챌린지 블루 창비교육 성장소설 1
이희영 지음 / 창비교육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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챌린지블루 - 이희영

- 삶이란 그런 것일까? 지도 한 장 없이 정확한 목적지도 모른 채 떠나는 것. 지금 걷고 있는 길이 과연 어디로 나를 이끌어 줄지 전혀 알 수 없는 불안한 초행길 말이다.
- 10년이란 세월을 길었다. 하지만 기억은 사라지지 않았다. 파일을 압축하듯 가슴 깊숙이 꾹꾹 눌러놓았을 뿐이었다. 추억은 사소한 자극만으로도 거짓말처럼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 계절이 바뀌는 걸 변덕으로 보는 사람은 없어.
- 바림은 찬찬히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았다. 혹여 잘못 해석하고 있는 게 아닐까? 내 마음의 진심을 오역하고 있는 건 아닐까, 진심으로 고민했다.

그 누구나 겪였을 이야기, 또는 겪고 있을 이야기.’엄마의 격려는 부담이 되었다.’라는 문장이 있었다. 내가 싫어하는 건 기대보다도 격려였나 보다. 무너질 수도 있는데 무조건 내가 일어날 수 있다는 믿음으로부터 시작된 격려가 싫었나 보다. 꼭 일어나야 하는 건가. 꼭 무너진 걸 다시 원상태로만 돌려야 하나. 다른 걸 만들어선 안 되나.
이 책은 무너졌을 때 일어나라는 메시지를 담은 게 아닌 무너져도 된다는 말을 건네는 책이다. 무너지고 바로 일어나라는 게 아니라, 때가 되면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라는. 물론 자꾸 말하는 ‘무너진다’는 지극히 타인의 시선으로 본 모습이겠지만.
그리고 나는 왜 모든 행위에 왜 목표가 있어야 하는지 진절머리가 난다. 그냥 좀 할 수 있지 않나? 책도 그냥 재미있어서 읽고 외국어 공부도 그냥 재미있어서 할 수 있지 않나. 왜 시작과 동시에 무슨 결과를 내라는 듯한 눈빛들이 끊이지 않을까. 나도 현실과 타협해야 한다는 건 정말 잘 알지만, 나는 아직 너무 어린 거 같은데, 결과를 내야 하는 시점이 정말 지금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
두 번째 사진을 따로 첨부한 이유가 있다. 상대가 누구인지에 상관없이 불쑥 찾아오는 내 열등감을 들킨 기분이라 기분이 묘하며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쓰레기가 된 느낌이랄까. 그래도 이렇게 직면하니 내가 억지를 부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그나마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그 누구의 행복에 먼저 박수를 건넬 수 있기를.
윈저 바이올렛에 일에 지쳤을지도 모르는 연예인에 대한 바림의 생각이 나온다. 연예인이라 하면 빠질 수 없는 대중들에 대한 평가에 대해 살짝 적어보고 싶다. 나는 굳이 나쁜 말을 모두가 볼 수 있게 명시해놓는 사람을 이해하지 못한다. 입에 맞지 않는 음식을 맛없는 음식으로 규정하고 그 생각을 그대로 리뷰로 옮겨 쓰는 사람, 자신도 똑같은 이기적인 행위를 하고 있음에도 연예인에게는 잣대를 내미는 사람. 물론 연예인은 보는 눈이 많고 그 행위 자체를 따라 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위험이 있지만 모든 게 sns으로 흘러가는 sns 공화국에서는 비연예인의 영향 또한 크지 않은가? 잘못된 유행은 아직도 만연한데 연예인에 비해 비연예인 다수의 행위는 적절한 행위로 포장되고 있는 거 같다. 연예인과는 상관없지만, 하나의 예를 들고 싶다. 벚꽃과 반려견을 함께 사진에 담기 위해 강아지를 던져 사진을 찍는 행위. 물론 강아지가 떨어지지 않게 했을 거로 믿고 싶지만 프레임 뒤에서 강아지가 떨어졌을지 던져지는 게 무서워 대소변을 지렸을지 누가 아나. 하지만 이게 sns에서 유행했다는 걸 안다. 과연 올바른 행위라고 할 수 있나? 모든 사람은 모든 행위에 떳떳하지 못할 거다. 잣대는 자신에게 먼저 내밀어 보자. 연예인이든 비연예인이든 비난과 비판을 구분해서 내뱉었으면 좋겠다. 모든 세상을 연예인이 어지럽히고 있다는 듯한 시선과 모든 세상을 연예인이 바꿀 수 있다는 듯한 시선부터가 모두가 꺼려 하는 연예인 공화국을 만드는 발판이지 않을까.
그리고 책의 내용과는 어긋날지 모르지만 괜히 낭만이 사라져가는 사회에 대한 아쉬움이 크게 다가왔다.
마지막으로 책을 읽으니 되고 싶은 게 너무 많았던 내가 그리워져 울적해졌다. 아이유의 노래 드라마의 가사처럼 꽃송이의 꽃잎 하나하나가 모두 나를 위해 피어난 줄 알았던 시절이, 세상이 온통 내가 해본 것과 아직 해보지 않은 것으로만 나뉘던 시절이 그리워졌다. 까마득한 날을 그리워하며 나도 바림이처럼 온 세상을 그러데이션으로 물들일 수 있기를 바란다. 바림질 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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