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기에 그는 나에게 현존으로, 나는 그에게 유익으로 다가간다. 이것이 상호적일 때 비로소 우정이 되고 이 관계가 지속될 수 있다. 비대칭성이 상호 지속될 때, 우정은 사랑과 마찬가지로 존재감을 고양시키며 큰 기쁨이 된다.

다른 누구도, 무엇도 아닌 나로서의 나, 우리는 이것을 ‘인격’이라 부른다. 사람은 누구나 나 자체로 존중받고 싶어하고, 특히 그 누구도 아닌 사랑하는 이가 그렇게 대해주길 바란다. 사랑은 내가 다른 어떤 속성이 아니라 바로 인격으로서 존중받는 것을 경험하게 함으로써 사회에서 무시당하고 모욕당하고 손상된 존재감을 고양해준다.

그 결과 존중받을수록 인격이 무시되고 모욕당하는 역설이 현대의 사랑에서는 구조화되고 말았다. "저는 여성을 혐오하지 않습니다. 여성을 제가 얼마나 좋아하는데요." 이 말은 존중이 모욕으로 도착倒錯되는 것을 정확하게 보여준다.

나의 고유한 인격은 그 수많은 역할과 나 사이의 간격, 차이로 존재한다.

그와 나의 관계에서 유익이 아닌 현존이 핵심이라는 서로 간의 확신이 없다면 이 관계는 쉽게 흔들린다.

사회적 영역처럼 친밀성 영역에서도 존재감은 ‘현존’이 아니라 필사적인 ‘관심 끌기’로만 가능한 것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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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로 다른 사람의 관심을 끌 수 없다면 무엇으로 관심을 끌 수 있을까? 사회적 영역에서 더 이상 존재감을 얻기가 힘들다면 우리는 어디에서 존재감을 얻을 수 있을까? 여기에서 잘 살펴봐야 하는 것이 다음 장에서 이야기할 친밀성의 영역이다. 이 영역에서 서로에게 가져야 하는 ‘관심’을 상품화한 것이 바로 주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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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세트] 더블 (Double) (총3권/완결)
이프노즈 / 다옴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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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이름처럼 정말 희망적이어서 귀여워요 ㅋㅋㅋ SF적인 요소가 잘 짜여져 있고 다양한 인물들이 부딪히고 엮이면서 사건들이 연쇄적으로 일어나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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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세트] 꿰맨 눈, 뜯는 손톱 (외전 포함) (총2권/완결)
월간 포포친 / 텐북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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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가 매력적이고 안쓰러웠어요. 남주가 고자라고 해서 구매했는데 중반 이후에… 조금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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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세트] [GL] 랩소디 인 파리 (총2권/완결)
SIRIUS / 연필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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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예술가 이미지의 극단 같은 보람과 자부심을 주변을 돌볼 줄 아는 비운의 천재 지젤이 서로 부딪히다가 가까워지는 게 재미있었어요. 서로에게 다른 이를 투영하기도 하고 동족 혐오에 더 갈등을 빚기도 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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