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면 뜰수록 나는 내가 되어 갔다 - 실을 엮듯 써 내려간 마음의 조각들
미쿠니 마리코 지음, 홍미화 옮김 / 윌스타일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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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적은 주관적인 글입니다.





나는 예민한 성격이다. 그래서 좀처럼 무뎌지지 못하고 뾰족하기도 하고, 쉽게 날을 세우기도 한다.

그런 내가 모든 촉을 내려놓고 편안하게 안정되는 순간이 뜨개질 하는 시간이라

일이나 공부로 정신없이 바쁠 때면 늘 '쉬고 싶다'라는 생각보다는 '앉아서 뜨개질 하고 싶다'가 먼저 떠오르기도 한다.

책 표지도 그렇고, 제목이며 띠지 글귀며

뜨개와 관련된 이야기겠거니 해서 큰 호감을 갖고 보게 된 책이 바로 '뜨면 뜰수록 나는 내가 되어 갔다' 이다.

뜨개질에 집중하고 있을 때의 그 정적인 공기와 냄새가 스치는 것 같아

이 책을 읽는 중에도 릴렉스한 느낌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읽게 된 책인데

친구들에게 메일로 보낸 에세이들을 모아놓은 책이라고 하니 좀 더 새롭게 느껴졌다.

내가 꿈꾸는 삶을 사는 사람이 몇 년에 걸쳐 적은 에세이는 어떤 느낌일까.







무엇보다도 일본 로컬 사람들의 일상이랄까

그들의 대화와 생각을 좀 더 가까이서 본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사람사는 냄새 가득한, 우리 엄마와 가족들의 인생 이야기를 들은 것과 같은 기분도 들었다.

엄마의 메일과 일기장을 읽어본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게 제일 가까운 말일 것 같다.

중간중간 뜨개 이야기라든가 책을 출간했을 때의 이야기는 작가로서의 생각도 알 수 있기도 했다.





섬세하고 차분한 엄마가 적어내려간, 고상한 차분함이 가득 담긴 에세이라서

따뜻한 홍차가 생각나 차 한 잔을 내려 마시며 보게 되는 글이었다.

뜨개 좀 해 본 사람들이라면 눈치챘을 귀여운 로고

챕터 시작할 때마다 왼쪽 상단에 나오는 짧은 뜨기를 했을 때의 편물 모양(모르는 사람은 하트인 줄 알지도 모르겠다)도 정말 귀여웠다.

책 겉표지를 벗겨내면 나타나는 짧은뜨기 로고도

우리끼리 알아보는 신호 같아서 소소하게 즐거웠다.

오늘은 짬내서라도 뜨개를 하고, 일기도 좀 적어보고 자야겠는 소감이 드는

따뜻한, 섬세한 에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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