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서는 누가 죽였나 황금펜 클럽 Goldpen Club Novel
이상우 지음 / 청어람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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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대표하는 추리작가 중 한 분이신 이상우 선생님의 작품입니다. 2011년 하반기 가장 인기를 끈 드라마 중 하나인 <공주의 남자>의 배경이 된 계유정난을 배경으로 삼고 있지요, 물론 배경은 그보다 훨씬 전부터 시작합니다.

함길도(예전의 함경도)에서 한 여진족과 조선인 혼혈의 한 소녀가 조선 군사들의 횡포에 부모를 잃자 마침 그곳에 가 있던 김종서는 소녀를 구해 준 뒤 홍득희라는 이름을 짓고 무예와 글도 배울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하지만 김종서의 걱정대로 조선은 불안합니다. 세자(문종)는 병약하고 세손(단종)은 아직 어리고, 수양대군, 안평대군 등 야심과 욕심만 가득 찬 왕자들이 왕위를 노리고 있습니다. 김종서는 세종이 따로 밀명을 내릴 정도로 문종과 단종을 보필하는 데 힘을 쏟으며 다른 왕자들을 막는데 힘씁니다.

한편, 홍득희는 산적의 두목이 되었다가 산적을 진압하러 온 김종서와 재회하게 되고 그 때부터 여진족과 조선을 오가며 김종서를 지키게 됩니다. 그리고 김종서가 육진을 개척할 때 여진의 여러 추장들과 교섭해 가며 조선의 승리를 돕지요. 하지만 역사에 기록된 대로, 김종서는 결국 수양대군 일파에 의해 죽게 되죠.

마지막에 하나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자세히는 밝힐 수 없지만 야사에 보면 세조가 아끼던 공주 한 명은 단종에게 사약을 내리는 일을 반대하였고 이에 세조의 미움을 사서 궁에서 쫓겨나 어느 산속을 헤매다가 한 나무꾼을 만나 부부가 되었는데, 우연히 그 나무꾼은 김종서의 손자였으니 조선판 로미오와 줄리엣 이야기가 되었고 이는 드라마 <공주의 남자>의 모티브가 되기도 합니다. 극중에서는 손자가 아니라 아들이지만, 이 작품의 마지막 반전도 그와 비슷합니다.

제목을 보았을 때 김종서를 죽인 인물이 수양 대군이 아니라 다른 인물이고 그 뒤에는 다른 복잡한 음모가 존재하고 있음을 기대하고 보신다면 조금 실망하실 수도 있겠지만 충분히 재미있습니다. 특히 김종서와 홍득희가 만주에서 여러 추장들의 추격을 피해 다니다가 고려의 옛 비석을 찾아내는 대목은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조선사에서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점 중 하나는 북방 여진족을 일찍부터 제압해 놓고 어떻게든 조선이 그 땅을 차지했다면 청나라로 인하여 조선과 명이 큰 피해를 입고 심지어는 청나라 자신(여진족의 청나라가 중국을 정벌한 뒤 자신들이 오히려 중국의 한족에 흡수되어 사라졌으니 정말 안타까운 일이죠)까지 멸망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그랬으면 오늘날 동북공정 같은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말이죠. 그런 면에서 김종서의 죽음은 매우 안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김종서는 북방에서 오래 복무한 만큼 북방 정책에 많은 힘을 기울였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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