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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숲과 바다 - 따로 또 같이 여행한 너와 나의 제주
박성혜.홍아미 지음 / 두사람 / 2022년 11월
평점 :

여행책을 사는 사람들 대부분은 여행지의 정보를 얻기 위한 목적이겠지만
코로나 사태 전에도 난 종종 여행책을 샀다.
여행지의 정보를 얻기 위해서도 물론 샀지만, 주로 ‘여행 가는 기분이라도 내기 위해서’였다.
아마도 여행 전문 작가들은 대포만한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건지 사진들이 모두 아주 사실적이고, 어쩌면 빛과 지형지물을 그렇게 렌즈 안에 잘 담는지 같은 구역 사진을 몇 개 보다보면 마치 내가 그 곳에 다녀온 것 마냥 잘 아는 것 같은 기분마저 느끼게 한다.
(교과서 속의 문화재를 직접 가서 보면 보다 웅장함을 느끼지만, 여행책에서 본 문화재를 직접 보면 ‘나 이거 본거네’하고 끝인 것 같은 기분)
이런 와중에도 제주도 여행 책은 굳이 산 적이 없던 것 같다.
제주를 주제로 한 매거진은 몇 번 사보았어도
제주에 가고싶으면 정말 떠나거나, 사정이 여의치않으면 블로그나 유튜브를 보면서 간접 경험을 했던 것 같다.
제주 여행 책에 대해서는 딱히 궁금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다 만난 ‘제주는 숲과 바다’는 아주 새로웠다.
제주가 숲과 바다가 많은 것이야 당연했지만
내 기준에서 제주 여행의 기준은 음식이나 바닷물 색깔, 오션뷰 숙소나 핫한 카페 정도였지
굳이 숲과 바다를 책으로까지 봐야 하는건가 싶으면서도
뭐가 그렇게 다르길래 굳이 책으로까지 나올까 호기심이 마구 생겼다.
그리고는 초반부터 미간이 사정없이 찌푸려졌다.
(당연히 맛있는 음식을 먹고 으으으으음! 하면서 찌푸려지는 느낌이다)
안돌오름도 비밀의 숲도 다 들어보았지만
여행일정에선 늘 제외되었던, 그저 산책로나 등산로라고 생각했던 곳을
사진과 사진 하단에 QR코드를 통해 새로운 세상으로 안내한다.
마치 그 숲에 있는 것마냥 새소리와 바람소리가 들려오는데 피톤치트 향까지 느껴지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오버하는 것 같지만 정말 그렇게 느꼈다)
‘Part1 나의 숲’은 어쩌면 그저 나무 사진이 다인데다 그 숲이 그 숲인 것처럼 보일 수 있는데도
읽다보면 이 숲도 가고싶고, 저 숲도 가고싶어진다.
게다가 ‘이건 단순한 여행소개서가 아니에요’라고 하는 것처럼
중간중간 작가들의 에세이가 등장하는데
책을 넘길 수록 어떤 숲과 바다가 나오는지 궁금해지면서도 에세이도 그에 못지 않아 궁금해진다.
숲과 바다를 주 소재로 삼고 있지만
가끔 고사리 육개장이라든가 제주꿈바당어린이도서관처럼(숲길을 이야기하긴 하지만) 숲과 바다가 아닌 다른 정보도 알게 되는 재미도 있다.
또, 중간중간 tip으로 여행지에서 만나는 오일장 정보라든가
서핑 에티켓도 알려주는 세심함도 있다.
아는 숲 이름도 나오고, 특히 바다는 대부분 가보고 내 눈으로 직접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것도 알게되고 더 깊게 알게 되는 것 같다.
여행작가가 여행을 통해 느낀 감정을 담은 여행 책은 얼마든지 있다.
이 책이 다른 제주 여행책과 다른 점이 무엇인가 생각해보면
QR코드로 순간 나를 그 숲과 바다에 데려가주는 것도 매력적이지만,
작가 두 분이 서로 가장 힐링한 장소에 대해 서로에 대한 애정으로 소개해주는 마음이 전달되서 더 공감되는 것 같다.
제주에 훌쩍 떠나고 싶어질 때 가장 먼저 이 책을 집어들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