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노코와 마들렌 여사
마키메 마나부 지음, 권영주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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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말랑한 고양이 등에, 혹은 배에 손을 얹고 있을 때의 느낌을 아시는지.
사람은 아닌 작은 생명이, 내 손에 몸을 맡기고 편안한 듯 숨 쉬는 느낌이 뭐라 할 수 없는 따뜻함과 묘한 느낌을 준다.

그런 소설이다. 말랑말랑한 고양이 발이 내 무릎에서 꾹꾹이 하는 느낌.

코에 양쪽 엄지손가락을 끼고, 나머지 네 손가락들로 ’나부나부!’
어려운 말 누가 많이 아나 놀이
빠진 이 지붕 위로 던지기

소소하지만 두근두근 신나는 이 모든 것들 속에서 1학년 가노코는 생애 첫 이별을 두 번이나 겪게 되는 것이다. 
우아한 마들렌 여사와 늙은 개 겐자부로의 눈으로 보는 단란한 가족의 일상과 초등학교 1학년 가노코의 눈에 비친 어른의 세계. 아주 여성스럽고 말랑하지만 양 극단에 서 있어 섞이지 않을 것만 같던 마들렌 여사와 가노코는, 쌍꼬리 고양이의 전설을 계기로 묘하게 섞이게 된다. 가노코는 마들렌 여사의 소원을, 마들렌 여사는 가노코의 소원을 들어줄 수 있게 된다. 

만남이 있으면 반드시 이별이 있다. 이별을 받아들이는 자신만의 방법을 아는 것이 바로 성장이 아닐까? ’나도 너처럼 빠진 이를 던졌어’ 하고 편지를 보내면서, 가노코는 이별을 받아들인다. 자기 식대로 씩씩하게. 

상실, 이별, 변화를 받아들인다는 건 어른도 참 힘든거다.
가노코가 그걸 담담하게 자기 식대로 받아들이고, 그를 통해 조금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역시 마들렌과 아버지, 어머니가 보여주는 온기때문이었을 것이다. 언제나 그 자리에 있어주는 이들이, 그래서 참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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