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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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깊은 구절

나의 크리스토프들, 함께해주어 고마웠네. 슬퍼하지 말게. 모든 것엔 끝이 찾아오지. 젊음도 고통도 열정도 공허도 전쟁도 폭력도. 꽃이 피면 지지 않나. 나도 발생했으니 소멸하는 것이네. 하늘을 올려다보게. 거기엔 별이 있어. 별은 우리가 바라볼 때도 잊고 있을 때도 죽은 뒤에도 그 자리에서 빛나고 있을걸세. 한 사람 한 사람 이 세상의 단 하나의 별빛들이 되게.

 

7~80년대 사회의 격동기를 살아온 어른들이 저는 항상 궁금했어요.

 

시집을 자연스럽게 끼고 다니고, 마르크스와 헤겔에 대해 자연스럽게 토론하며,

분을 참지 못하고 거리로 나가 소리치는 20대 30대의 젊은이들의 생각과 분위기요.

 

부모님께 물어봤지만 자세한 이야기는 듣지 못했고, 영화, 다큐멘터리, 소설 등으로 본 그 때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낭만과 젊음'이었어요. 지금같으면 오바한다고, 부담스럽다고, 다들 별로 좋아하지 않을 '멋진 말'들도 툭툭 내뱉고, 시를 외우고, 유명 학자의 말을 인용하고.

 













오래된 정원

감독 임상수

출연 염정아,지진희

개봉 2007.01.04 한국, 112분

















화려한 휴가

감독 김지훈

출연 김상경,안성기,이요원,이준기

개봉 2007.07.25 한국, 125분














<70~80년대가 배경이 된 영화들입니다!>

 

그래서인지 왠지 그 시대의 공기는 최루탄 가스로 흐리고 낮게 깔린 약간의 슬픔과 그럼에도 톡톡튀려는 젊음들이 같이 혼재하고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어쩐지 그 시대의 대학생활은 저에겐 '동경'의 대상이었습니다.

 

그 일면을 다시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에서 보게 되었어요.

 

-아프지 않아?

-아파.

-거리로 나오려면 무장을 단단히 했어야지. 신발끈 조이고 마스크 쓰고.

-시위하려던 게 아니야.

그가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았다.

 

 

말이 제 값어치를 잃어버린 시대, 그리하여 온갖 부황하고 폭력적인 말들이 지배하는 시대에 나는 더이상 말에 대한 말을 하는 것에 의욕을 상실했습니다. 말에 대한 이 절망이 인생에서 나의 패배를 인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는 교단에서 물러나지만 최선을 다해 살 것이며 건강을 돌볼 것이며 무엇보다 그동안 중단한 시를 쓸 것입니다.

 

 

살아있으라. 마지막 한 모금의 숨이 남아 있는 그 순간까지 이 세계 속에서 사랑하고 투쟁하고 분노하고 슬퍼하며 살아있으라.

 

젊음에 대해 생각하고 이야기할 때에

7~80년대를 생각하면 지금의, 내가 겪은 대학생활은 겉멋들고, 가볍기 그지 없습니다.

치열하게 살았나. 생각하면 (그것은 물론 개인의 기준이겠지만) 그렁저렁 그저 즐거웁게 살았던 것 같고,

최선을 다해 살았나. 생각하면 그것도 아닌 듯 합니다.

 

크리스토프가 내가 이고 있는 세상의 무게이자 내가 서 있는 세상의 무게라고 할 때.

우리는 그것을 '인식'하고 무거움을 느끼며 세상을 살아야 할 것 같아요.

손으로 쓰는 편지와 새벽에 울리는 (유선!)전화벨.

상실을 통해 성장하는 청춘들의 모습에, 그들의 경험들이 부러웠습니다.

 

 


그해 여름

감독 조근식

출연 이병헌,수애

개봉 2006.11.30 한국, 121분







<70~80년대가 배경이 된 영화들입니다!>

 

그래서인지 왠지 그 시대의 공기는 최루탄 가스로 흐리고 낮게 깔린 약간의 슬픔과 그럼에도 톡톡튀려는 젊음들이 같이 혼재하고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어쩐지 그 시대의 대학생활은 저에겐 '동경'의 대상이었습니다.

 

그 일면을 다시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에서 보게 되었어요.

 

-아프지 않아?

-아파.

-거리로 나오려면 무장을 단단히 했어야지. 신발끈 조이고 마스크 쓰고.

-시위하려던 게 아니야.

그가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았다.

 

 

말이 제 값어치를 잃어버린 시대, 그리하여 온갖 부황하고 폭력적인 말들이 지배하는 시대에 나는 더이상 말에 대한 말을 하는 것에 의욕을 상실했습니다. 말에 대한 이 절망이 인생에서 나의 패배를 인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는 교단에서 물러나지만 최선을 다해 살 것이며 건강을 돌볼 것이며 무엇보다 그동안 중단한 시를 쓸 것입니다.

 

 

살아있으라. 마지막 한 모금의 숨이 남아 있는 그 순간까지 이 세계 속에서 사랑하고 투쟁하고 분노하고 슬퍼하며 살아있으라.

 

젊음에 대해 생각하고 이야기할 때에

7~80년대를 생각하면 지금의, 내가 겪은 대학생활은 겉멋들고, 가볍기 그지 없습니다.

치열하게 살았나. 생각하면 (그것은 물론 개인의 기준이겠지만) 그렁저렁 그저 즐거웁게 살았던 것 같고,

최선을 다해 살았나. 생각하면 그것도 아닌 듯 합니다.

 

크리스토프가 내가 이고 있는 세상의 무게이자 내가 서 있는 세상의 무게라고 할 때.

우리는 그것을 '인식'하고 무거움을 느끼며 세상을 살아야 할 것 같아요.

손으로 쓰는 편지와 새벽에 울리는 (유선!)전화벨.

상실을 통해 성장하는 청춘들의 모습에, 그들의 경험들이 부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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