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우주를 꿈꾼다 - 가족은 복잡한 은하다
에린 엔트라다 켈리 지음, 고정아 옮김 / 밝은미래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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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문학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뉴베리상'

명성에 걸맞게 만나는 작품마다 감동이다.

엄마가 읽어보고 좋아서 권하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뉴베리수상작이라고 하면 아이가 먼저 챙겨읽는다.


첫째 농구 소년 캐시, 12살 쌍둥이 피치와 버드. 3명이 펼치는 이야기지만 10대가 안고 있는 고민들이 다 담겨있다.

조용히 자기 일을 하며 꿈을 키우는 아이도 있고 그냥 주어진 상황들이 다 싫은 아이도 있다. 자신이 잘 하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하고 싶은 일에만 매달리며 좌절하기도 한다. 남이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머릿속에 가득 차 혼란스럽게 하기도 한다. 이 시기 누구나 한 번쯤 가족에게서 벗어나고 싶기도 하지 않을까. 이야기 속 아이들의 생각과 행동 모든 게 10대 감수성을 너무나 잘 표현해 작가의 기억력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가족은 복잡한 기계다

넬슨 토머스네는 바람직해 보이는 가정은 아니다. 페미니스트 엄마와 TV광인 아빠는 자주 싸우며 욕을 하고, 아이들은 각자 방에서 자기만의 세상을 보낸다. 좁은 집은 함께 할 공간도 부족하다. 함께 밥을 먹는 일도 거의 없다. 오죽하면 버드의 희망사항이 가족이 모두 모여 밥을 먹는 거다. 버드는 가족을 톱니바퀴에 비유한다. 부품 하나가 제 역할을 못해도 기계는 탈이 난다. 아이가 인상 깊었다고 뽑은 단어다.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 투다. 아직은 받는 게 익숙할 테니 함께 맞물려 가야 움직이는 톱니바퀴가 꽤 생소했던 모양이다.


아이는 버드가 주인공이라고 한다. 꿈을 생각하고 노트에 그림을 그리고 상상하는 게 조금은 자신과 비슷하다며 노트가 친구 같단다.

버드는 기계 분해에 관심이 많다. 광활한 우주로 나아가는 우주선 사령관이 되는 것이 꿈이다.

이 소설은 1986년 챌린저호의 비극을 묘하게도 10대의 고민과 성장 속에 풀어냈다. 우주라는 것이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아이들을 표현하는 건가.

딸내미도 아이들의 큰 꿈이 우주가 아닌가 싶단다.

우주 교사가 꿈인 살롱가 선생님은 버드의 꿈을 응원한 듯 첼린저 발사 한 달 전 우주탐사 프로그램을 만들어 그 과정을 느끼게 해준다.

버드는 맘에 걸리는 일이 있을 때마다 챌린저호 비행사 중 주디스 레스닉을 상상하며 대화를 나눈다.

여기에 명언들이 많았는데 어딘지 기억에 못 하겠다는 딸내미 ㅋ

하지만 상상하며 스스로 멋진 생각을 해내는 버드가 대단한다고 한다.

참 의젓하고 똘똘한 아이지만 아이 말로 분열된 가족 안에서 투명 인간처럼 외로워하는 게 안타깝다고 한다.

소설 속에서 부모의 역할은 엉망이다. 아이들 눈에 비친 어른들의 모습은 모순덩어리.

하지만 다른 가족들은 버드가 그리는 모습을 하고 있다.

기특하게도 버드는 포기하지 않는다.


오빠가 종목을 잘못 고른 걸 수도 있어.


농구가 하고 싶지만 실력이 안 좋아 실망하는 오빠 캐시에게 버드가 해준 말인데 이 한마디가 대단해 보였나 보다. 어린 소녀가 큰 오빠의 운명을 바꿔줬으니 말이다.

안타깝게도 버드가 그렇게 간절히 고대하던 챌린저호는 이륙 후 얼마 안 되어 폭발했다.

그 충격에 모든 것을 포기하는 버드.

이전에는 버드가 가족을 배려하고 노력하는 모습이었는데 충격받은 버드에게 피치와 캐시가 다가온다.

이래서 형제가 최고인 듯. 무심한 듯해도 힘들 때 옆에서 지켜주는 건 가족이다.

아쉽게도 엄마 아빠는 뒤로 미뤄졌지만 셋이서 오붓하게 나누는 따뜻함이 긴 여운을 남겨준다.

아이가 가장 공감했던 인물이 버드라 계속 버드 이야기만 이어졌다. 감상이 버드에 집중됐지만 세 아이가 번갈아 자기 이야기를 한다.

저마다 자기만의 고민으로 힘들어하지만 그 힘든 과정을 통해 성장해가는 모습이 잔잔하게 그려져 있다.

상상이 되는가? 우주가 기다리고 있다. 내가 아주 작은 모래 알갱이일 뿐이라도 그것은 나를 기다리고 있다.

나는 준비돼 있다.


아이와 함께 감탄한 버드의 마지막 문장.

'나는 준비돼 있다.'

나도 모르게 벅찬 감동이 밀려왔다.

아이도 자신의 꿈을 떠올리며 벅찬 듯 감탄 ㅎ

공감이 불러오는 몰입으로 재밌게 읽은 #우리는우주를꿈꾼다

뉴베리상 받은 소설은 역시 재밌다며 예전에 읽은 다른 책을 꺼냈다.

다음 작품도 기대~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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