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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세트] [GL] 헤테로와 레즈 계약 (총2권/완결)
청희랑 / 아마빌레 / 2020년 9월
평점 :
귀여운 주인공들과 그렇지 못한 세상을 담은 작품이었습니다.
제목부터 재미있을 것 같긴 했지만 이렇게나 괴롭고 산뜻할 줄은 몰랐네요.
첫 챕터에서 "그야말로 자기 파멸을 향한 속도 제한 없는 고속도로 직행 길이었다."라고 해놓고 결국 그 길을 가게 되는 소윤의 모습이 너무... 이렇게까지 소윤에게 시험을 거듭 닥쳐야 하는 것인가? 싶고 ㅋㅋㅋ
희연은 이 작품에서 '헤테로'를 담당하고 있는데요. 이렇게까지 인싸 뼈테로일 줄이야. 사실 헤테로라기보다는 '비퀴어'라고 하는 게 더 적합할지도 모르겠어요. 딱히 스스로를 헤테로로 정체화하는 것이 아니라 퀴어에 대해서는 거의 무지하고 동성애를 금단의 영역 정도로 생각하는? 주변에 동성애자가 있을 거라고 상상도 못하는? 그런 정도여서 초반 부분은 정말 '이렇게까지...?' 하면서 읽었던 것 같아요. 무지개를 달고 다녀도 '착해서 다른 사람의 인권에 관심이 많나보다' 하고 넘길 정도의.......
지아 언니는.... 첫 장면에서 예상할 수 있다시피...... 그럼에도 마지막까지 품위를 잃지 않았다는 점이 이 작품을 산뜻하다고 느끼게 해준 요소가 아닐까 싶어요. 다른 둘은 못 볼 꼴도 많이 보여줬던 것 같지만 아무래도 그래서 더 현실적인 느낌을 주지 않았나 싶네요.
둘의 사랑이 메인 주제라면 서브 주제는 '헤녀 우정'과 이성애 연애 중심적인 대학 사회 묘사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주인공들의 생활 구석구석에 묘사가 녹아있는데요. 전자는 눈물만 나오고ㅠㅠ 후자는 둘이 남녀공학인 경영학과 신입생이라는 점 때문에 극대화된 면도 있는 것 같아요. (여대나 다른 '열린' 전공이어도 딱히 퀴어적이진 않겠지만) 더구나 소윤의 집은 경제 사정이 좋지 않으면서도 보수적인 기독교 집안이기 때문에....
인물들이 현실에 단단히 뿌리 박고 있는 작품이니까 그런 걸 좋아하신다면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리는 작품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