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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 도로봉
사이토 린 지음, 보탄 야스요시 그림, 고향옥 옮김 / 양철북 / 2019년 1월
평점 :
작가 사이토 린
2004년 시집 [손을 흔들어 손을 흔들어]로 등단
[도둑 도로봉]은 저자가 쓴 첫 동화
시적인 문장으로 마음의 세계를 투명하게 그려냈다는 평
제48회 일본아동문학자협회 신인상
제64회 소학관아동출판문화상

처음 이책을 봤을때
표지가 너무 예뻐서 맘을 뺐겼더랬죠..
하지만 책을 읽어보니 표지만큼이나 책의 내용도 사랑스럽답니다..
물론 단순한 도둑의 이야기는 아니고요..
물건의 존재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어요..
어떤이에겐 쓸모 없는 물건이..
어떤이에겐 반짝이는 아주 소중한 존재일수도 있다는 걸

글이란 그 시대상을 나타낸다고 생각해요..
도둑 도로봉 이란이 책도 이 시대를 이야기하고 있죠..
글을 읽으며 물질 만능의 풍족한 시대에
잊혀지고 뭍혀진 물건들이 얼마나 많을까하는 생각을 해보았어요..
도둑 도로봉
절대 잡히지 않는 천재 도둑 이야기
버림 받은 물건의 목소리가 들리면 구해내는 도둑 아닌 도둑의 이야기예요..

여기 나와 있는 도로봉은
어쩌면 이런 세상을 구하기 위한 hero가 아닐까 합니다..
공원 분수대 밑에서 발견 된 아기 도로봉은
수퍼맨이 지구를 구하러 온 hero인 것처럼
어느 별에서 지구의 버림받은 물건을 구하려 온 아이는 아니었을지...
나는 몽환적인 그림과 글을 읽는 순간
글 속의 형사들처럼 도로봉의 이야기에 홀딱 빠져버렸어요..

그리고 구해진 개 요조라처럼
나도 도로봉에게 구원 받고 있는 건 아닌가 싶었답니다..
이 책은 아이들을 위한 동화지만
어른인 나에게도 깨달음을 주는 책이었어요..
줄여나가는 생활,
물건 하나 하나에도 가치가 있다는 걸...

비오는 날...
그날부터 이 이야기는 시작되죠..
도둑인듯 아닌듯한 도로봉이 형사인 나에게
"수갑을 채두시죠"라듯 두손을 내밀면서...
도로봉의 비맞은 운동화에서 전해지는 빗방울을 설명하는 글이 있는데..
『빗방울 안에는 강 내음과 바다 내음,
산에서 솟아나는 물 내음이 켜켜이 배어 있다.』
시적이면서 과학적으로 너무도 잘 표현한것 같아서 맘에 들었답니다..
그래서 작가의 이력을 한번 확인해 봤더니
역시 시부터 쓰신 시인이였더라고요..



이 책에는 무수히 많은 주문들이 있는데
모두 시같은 글귀들 이랍니다...
매번 구하는 물건마다 달라지는 주문은 아름다운 노래같기도 하지요..
그래서 도로봉의 주문이 너무 사랑스러워요.
도둑인데도요...

도로봉은 보통의 도둑과 달리
자기자신을 위한 도둑질이 아니라
떠나간 애인이 남긴 자동차나 반지,
주인에게 학대 받는 강아지,
어느 구석에서 주인들은 쓸모 없다고 생각하는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귀중한(오래된 골동품, 그림,등등)것들...
이런 걸 훔치죠..
마지막엔 형사들도 도로봉을 도와주게 된답니다..

마지막 구절인
『주인에게 들리지 않게 돼 버린 것들의 목소리,
분명 그것이 그 사람을 마음속 어딘가에서 묶어두고 있는 것이다.
도로봉은 그것을 훔쳐냄으로써
그 사람을 해방시켜 주는지도 모른다.』
모두에게 깊은 생각을 하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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