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우천왕기 세트 - 전6권
이우혁 지음 / 엘릭시르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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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이라는 건 참 오묘하고도 공감가는 무언가다,
겪어보지 않아도 오롯이 알 수 있는 어떤 이야기의 소재나 정서인 것만 같다. 
그저 붉은악마의 얼굴인 '치우'만을 인식하던 나는, 이 소설을 마침내 펼쳐 읽으면서 역사적 상상력이, 호기심이 폭발하는 걸 느낀다. 

하나하나 내가 생각하던 우리네 정서와 닮아있고, 주인공 치우 형제가 겪는 모험은 그 자체로 롤러코스터를 타듯 시원하고 통쾌하다, 역사란 본래 역사가의 상상력에 90%를 의존해야 하는 법이라지. 그렇다면 이 소설 또한 역사가 못될 이유가 없다. 

도깨비를 부리는 비울걸, 환웅이 썼다던 천부인, 지금껏 남아있는 솟대 등의 소재는 작가의 상상력 속에 억지스럽지 않고 적절하게 녹아있고, 영웅신화의 정석을 따라가지만 재미를 추구해야하는 소설의 본질에 충실하다. 원래 영화든 소설이든 뻔한 이야기구조라도, 어떻게 끌어가느냐, 관객이나 독자를 어떻게 쥐었다 폈다 능수능란하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리기 마련 아닌가. 

그런 면에서 이 치우천왕기는 그야말로 대성공이라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야기는 전개되면서 점점 흥미진진하다. 첫부분에 너무나 많은 등장인물로 인해 혼란스럽다가도,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면서는 나 또한 주신이라는 부족의 한 사람이 되어 그 때의 흙을, 바람을 상상하게 되는 것이다.
마치 놀이공원에서 신밧드의 모험을 함께 떠나듯, 실감나는 영화를 심취해서 보듯 판타지의 재미와, 지적 상상력을 충분히 자극하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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