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즈 앤 올
카미유 드 안젤리스 지음, 노진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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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책을 선택할 때 이야기도 중요하지만, 이상하게도 책 표지가 너무 마음에 들어 읽게 되는 경우가 꽤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 표지는 나의 취향을 살짝 비껴갔지만

첫 장면부터 순식간에 몰입하게 되어 표지따위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매런에게는 누구에게도 말 못 할 비밀이 있다'

책은 주인공 매런이 잘 기억하지 못하는 갓난아기때부터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이름부터가 흔하지 않은 이 아이는, 갓난아기 때 처음 베이비시터를 먹어치우는데

먹이가 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모두 매런을 예뻐하는(마음으로든 몸으로든 뭐든) 것이다.

8살에 여름캠프에서 만난 첫사랑과,

갓난아기의 식인이라니, 상상도 안되는 이야기인데 '고막을 입 안에서 발견하는' 그 상황이 아주 기괴했다.

카니발리즘과 주인공의 성장이야기라니 이런 매칭이 세상에 어디 있을까.

아이의 '식인' 식성을 알아챈 엄마는 마지막 희망일지 책임감일지 모르는 상태로 매런을 키운다.

나중 이야기지만 엄마는 쪽지를 통해 '보호'라는 말을 쓰는데, 이 단어가 딱인 것 같다.

'더는 널 봏화지 못하겠어. 매런, 너보다는 세상을 보호해야 해'라는 말만큼

16년동안 엄마를 지탱하게 만든 책임감과 약간의 모성애?와 인간으로서의 두려움을 표현하는 말이 있을까.

엄마는 (매런의 뒷처리를 위해) 이리저리 이사를 다니며 이미 알고 있는 '상황'에 대해 덮으려고만 했지만

매런이 16살 생일이 되고, 결국 떠난다.

엄마가 물건 두고가듯이 본인을 버리고 간 것을 보고 매런은 엄마를 찾아가게 된다.

겨우 찾아간 엄마의 본가, 차마 들어가지도 아는 척도 못하고 엄마의 마음을 비로소 느끼게 되고, 아빠라면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희망으로 아빠를 찾아가기로 한다.

그런 와중에 만나게된 같은 식성을 가진 '리'를 가까이하게 되면서 좀 성숙해지는 것 같다.

결국 아빠를 만나게 되는데, '나와 같은 부류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맞았다는 것보다도 아빠의 상태에 대해 큰 충격을 받게 된다.

여기까지 읽으면서 책이 반을 넘어갔는데도, 지루한 부분 하나 없이 얼마나 빨리 읽게 됐는지 모른다.

카니발리즘이라는 것은 그저 어디어디 부족이 그런 풍습이 있다더라 하는 정도로만 알았지 책으로 접한 경험도 처음인데

주인공이 자신의 태생을 받아들이고 자아를 찾아가고, 주변과의 관계를 맺어가는 이 이야기가 너무 흥미진진했다.

몇 장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한 사건은 개인적으로 화가 날 정도였다.

그냥 2권까지 쭉 해서 이야기 좀 풀다가 나중에 일으켜도 될 사건 아닌가

왜 한창 재미있는 이 상황에서 식성이 드러나는 것인가.

영화로 제작해서 11월쯤 북미 개봉 예정이라던데 티모시 샬라메가 '리'로 나오는 것일까 싶다.

개인적으로 티모시 샬라메의 매력을 잘 모르는... 상황이지만(모두가 말하는 그 퇴폐미가 아직은 '병약한 이미지'로만 보이는 함정) 영화로 구현됐을 때 어떨지 너무 궁금해진다.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적은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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