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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 저편은 차고 깊다
교고쿠 나츠히코 지음, 히가시 마사오 엮음, 마치다 나오코 그림, 김수정 옮김 / 필무렵 / 2021년 4월
평점 :

분명 엄마책이라고 뒀는데 어느새 초등학생 꼬맹이들이 먼저 읽고는,
마지막 순간 저학년은 얼?었고
고학년은 소름 돋는다며 호들갑이었다.
반전이 넘 무섭다며 스포하려 안달인 난 걸 입막음.ㅋ
제목도 그렇고 풍경과 인물도 그렇고
왠지 음침하면서도 노랑, 파랑이 도드라져 보여 묘한 분위기가 흐르는 표지다.
아이들도 거기에 더 끌렸다고 한다.
어른그림책 <강물 저편은 차고 깊다>
글을 쓴 작가는 일본 괴담 문학과 환상문학 전문가이면서 요괴 전문가로도 명성이 높다고 한다.
안 그래도 요괴, 괴담 하면 일본 이미지가 강했는데
그가 쓴 그림책은 어떤 느낌일까 호기심이 일었다.
싱그러운 여름 시골 풍경,
여름방학을 이곳에서 보내게 된 어린 소년에게는
지루하기 그지없다.
그나마 관심 가는 건
저편 짙은 못이 있는 강.
실제 비슷한 풍경에서도 그 지점에 눈이 멎으면 막연한 두려움에 젖곤 한다.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사박사박사박사박'
"아, 그건 요괴가 팥 씻는 소리야."
.
"글쎄다. 아무튼 그 소리가 들리면 깊은 못으로 밀려 빠진대."
할아버지는 물에 빠질 수 있으니까 조심하라고 만든 미신이라고 한다.
'사박사박사박사박'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더 하고 싶은 걸까,
미신이라니 대수롭게 여기지 않은 걸까.
자극적이거나 노골적이지 않은,
천천히 스미듯 다가오는 두려움이 더 깊은 여운을 남긴다.
상상할수록 더 섬뜩해지는 음산함.
이제 보니 괴담은 잘못된 행동을 경고하는 오랜 지혜의 창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