그러나 주머니 속의 송곳은 그대로 숨겨질 수는 없는 노릇. 이번의 이 작품이 그로 하여금 도 동화 전성시대를 수놓을 또 하나의 신데렐라로 테이크오프하게 되지 않을까 기대와 희망을 담아본다.(고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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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키우는 아이들
노경수 지음 / 청어람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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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은 아닙니다. 아동문학가의 수필집입니다.

노경수 씨의 <엄마를 키우는 아이들>.

역설적 제목. 소중애씨가 낸 작품 중에도 사람을 길들이는 개타령을 다룬 것이 생각나게 하는 제목이지요?

 

가짜 학력이 탄로나고, 고백하고 하는 것이 무슨 유행병처럼 번져서 사회가 요동을 치는 마당에,

부기와 주판 연습으로 세월을 보낸 여상을 나와서 대학 진학할 생각도 못하고 직장에 다니면서 대학생을 부러워하던 주부가 어느날 뒤늦게 대학생이 되고, 석사를 거쳐 박사까지 되더니 마침내 대학교수가 되어 버린 아동문학 연구가이면서 작가의 솔직 담백한 고백을 담아낸 책이네요.

 

노경수, 브라보!

(사실 저도 정말 별볼일 없는 학력이거든요. 학력 타령을 하면 온통 주눅이 들어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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嵐溪 2021-05-05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선생님. 선생님도 브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