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책인 빅터 프랭클 <죽음의 수용소에서>에서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그것을 받아들이는 나의 태도라는 문장이 인생 메시지가 되었다.
루시 모드 몽고메리 <빨간머리 앤>의 빨간머리 앤이 그렇다. 어쩔 수 없는 상황, 불행하고, 억울하고, 따끔거리는 현실에서 앤이 선택한 것은 상상력이었다. 그것들을 낭만적인 것들로 만들어버리는, 그리고 그것을 즐기게 하는 상상력.
루시 모드 몽고메리 <빨간머리 앤>은 한 문장 한 문장이 사랑스러운 빨간색이어서 가끔 꺼내먹고 싶은 책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주변 사람들에게 가끔 꺼내먹게 하고 싶은 책이다.
애니메이션으로 만나야 할 작품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글로 읽었을 때 흡수되는 문장의 낭만이 더 맛있는 책이다. 중간 중간의 일러스트는 말랑 말랑 낭만에 더 빠져들게 하는 퐁신퐁신한 뭉게구름같다.
살면서 날카로운 상처보다는 아름다운 풍경과 순간을 눈에 담고 싶다면. 그래서 고된 지금을 낭만적인 설레임으로 물들이고 싶다면. 그렇게 빨간머리 앤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싶다면. 이따금씩 루시 모드 몽고메리 <빨간머리 앤> 책으로 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