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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 나의 동양고전 독법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04년 12월
평점 :
신영복의 책 <강의 - 나의 동양고전 독법> 은 저자의 옥중 사색이라는 면에서 대중의 시선을 끌기도 했지만 '비전향 장기수'의 편향적 시각'이라는 관점이 주류를 이루고 있음을 감안할 때, 이 책의 문제와 한계가 드러난다. 제기되는 핵심 논점들은 대체로 이러한 것들이다.
1. 계급 투쟁론적 해석의 과잉
동양 고전을 보편적인 인류의 지혜나 윤리 체계로 보기보다, 피지배 계급과 지배 계급 사이의 권력 관계와 투쟁의 산물로만 해석하는 편이다.
저자가 강조하는 '신영복식 인문학'의 핵심인 '연대'와 '하도(下道)' 개념이 자유민주주의 체제보다는 사회주의적 가치관에 경도되어 고전의 본질을 왜곡하고 있다는 평론이 많다.
2. 체제 전복적 정서의 내재화
저자가 과거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장기 복역한 전력을 들어, 그가 해석하는 '변화'와 '혁명'의 메시지가 단순히 철학적 수사가 아니라 현존하는 국가 체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고 있음은 행간을 통하여 충분히 드러나고 있다.
책 전반에 흐르는 '변방이 중심이 되는 역사'라는 논리가 주류 질서와 정통성을 약화시키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3. 고전의 현대적 아전인수(我田引水)
고전이 쓰인 당시의 시대적 맥락보다는 저자의 정치적 신념인 '더불어 숲'이나 '공동체주의'를 정당화하기 위해 고전의 구절을 자의적으로 선택해 해석하는 부분도 상당히 드러난다.
특히 유가 철학의 통치 윤리를 민중 지배의 도구로만 치부하거나, 묵가 철학의 평등주의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방식이 학문적 중립성을 이미 잃었다는 지적이다.
4. 서구 근대성에 대한 일방적 비난
서구의 자본주의와 근대 문명을 '정복'과 '소외'의 역사로만 규정하고, 동양 고전을 그에 대한 유일한 대안으로 제시하는 방식이 이분법적이고 편향적이라는 평가이다.
이는 자유 시장 경제와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현대 사회의 가치를 저평가하며, 결과적으로 반서구적·반체제적 정서를 강화하는 논리 일변도이다.
이러한 비판은 신영복의 <강의>가 동양 고전이라는 보편적인 텍스트를 빌려 자신의 반체제적이고 사회주의적인 이념을 합리화하고, 대중에게 일방적인 역사 인식과 가치관을 심어주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즉, 인문학적 소양을 넓히는 책이라기보다는 편향된 이념을 주입하는 '정치적 텍스트'라는 것이다.
글 전체를 통하여 저자의 사상이 감성적인 문체로 포장되어 젊은 세대에게 체제 비판적 시각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게 한다는 점도 경계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