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기억을 되짚어보면 나는 사람의 형태를 한 인형을 정말 좋아했다.
지금으로 따지면 동생은 애착인형(80-90년대 아이들에게 애착인형이라는 말은 없었을테지만)처럼
늘 팬더 모양에 턱 복살복실한 솜 인형을 가지고 다니고 좋아했던 것 같은데
나는 무조건 공주님 드레스를 입은 미미인형이 내 원픽이었다.
완구점에서 빨간 저고리에 파란 치마 한복 인형옷만 파는 것을 보고 며칠동안 엄마를 졸라 구입해서
내 미미인형에게 입혀주고 콩쥐팥쥐 놀이를 했던 기억이 있다.
(팥쥐 역할을 했던 어딘가 좀 모자라게 생긴 다른 인형은 양말을 잘라 옷을 입혔지)
바느질도 할 줄 몰라 엄마가 쓰던 바늘 실을 그대로 가져와 얼기설기 꿰맸던 것 같다.
그렇게 기억 속에 있던 인형 한복을 만드는 사람이 있다는걸 알게된건 왜 오래 전이었다.
2020년인가 21년인가 클래스 101에서 '마노공방'으로 열란 클래스를 보면서 너무 흥분해
결제하고 수강하면서 알게 되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마무리를 하기도 전에 강의가 끝나버렸다. 꼼꼼히 진도를 못나간 내 탓이 크다....
재료는 아직 간직한채로 아픈 손가락마냥 (아직 헐벗고 있는 내 인형을 보며) 아쉬움을 느끼며
가끔 유튜브나 인스타로 보면서 좋아요만 누르던 내게 엄청난 소식이 들려왔다.
무려 책으로 출간된다는 것!
책을 받고나서 얼마나 설렜는지 모른다.
영상을 본 적이 있으니 얼마나 자세하고 꼼꼼하게 알려줄지는 뻔히 보였고
내가 기존에 만들다 만 재료들을 가지고 다시 완성시킬 수 있겠다 싶었다.
기대를 가득 품고 책 포장을 뜯자마자 동봉되어있는 한복 도안들을 보니 더 흥분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