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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클린 책방은 커피를 팔지 않는다
이지민 지음 / 정은문고 / 2022년 9월
평점 :
책을 읽으려고 노력을 하지만 생각처럼 읽어내진 못하는 편이다. 읽고 싶은 책 목록을 늘 적어두고 보지만 실제로 구입하는 책은 '베스트셀러'이거나 '좋아하는 작가의 신간'이거나, 표지가 아주 마음에 드는 책인 경우이다.
요즘 꽂힌 장르라고 해야하나 분야라고 해야하나, '독립서점'에 대한 책들을 틈틈이 보고 있다.
여행을 하기 위해서 어느 지역을 콕 집어 선택하고 나서 검색하는 것은 그 지역의 '독립서점'과 '소품샵'이었다. 늘 그 서점에 가서 책 한 권을 사오고나면, 그 여행지 사진을 보는 것 보다도 더 기억에 남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내가 가지 못한 지역의 독립서점들을 알게 되고, 가지 못하는 대신 그 서점에 대한 이야기가 책으로 나오면 찾아 읽게 되었다.
'브루클린 책방은 커피를 팔지 않는다' 이 책도 그런 와중에 읽게 된 책인데, 무려 미국의, 뉴욕 브루클린에 있는 독립서점들이란다. 우리나라의 못 가본 독립서점들만큼 흥미로울지 너무 기대가 됐다.
번역가를 직업으로 하는 작가와 그 딸이 동네(?)인 브루클린의 독립서점을 다니면서 책을 고르고, 읽고 싶었던 책을 발견하고, 서점들만의 다양한 개성을 설명하고 있다. 서점 이야기가 마칠 때마다 '서점지기'의 사진과 함께 그의 인터뷰 글귀가 다시 한 번 나오는데, 한 서점, 또 다른 서점 이야기로 넘어가면서 느낀 점은 마치 여행책 같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서점의 운영시간과 주소까지 나오다니, 여행 안내책 '서점 ver' 같았다.
커피를 팔지 않고 아기자기한 굿즈도 없이 중고와 신간 서적만 놔두는 테라스 북스, 서점 치고는 천장이나 벽면이 화려한데 개성있는 큐레이션으로 동네 주민들의 인기가 높은 파워하우스 온 에잇스, 그리고 작가의 아이와 마찬가지로 '우와!'를 연발하며 더 자세히 알고싶게까지 만든 북스 아 매직 등등.
브루클린이라는 곳에 가본 적은 없지만, 이토록 매력적인 서점이 많다는 것에서 도시 자체의 매력이 더 올라가는 느낌이었다.
우리나라의 독립서점과 달리 미국의 독립서점이 개인 소유의 서점을 말한다고 해서, 어렸을 때 학교 앞에 두세군데씩은 존재하던 '문제집과 연예인 잡지를 사던' 그런 서점을 상상했는데 책을 다 읽고 나니 서점마다 가진 각각의 매력이 크게 다가왔다.
다른 독립서점을 다룬 책들에서 흔히 나온 이야기 중에 하나가 '요즘 시대에 책방을 해서 돈 벌 수 있겠어요?'라는 말이라고 했다. 아무래도 다양한 매체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대이다보니 오지랖(?) 넓게 해주는 말들이겠지만, 내가 읽은 책들마다 그 에피소드가 꼭 나오는 것을 보면 걱정이 될만한 일인가 싶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독립서점들은 특히 그 지역의 특색을 담고 있거나, 친환경적이거나, 아니면 사람의 혼을 쏙 빼놓는 굿즈들로 각각의 매력을 더하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요즘 유명하다 싶은 독립서점들은 그 지역의 고유한 느낌을 닮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브루클린 책방은 커피를 팔지 않는다'에서 소개된 여러 독립서점들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서점 운영에 여러 제약을 받으면서 극복해나가고, 살아남기 위해서 더욱 고유한 개성을 지켜가려고 노력했을 것이다. 그중에 가장 인상적인 말은 커뮤니티 북스토어의 "저희 고객들은 매우 지적이기 때문에 저희는 책방에 아무 책이나 들여놓지 않아요. 덕분에 항상 좋은 책이 많이 쌓여 있답니다" 라는 말이다. 지역과 상생하는 서점이라는 느낌도 들지만, 서점 스스로의 자부심이 지역 주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멋있었다.
오랜만에 서점에 가서 책을 고르고, 책 냄새를 한껏 맡아보고 싶어지는 책이라 좋았다.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