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1 | 12 | 13 | 1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지킬박사와 하이드 씨 -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선집 ㅣ 현대지성 클래식 56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에드먼드 조지프 설리번 외 그림, 서창렬 옮김 / 현대지성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이 그려낸 기이하고 신비로운 이야기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제목부터 존경받는 의학박사이자 민법학박사, 형법학 박사인 지킬 '박사'와 사람들이 두려워하며 부르는 하이드 '씨'라는 대비가 재미있다.

​원어 제목인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기묘한 사건'(Strange Case of Dr. Jekyll and Mr. Hyde) 또한 책의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
지킬이 고안한 육체의 분리 자체도 기이하고 묘한데 하이드가 저지르는 악의 충동으로 인한 범죄도 이상하리만큼 폭력적이고,
자신이 육체와 정신을 모두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오만한 지킬이 더는 몸을 바꿀 수 없었던 이유도 소금의 기묘한 불순물이기 때문이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는 워낙 유명한 책이라 우리에게는 이중인격! 이라는 단어가 딱 떠오르지만 이러한 스포가 없는 동 시대 사람들에게는 알고보니 지킬과 하이드가 동일이었다는 사실이 어마어마한 반전으로 느껴졌을 것 같다. 그러나 지킬=하이드라는 엄청난 반전을 알고 보아도 이 책은 그 이상의 재미를 준다.

​작품의 구성 자체도 지금 나와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세련되었다.
어터슨의 시점에서 사건의 진상에 대한 추리가 진행되고 이후 래니언의 수기와 지킬의 진술서에서 복선이 드러나고 트릭이 해결되는 방식이라 마치 현대 추리 소설을 보는 느낌으로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었다.

​어터슨의 시점에서 범인을 찾아가는 챕터들에서는 어터슨이 어떻게 사건을 해결할 것인지에 초점을 두어 읽었다면 마지막 지킬의 진술에서는 한 인간의 고뇌와 선과 악의 갈등, 자아의 충돌과 어느 것이 진짜 지킬이었는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지킬은 정의로운 자아이고, 하이드는 순수한 악으로 가득한 자아이며, 그러므로 하이드가 저지르는 범죄는 자신이 저지른 것이 아니라는 지킬의 이야기를 볼때면 진짜 악은 지킬의 자아가 아닌가 싶다. 하이드는 최소한 위선자는 아니었으니. 마지막까지도 자신은 지킬이지 하이드가 아니라며 진상을 밝히고 스스로 교수대에 올라갈 용기도 없어 그렇게 경시하고 증오하던 하이드에게 뒷 일을 맡기는 졸렬함까지..

​그런데 지킬과 하이드의 이중인격은 지금의 병리적 증세로 확정된 이중인격(해리성 정체감 장애)과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인다. 현대의 해리성 정체감 장애는 한 사람안에 두 가지 이상의 다른 정체성을 가진 인격이 존재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지킬은 하이드의 인격을 분리하기 위해서 약을 조제해 하이드로 변하면 육신까지 변하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신비하고 기묘한 트릭은 당시 작가가 맥각으로 치료를 받고 있던 영향으로 등장한 것이 아닐까 하는 이야기도 많더라. 크라임씬 4의 교주 살인사건에서도 타버린 맥각을 먹으면 환각을 보게 된다고 했는데, 그것처럼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도 맥각을 먹고 기묘한 환각을 겪고 작품을 집필하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 그 골자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맥각의 영향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작품이 저술된 시대 상황이 더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싶다.
작품이 등장한 빅토리아 시대는 위에 얘기한 것처럼 이성주의에서 벗어나 낭만주의와 신비주의가 등장하여 장르 문학의 태동기가 되기도 했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도 이중인격이라는 병리 증상을 정확히 규명하지 않고 팅크와 소금을 이래저래 섞으면 짠! 몸이 바뀌는 약이 된답니다 하고 다소 신비한 일로 치부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판타지스러운 설정 때문일까. 이 작품을 SF(Science Fiction)문학의 선구로 꼽는 사람들도 많다. 프랑켄슈타인도 그렇고 시기는 조금 뒤이지만 러브크래프트의 크툴루 신화도 그렇고 신비주의와 결합한 미지에 대한 공포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들이 뒤이어 등장했으니 말이다.

​위와 같은 이유같이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가 문학적으로도 의의가 크고, 작품 자체의 매력도 뛰어나기 때문에 현재까지도 여러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2차 창작물도 끝없이 등장하는게 아닐까 싶다.(유명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처럼)

마지막으로 내려보는 총평
: 고전을 처음 도전하실 분들이나 기이하고 묘한 분위기의 작품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오늘도 잘 잤으면 하는 너에게 - 고단한 하루 끝, 숙면 기원 에세이
미내플(유민애) 지음 / 놀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내플 작가의 <오늘도 잘 잤으면 하는 너에게>를 읽고 남기는 소회.

먼저, 작가와 내가 한 살차이라는 또래이기 때문일까.
2-30대 초반의 독자들에게는 언니가 해주는 조언일테지만,
나는 어렵게 용기내어 꺼낸 고민에 대해 친구가 다정하게 내 편에서 위로해 주는 느낌을 받았다
세대가 비슷하니 책에서 나온 작가가 좋아하는 영화나 드라마, 음악을 공유할 때 동질감을 느끼기도 쉬웠다.

다만 확실히 나이가 들어가며 얻는 유일한 장점인 '연륜'과 사회 생활을 하며 올라간 '경력' 탓에 2-30대의 사회 초년생들 보다는 인간관계나 사회생활에서 불안과 고민을 덜 느끼게 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그런 고민을 많이 할당한 파트에서는 흥미를 잃기 쉬울듯.
때문에 한편으로는 중년 이상의 독자들이 읽기에는 조금 가벼운 책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겠다.
반대로 2-30대 초반의 독자들에게는 황금같은 조언이 될 책.

작가가 유튜브에서 상담 콘텐츠를 진행하며 여러 사람의 고민을 해결하고 위로해준 경험이 많아서일까
다른 자기개발책이나 에세이들과 달리, 해결책이 지극히 현실적이다.

잠 많이 자고, 그만 생각하고, 내일의 나를 믿어라.
너무 노력하지 마라. 할 수 있는 일만 해라.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고, 너무 뻔한 해결책이라고 하겠지만
이러한 말들을 독자에게 전하는 과정에서 그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기어이 설득해내, 일찍 잠들겠다는 마음을 먹게 하는 것은 순전히 작가의 능력이다.
나 또한 어느 새 설득되어, 오늘부터는 밤 10시에는 핸드폰 끄고 잠들어야지 다짐했으니 미내플 작가에게 감사할 일이다.

'네'가 잘 잤으면 좋겠다는 따뜻한 위로를 담은 책
오늘도 잠들지 못하는 '나'에게 추천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마담 흑조는 곤란한 이야기를 청한다 - 1928, 부산 ㅣ 나비클럽 소설선
무경 지음 / 나비클럽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경성의 본정에서 다방 ‘흑조‘를 운영하고 있는 천연주
다방의 마담인 그녀는 손님들에게 곤란한 이야기를 청한다. 기이한 이야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청(請)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청(聽)한다.
245페이지의 다소 짧은 분량이지만 3개의 에피소드 모두 기승전결이 확실한 수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1 | 12 | 13 | 1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