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참 독특하다 싶지만 이상하게도 어떤 하루를 보내고 있는 사람일지 알 것만 같은 책
'무미건조한 오트밀에 레몬식초 2큰술을 더한 하루'
올해 87세인 할머니 타라 미치코는 55년 전부터 살던 아파트에서 자식도 독립시키고, 남편도 떠나 보내고
이사 가지 않고 그 집에서 혼자만의 삶을 꾸려 나가는 할머니이다.
처음엔 책 제목 때문인지 약간 엉뚱하고 귀여운 할머니를 상상했는데,
외모는 정말 친구 집에 놀러가면 계실 것 같은 할머니 느낌이다.
유튜브도 하신다길래 찾아봤더니 손자가 찍어주는 할머니의 일상 브이로그 느낌이라 더욱 정감이 갔다.
(자막이 없어서 해석이 안되는 것은 슬픈 일이다)
이놈의 제목이 자꾸 나를 고정관념에 빠뜨리게 하는데, '무미건조한' 이라는 말이 맴돌아 아주 정적인 삶이나 고요한 삶을 상상했지만
원폭 피해자이기도 하고, 열 살 짜리 딸이 있는 남자와 결혼을 하기도 하고
적어도 초년의 삶은 흔한(?) 할머니의 삶은 절대 아닌 범상치 않은 분이다.
그렇지만 왜 '오트밀'이 제목에 들어갔는지 알겠다 싶게 노년은 단순한 일상으로 차분하게 보내고 계신다.
(유튜브도 그런 일상을 보여주면서 편집의 힘으로 할머니의 매력을 더 보여주는 것 같다)
자식들을 다 키워내고 여전히 그 집에 남아 '나'를 대접하는 것처럼 살아가는 할머니의 모습이 책 곳곳에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