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흩날리는 마르게리트 꽃잎 ㅣ 동물 공화국 1
자비에 도리슨 지음, 펠릭스 들렙 그림, 김미선 옮김 / 산하 / 2021년 8월
평점 :

<동물 공화국>은 초등 아이가 접하기에 무거운 주제를 그래픽 노블이라는 형식을 통해
이해하기 쉽게 풀어놓았다.
그렇다고 한 번에 그 전체적인 분위기를 이해하기는 어려웠던 것 같다.
중간중간 대화를 나누며 한 번 더 읽고 나서야 좀 더 자세히 보는 듯했다.
보기 껄끄러울 정도로 잔인한 장면이 있다.
인간이 사라져 자유를 찾았다고 생각했던 동물들 앞에는 더 살벌한 독재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친위대라는 개들을 보며 일제강점기 일본 앞잡이이었던 사람들이 떠오른다고 한다.
번지르르한 말을 뱉으며 그 뒤로는 혹독한 강제 노역과 착취를 서슴지 않고
거스를 경우 모든 동물 앞에서 참혹한 공개처형을 하는 동물 공화국의 대통령.
두려움에 젖어 선뜻 나설 용기를 내지 못하지만
작은 불씨가 일기 시작했다.
<동물 공화국>에서는 거위 마르게리트다.
꽃 이름이기도 한 마르게리트는 달걀 하나를 내놓치 않은 암탉의 공개처형이 있던 날,
고양이 방갈로르에게 의미심장한 한 마디를 내놓는다.
9_ 무슨 일이 있어도 오늘을 기억해야 해. 방갈로르.
네, 아델라이드가 죽은 날이요.
아니!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날.
모두를 위한 노력을 외치던 마르게리트는 결국 참혹한 모습으로 죽고 만다.
그 모습에 충격을 받은 방갈로르
새로이 등장한 늙은 쥐는 자유에 대한 갈망을, 부당한 현실에 맞서야 함을 일깨워준다.
힘없는 동물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강제가 아닌 가슴을 일깨워야 한다.
방갈로르와 방갈로르를 돕는 세자르는 공화국 곳곳에
독재자에가 맞서며 희생한 마르게리트를 기리는 마르게리트 꽃을 그린다.
독재자가 무서워하는 것은 무력의 반란이 아니다.
마르게르티 꽃으로 웃음으로 시작된 희망.
그로 인해 갑자기 새로운 세상이 오지는 않지만
서서히 기적을 맞이할 준비가 되지 않을까.
두려움에 외면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자유를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읽은 아이와
일제강점기, 심각해진 탈레반 이야기를 하며
<동물 공화국>에 더 빠지게 되었다.
지난 과거가 아닌 지금도 어딘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라는 것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