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옴이에게 아장아장 그림책이 이제 좀 익숙해졌나봐요.
15권이 나란히 꽂혀 있어도 늘 엄마의 팬티만 꺼내서 보고 굴려 놨다고 또 보고 하더니...
오늘은 2-3권 더 꺼내서 이리 뒤적 저리 뒤적 유심히 넘겨 보내요.
그 중에서 관심을 가지고 보던 책을 소개하려구요.
사물인지동화책들이나 유아 동화책들을 보면 일반적으로 앞모습들이 많이 그려져 있고 옆모습을 그려 놓은 책은 못본 것 같아요.
이 책은 각 동물의 앞모습을 보여준 뒤 옆에서 보면....하고 다음장으로 넘어갑니다.
다옴이보다 2달이나 늦게 태어난 조카딸 아이는 엄마가 하는 소리를 다 따라하려고 입을 열고 비슷한 소리를 내는데...
모든 말을 "아! 아!" 한가지 소리로 고저와 장단을 구분해서 나름대로 의사소통 중인 우리 다옴이는
따라 읽으려고는 하지 않지만 책을 보거나 그림카드를 보면 꼭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이름을 묻습니다.
그러면 언어습득을 돕겠다는 맘에 빨간사과, 커다란 수박, 귀여운 강아지, 야옹야옹 고양이등
형용사, 의성어를 붙여서 말을 해 주곤 했어요.
자기가 말은 하지 않아도 그림을 나열해 놓고 사과 어딨지? 하고 물으면 곧 잘 손가락으로 가리키곤 하거든요.
아직은 그림이 복잡하고 여러가지 사물이 한꺼번에 나오는 책보다는 단순하게
한 페이지에 한 두가지 그림이 차지하고 있는 책들을 잘 보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아장아장 그림책이 다옴이에게 딱 맞다는 생각이 드는지도 모르겠네요.
이 책은 동물들의 옆모습을 보여줌으로 해서 사물의 다른 모양을 알려주고 있어요.
모든 사물은 한가지 모양으로 보이는게 아니라 보는 각도에 따라 같은 물건이지만 다르게 보인다는 걸 아이가 학습할 수 있어서
아이의 입체적 사고에 많은 도움이 될것 같네요.
옆모습의 동물들이 싱긋! 빙그레! 방긋! 빙긋! 히히! 하하! 방긋! 웃고있어서
여러가지 의성어 의태어도 배울 수 있고....
책장을 넘기면서 그림과 함께 큰소리로 읽어주니까 더 좋아해요.
앞모습의 동물그림을 보여 줄때는 동물들의 울음소리를 흉내내면서 읽어주었어요.
책에 나온 글자를 그냥 읽어주는것 보다는 아이가 이야기에 더 집중하고 잘 보는것 같아요.
악어의 옆모습을 보면서는 악어 노래를 같이 불러 주었어요.
평소 악어 노래를 부르면서 엄마는 악어가 되고 다옴이는 도망을 가면서 술래잡기를 했었거든요.
그래서 악어가 나올때를 기다리면서 책을 보는것 같기도 했어요.
동물 그림들만 계속 나오다가 마지막의 바나나 그림의 반전이 재밌어요.
바나나 그림을 보고 갑자기 떠 오른 생각에 스케치북을 꺼내와서 간단하게 과일 그림을 그렸답니다.
다옴이랑 그림카드를 이용해서 재밌는 놀이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한글 카드에 있는 과일그림들을 골라내서 단면을 자른 모습을 그려서 그림맞추기 놀이를 하면 될거 같았어요.

엄마가 그림을 그리는 동안 다옴이도 옆에서 그림을 그렸어요.
악어가 초록색이라 초록색을 잘 고르긴 했는데...
색칠이라기 보다는 낙서에 가까운....
스케치북 한켠으로만 그림을 그리고 옆자리엔 그림 카드를 놓을 수 있도록 비워 두었어요.
급하게 대충대충 12색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리려고 하니까 색감이 많이 어설프네요.
다옴이가 색칠하기 책에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리는 동안 그림을 얼렁뚱땅 그려서 같이 놀이를 해 보았어요.
그림을 펼쳐 놓고 다옴이에게 그림카드와 같이 보여주면서 설명을 했어요.
"다옴아, 사과를 반으로 잘랐더니 이런 모양이 되었네."
7장의 그림을 차례로 그림카드와 함께 보여주면서 설명하고 난 뒤,
7장의 그림 카드를 바닥에 나열해 놓고 스케치북의 그림을 한장씩 펼쳐보여 주었어요.
그러면서 "다옴아 무슨 과일이지?"하고 물었더니 사과와 수박은 쉽게 찾는데 다른 그림들은 좀 어렵나봐요.
그림이 이상해서 그런건지??
아직 아이가 이해하기엔 너무 어려서 그럴거라며 제 그림을 위로하기로 했어요.
잠시 후, 7장의 그림카드가 너무 많아서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들지 뭐에요.
그래서 스케치북의 각 그림마다 4장의 그림카드로 줄여서 나열해 놓고 다시 해 보았더니 훨씬 쉽게 잘 찾는것 같았어요.

요즘 아이들 소꼽놀이 장난감에 보면 야채나 과일들을 칼로 반으로 자를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들이 있던데...
우리집은 사내녀석만 둘이다 보니 아직 소꼽놀이 장난감은 집에 없네요.
그런 소꼽놀이 장난감이 있었으면 직접 썰어보고 그림도 맞춰보고 더 재밌게 놀이를 할 수 있었을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네요.
다음에 소꼽장을 장만해서 엄마표 그림책으로 다시 시도 해 봐야 겠어요.
오늘 다옴이와 엄마는 아장아장 그림책 옆을 보고 싱긋! 책을 보고 이렇게 놀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