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안마, 교못마 등 전작과 같이 신성/초월성이 쇠락하는 세계 속에서 그런 특별한 힘을 가진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습니다. 이번 작품은 근대적인 느낌은 아니었지만요. 분량이 늘어난 만큼 좀 더 다양한 인간군상을 만날 수도 있었어요. 신성의 세계든 속세의 세계든 여러 개성적인 인물들이 각자의 이해관계와 신념으로 대립하는 세계여서 저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힘겹고 처절하고 묵직한데도 계속 책장을 넘기게 되더라고요.
이 세계의 주요 인물들이 전부 너무 오래 살아서 자극과 애착에 미친 존재들이거나 짧은 생애를 사랑에 전부 바친 인간이거나 로맨스가 엮였든 안 엮였든 하나같이 어나더레벨의 도덕 감성을 지니고 있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어요. 피폐하기 짝이 없는 상황인데도요. 의외로 웨슬리도 안쓰럽고 (부분적으로는) 상식적인 모습을 보여서 의외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