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 목소리를 닮았어 - 김서해<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요>의 폴터가이스트를 쓴 작가다. 폴터가이스트를 읽고는 사랑과 호러를 섞어 이렇게나 통통 튀게 이야기를 써낼 수 있구나 했다. 여기까지가 작가가 어떤 이야기를 써낼지 궁금했다는 짧은 주저리다. 그 어떤 연도 없는 누군가에게 자주 비약한 마음을 품고 그런 마음을 가진 나를 미워하며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런 나를 해인이 닮아서, 그를 좋아하지 못하겠단 생각을 했다. 나는 쉽게 이것저것 사랑해 버린다. 존재하지 않다는 사실에 못내 아쉬운 한숨을 쉬기도 할 정도로 책 속 인물들을 자주 사랑해 버리는데 처음으로 못 본 척 외면해 버리고 싶은 인물이었다. 모든 게 나와 닮지는 않았지만 아주 많은 게 닮아서 그렇다. 그런데도 해인이가 가끔은 생각날 것만 같다. 문학에 있어 병적인 존재인 ‘오글오글‘을 문학을 좋아하지만 정말 싫어한다. 그런 부분이 몇 있었지만, 내게 이 책은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서 크게 신경 쓰진 않았다. 이런 생각-오글오글-을 한 책엔 다시 읽고 싶어 표시하는 문장이 많진 않다. 근데 읽고 너무 아파서 몇 번이고 다시 읽은 문장이 있다. “나는 고통 속에 헌화했다. 꽃이 아니라 손을 잘라 두고 가는 것 같았다.“ 나는 이런 아픈 문장을 읽어본 적이 없어서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을 표현하지도 못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