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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여우 길들이기
리 앨런 듀가킨.류드밀라 트루트 지음, 서민아 옮김 / 필로소픽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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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의 질이 너무 안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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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 마이어 : 컴퓨터 게임과 함께한 인생
시드 마이어.제니퍼 리 누넌 지음, 이미령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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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메트로폴리스> 카페에서 진행한 이벤트에 당첨되어서 읽게 된 책. 플레이타임으로 치면 살면서 가장 많이 하지 않았을까 싶은 게임인 문명 시리즈를(아닌가 FM인가...) 만든 전설적인 게임개발자 '시드 마이어'의 자서전이다. 시드 마이어가 게임 개발을 시작한 1980년대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연대별로 제작한 게임에 맞추어 시드 마이어의 삶과 게임에 대한 관점을 풀어내는 책이다.

책을 읽기 전에는 사실 게임 개발에 대해서는 1도 모르는 내가 잘 읽을 수 있을까? 싶었지만 정말 술술 읽을 수 있었던 재밌는 책이었다. 중간에 "도전 과제 달성" 라는 게임적인 요소가 들어가 있어서(실제로 독자가 뭘 해야하는 것은 아니고 그냥 읽어나가면 되는 것이지만)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책의 전반부는 마치 <매드게임타이쿤> 같이 게임을 개발하는 종류의 게임을 하는 느낌이었다. 게임이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하던 시대에 개발 담당 한 명, 마케팅 담당 한 명이 게임을 만들어서 여러 게임을 히트치면서 사세를 확장시켜나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머리를 쥐어짜내 기술적이고 개념적인 혁신을 만들어내고, 하드웨어의 발전과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 결과적으로 이 책은 '게임을 만드는 것'에 대한 책일 뿐만 아니라 '게임 산업을 만드는 것'에 대한 책이 된다(혼자 만든 것은 아니지만!). 그래서 코딩 같은 것은 만져본 적도 없는 나 같은 사람도 하나의 산업이 태동하고 사회를 바꿔나가는 과정에 포인트를 맞추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산업적인 관점이 아니라 게임을 취미로 즐기는 플레이어의 입장에서도 고민해볼 만한 다양한 이슈가 펼쳐진다. 예컨대 "게임이라는 매체는 우리에게 어떤 경험을 주어야 하는가?" 이에 대해 시드 마이어는 게임은 다른 예술이나 매체에 비해 수동적인 관찰을 넘어서서 능동적으로 몰입하게 되고, 영화나 박물관을 관람하는 것에 비해 훨씬 많은 시간을 써야한다는 특징을 주목한다. 이러한 게임의 특성에 비추어 볼 때 게임 경험은 플레이어를 도덕적 딜레마 상황에 빠뜨려 불편한 자아 성찰을 이끌어내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한편으로 불쾌한 폭력을 경험하게 하면서 "그냥 게임일 뿐"이라고 눙치고 넘어가서도 안된다는 것이다. 물론 시드 마이어의 이런 논의는 상업성과 대중성을 강하게 띤 게임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게임이 플레이어에게 어떤 경험을 하게 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플레이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게임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숙고해야 할 주제라고 생각된다.


이 경험(*1980년 어머니가 자신이 만든 헬리콥터 게임에 감정적으로 깊이 몰입한 것을 본 경험)을 통해 게임이 단순한 기분 전환 거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게임은 플레이어에게 무언가 느끼게 한다. 위대한 문학은 페이지 위해 그려진 구불구불한 검은 선만으로도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움직임, 소리, 색상이 발휘할 영향력은 어느 정도일까? 불현듯 이러한 매체를 통해 이루어질 감정적 상호작용의 잠재력이 대단히 흥미롭고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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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 마이어 : 컴퓨터 게임과 함께한 인생
시드 마이어.제니퍼 리 누넌 지음, 이미령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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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건 정말 귀하군요... 제 20대를 문명시킨 분의 회고록 꼭 읽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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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테리아 1호 - 창간호
미스테리아 편집부 엮음 / 엘릭시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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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곳은 어땠는지 모르겠는데 내가 갔던 31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병들은 성경 이외에 다른 책을 읽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다. 덕분에 사회에서는 엄두도 못내던 4대복음을 읽을 수 있었지만, 평소에 습관적으로 활자를 읽어나가는 내게는 매우 답답하고 힘든 일이었다. 당시 신교대 막사는 리모델링 중이라 컨테이너 막사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공간이 없어서인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장소에 뜬금없는 물건들이 짱박혀있곤 했다. 그 중 하나가 이발소에 수납장에 무질서하게 꽂혀 있던 책들이었다.


고작 5주의 훈련기간에도 우리는 머리를 두어 번 깎았어야 했었다. 책에 굶주려 있던 나는 머리 깎는 걸 기다리는 척하며 조교가 오지 않을 때마다 책을 뒤적거렸다. 그런데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가. 언제 조교가 들이닥칠지 모르는 상황에서 장편소설을 읽을 수도 없었고, 아니면 그런 책을 읽느니 차라리 닳고 닳은 국방일보를 다시 보는 편을 선택할 신앙서적이나 정훈도서들 사이에서 내 눈에 띄었던 것은 「계간 판타스틱」이라는 잡지였다. 아마 2009년 여름호인가 그랬던 것 같다.


사실 사회에서는 그런 잡지가 있었는지도 몰랐었다. 책을 훑어보다가 중세유럽문학 전공자가 쓴 아더왕 전설의 변천에 대한 전문적이면서도 웃긴 에세이를 허겁지겁 읽었고, 중세중국문학의 사후세계였나?의 주제를 다룬 글을 읽으려다가 조교가 들어와서 못 읽었던 기억이 난다. 퀴퀴한 컨테이너 이발소에서 각개전투를 앞둔 머리 빡빡 민 훈련병이 읽기에는 정말 뜬금없는 내용이었음에도 너무나 즐겁게 흡수하듯이 읽어댔다. 그날 밤 자기 전에 글 읽기가 이렇게 즐거운 것이었구나하고 감탄했었다.


그 기억이 너무 강렬해서 첫 휴가 때 부대에 사 가고 싶어서 인터넷에서 찾아봤더니 폐간된지 꽤 됐던 상태였었다. 허탈했었다. 군생활 하면서 부대에 들어오는 이런저런 잡지에 취미를 붙였었던 터라 계간 판타스틱 같은 장르문학 잡지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어느날 페북에서 미스터리문학 잡지가 발간되어 창간호가 나왔다는 소식을 접하고, 한 번 사서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사설이 길었던 것은 잡지를 주문해놓고 기다리면서 훈련소의 풍경이 아주 구체적으로 떠올렸기 때문이다)


사설이 길어서 막상 본 잡지에 대해서 쓸 힘이 떨어진 가운데... 잡지는 앞 부분의 서평, 칼럼, 대담 등등과 뒷부분의 단편소설들로 나뉘어 있다. 신간 소개가 많은 점은 미스터리 문학 부흥의 견인차가 되겟다! 하는 강한 의지의 표현 같았다. 미스터리의 고전에 대한 소개도 있으면 좋겠다. 법의학자의 논픽션이 앞 부분에서는 가장 인상 깊었다. 미스터리 소설과 범죄 소설을 통해 정말 끔찍한 사건들이 계속해서 창작되고 잇는 것은 우리가 사는 현실 세계에서도 소설보다 더 끔찍한 사건들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추리소설의 효시라는 모르그가의 살인사건도 실제 사건에서 따왔다는 것을 기억해보면 특히)


한국 작가들의 미스터리 소설은 거의 읽어본 적이 없던 터라 기대하며 읽었던 뒷부분은 생각보단 별로였다. <배신의 별>은 난해하기는 했지만 어떤 대륙인지 특정할 수 없는 항구도시의 분위기와 내용이 잘 어우러져서 좋았다. 다만 장편소설의 한 챕터인 것 같은 뭔가 찜찜한 느낌이 아쉬웠다. <누구의 돌>은 전개가 대충 뻔하기는 했지만 단편소설로 시작과 끝이 딱 떨어지는 점(잘 표현을 못하겠다)과 오디션 프로그램이 낳은 반짝스타 가수 같은 요소에서 느껴지는 '아 이게 진짜 동시대의 한국 소설이구나 싶은 점이 좋았다. 현직 판사로 유명한 도진기 작가의 <구석의 노인>은 솔직히 별로 재미가 없었다. 단편이 재미가 없어서 이 작가의 장편을 읽어봐야 겠다는 이상한 생각이 든다.


p.s.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계간 미스터리」라는 잡지가 2002년부터 간행되고 있었다는 것 알게 됐다. 내가 필요한 것들은 사실 세상에 다 있는데 내가 무지한 것 뿐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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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공부
김병목 지음, 김지원 그림 / 희목원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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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데려오기에 앞서 공부도 하고, 한 생명을 기른다는 진지한 마음으로 산 책이다.

그림 설명이 많은 아주 쉬운 책이었다. 습관적으로 딱딱한 텍스트가 쏟아지는 책을 기대했던 나는 좀 아쉽기도 했다. 내용은 풍부해서 좋다. 인터넷 카페 같은데에 파편화되어 있는 지식이 일목요연하게 묶인 느낌이다. 고양이를 키우면서 궁금한게 생길 때마다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

이 책이 또 재미있는 점은 출판사 없이 개인출판으로 펴낸 책이라는 점이다.(자비출판이라고 말하는 게 더 맞을 것 같기도 하다) 증쇄가 꽤 된 것을 보니 꾸준히 잘 나가고 있나 보다. 기회의도와 컨텐츠가 좋으면 개인출판으로도 성공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수익금은 길고양이들을 위한 사료를 보내는 게 쓰고 있다고 한다.

다만 종이질이 조악하다. 한 번 실수로 떨어뜨렸는데 엄청 지저분하게 구겨졌다. 짜증. 올칼라와 가격과 종이질 사이에서 종이질을 포기한게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다. 알고보니 '사람과 고양이에 무해한' 콩기름 잉크로 인쇄한 책이라고 한다.

거의 두 달 정도는 진지한 책들만 읽었었는데, 간만에 산뜻하고 기분 좋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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