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기에 그는 나에게 현존으로, 나는 그에게 유익으로 다가간다. 이것이 상호적일 때 비로소 우정이 되고 이 관계가 지속될 수 있다. 비대칭성이 상호 지속될 때, 우정은 사랑과 마찬가지로 존재감을 고양시키며 큰 기쁨이 된다.
다른 누구도, 무엇도 아닌 나로서의 나, 우리는 이것을 ‘인격’이라 부른다. 사람은 누구나 나 자체로 존중받고 싶어하고, 특히 그 누구도 아닌 사랑하는 이가 그렇게 대해주길 바란다. 사랑은 내가 다른 어떤 속성이 아니라 바로 인격으로서 존중받는 것을 경험하게 함으로써 사회에서 무시당하고 모욕당하고 손상된 존재감을 고양해준다.
그 결과 존중받을수록 인격이 무시되고 모욕당하는 역설이 현대의 사랑에서는 구조화되고 말았다. "저는 여성을 혐오하지 않습니다. 여성을 제가 얼마나 좋아하는데요." 이 말은 존중이 모욕으로 도착倒錯되는 것을 정확하게 보여준다.
나의 고유한 인격은 그 수많은 역할과 나 사이의 간격, 차이로 존재한다.
그와 나의 관계에서 유익이 아닌 현존이 핵심이라는 서로 간의 확신이 없다면 이 관계는 쉽게 흔들린다.
사회적 영역처럼 친밀성 영역에서도 존재감은 ‘현존’이 아니라 필사적인 ‘관심 끌기’로만 가능한 것이 되었다.
성과로 다른 사람의 관심을 끌 수 없다면 무엇으로 관심을 끌 수 있을까? 사회적 영역에서 더 이상 존재감을 얻기가 힘들다면 우리는 어디에서 존재감을 얻을 수 있을까? 여기에서 잘 살펴봐야 하는 것이 다음 장에서 이야기할 친밀성의 영역이다. 이 영역에서 서로에게 가져야 하는 ‘관심’을 상품화한 것이 바로 주목이기 때문이다.
주인공이 이름처럼 정말 희망적이어서 귀여워요 ㅋㅋㅋ SF적인 요소가 잘 짜여져 있고 다양한 인물들이 부딪히고 엮이면서 사건들이 연쇄적으로 일어나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여주가 매력적이고 안쓰러웠어요. 남주가 고자라고 해서 구매했는데 중반 이후에… 조금 아쉬웠습니다.
천재 예술가 이미지의 극단 같은 보람과 자부심을 주변을 돌볼 줄 아는 비운의 천재 지젤이 서로 부딪히다가 가까워지는 게 재미있었어요. 서로에게 다른 이를 투영하기도 하고 동족 혐오에 더 갈등을 빚기도 하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