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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7월
평점 :
스웨덴 작가 요나스 요나손의 신간,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전작이 선풍적인 인기를 몰고 와서 더욱 기대되는 작품이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흑인 빈민촌 출신의 까막눈이 소녀의 이야기다.
독특한 능력을 가진 한 개인이 본의 아니게 여러 사건에 휘말리면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되는 과정이 전작과 비슷한
느낌이다.
탈출을 이야기의 출발점으로 황당무계한 모험담이 천연덕스럽게 유머를 잃지 않는것도 닮았다.
처음 두께에 놀라지만 짧은 문체는 속도감을 높이고, 개성 넘치는 다양한 캐릭터의 등장으로 재미를 더한다.
스웨덴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배경으로 불우하게 태어난 소녀가 우여곡절과 파란만장한 여정을 겪으며 세계의 왕 및 정상들과의 만남을 가지며
세계평화의 열쇠를 쥐게 된 기막힌 사정이 배꼽을 쥐게 한다.
소녀는 문학 애호가인 옆집 호색한과 라디오를 통해 글과 말을 깨우치는데, '까막눈'이라는 제목의 설명과 달리 천재성을 지니고
있다.
그리하여 우직하게 자신의 믿음을 지켜나감으로써, 세상을구하는 개인의 가치를 보여준다.
황당무계하지만 작가의 상상력과 엉뚱함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그 황당무게함과 뻔뻔함의 언저리에는 작가가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예리한 시선이 깃들어있어 웃음과 함께 감탄이 절로 된다.
특유의 재치와 유머로 깔깔거리며 웃음이 터지는 동시에 강한 서사가 담긴 풍자를 담아낸다.
역설적으로 비유하면서, 태연한 문체로 바보들의 세상을 이야기 하는 진지함이 많이 묻어난다.
사실 오늘날에도 반복되고 있는 인종차별이나 이념 갈등,핵무기를 둘러싼 각 나라의 어렵고 복잡한 속내들의 힘든 진실을 직시하게
된다.
전작이 인기를 끌어서 차기작에 기대를 많이 걸고, 비교하게 된다. 첫번째 책과 같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지만 이번 여름 무더위를 날려줄
책으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