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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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너에게  긴히 할 말이 있단다˝
˝난 떠나기전에 앞서 주변정리를 할 생각이란다˝
˝떠나다니요?˝
˝돌아가시기 전에 주변정리를 하고 싶다는 뜻인가요?˝
˝바로 그거야 내일 당장 죽지는 않겠지만 너도 알다시피 죽음이란 어느 날 갑자기 밀어닥치지 때문에 미리 유산을 정리해둘 생각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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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등대와 집을 물려줄 생각이란다˝
˝제가 등대와 집을 물려받아서 뭐하게요?˝
˝너에겐 등대를 물려받지 않고 거부할 자유가 있어˝
˝다만 등대를 물려받으려면 내가 제시하는 두 가지 조건을 받아들여야 해 그 두 가지 조건은 협상의 여지도 없어˝
˝두가지 조건이라는 제 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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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와 도미 낚시는 포기해야겠구나 네 아파트까지 태워줄 테니까 어서 차에 타라˝
˝이제부터 여기가 내 집이잖아요? 저는 잠시 여기 남아 있을래요˝
˝그래 원한다면 그렇게 해라˝
˝아버지 도대체 왜 저에게 이 등대를 물려주려는 거죠? 장남도 아니고 솔직히 말해 아버지와 그다지 살가운 사이도 아니잖아요? 왜 저에게 코스텔로 집안의 골치 아픈 과제를 떠안기려는 거죠?˝
˝아버지는 저에게 이 비밀스런 등대를 맡겨 형과누나를 보호하려는 거죠? 형과 누나는 아버지의 친자식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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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어떻게 된 일이냐?˝
˝그간 잘 지내셨어요?˝
˝ 나쁜 녀석 일년 동안 연락을 끊고 지내다가 불쑥 나타나 한다는 소리가 경찰소 유치장에 잡혀 있으니까 꺼내 달라고?˝
˝사실은 저도 어떻게 된 영문인지 모르겠어요 아버지와 함께 등대로 가 서류에 사인했던 날이 머릿속에 남아 있는 가장 최근의 기억이니까요˝
˝넌 내 말을 듣지 않고 기어기 지하실 방으로 들어가는 벽을 부수었더구나 내가 그토록 금지했던 짓을 저지른 이유가 뭐냐?˝
˝아버지가 바란 일 아닌가요? 제가 금단의 방으로 들어가길 바라며 등대 창고에 공구까지 구비해 놓은 사람이 누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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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 일손이 부족해 고함을 지른다고 해서 곧장 달려간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망할 놈의 영감탱이가 두려움을 느껴 스스로 움츠러들게 만드는 효과는 있겠죠˝
˝당신은 내 할아버지에 대해 지나치게 함부로 이야기하는군요?˝
˝제 말이 지나쳤다면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정신병원에서 오래 근무하다보면 저절로 시니컬한 사람이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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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실에 내려가 벽돌을 부수고 문을 열고 들어가니까 거기에.....˝
˝멍청이 같은 놈 왜 그런 짓을 했니?˝
˝네 놈이 금단의 방에 들어갔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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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넌 24일 동안 네 인생의 24년을 살게 될 거야˝
˝그러니까 내가 사는 하루가 1년이라는 말씀이세요?˝
˝넌 24년을 시간의 미로 속에서 보내게 된 거야˝
˝할아버지는 이미 그런 일을 겪었단 말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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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자마자 나를 보러오다니 정말 고마워 당신이 나를 살려준 것도 고맙고 내게 쓴 편지도 고마워˝
˝설리반 할아버지가 내 편지를 당신한테 전해주었어?˝
˝물론이야 사실은 그 편지가 큰 도움이 됐어 내가 그 편지를 얼마나 자주 꺼내 읽었는지  모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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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당신이 새벽에 도망치듯 사라진 다음 내게 연락 한번 하지 않았던 이유가 일 년에 딱 하루밖에 살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거야?˝
˝그렇다니까 난 당신을 어제 봤는데 일 년이 지나 있는 식이지˝
˝그럼 당신은 연중 24시간 이외에는 어디에 머물고 있지?˝
˝연중 24시간을 빼면 나는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아˝
˝당신이 증발해버릴 때면 어떤 일이 일어나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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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당신 지금 맨해튼이야?˝
˝당신 집에 와 있어 아니 당신의 상냥한 이웃인 레나의 집에 와 있다고 해야겠네 난 네 시간 전에 뉴욕에서 가장 황량한 곳인 스테이튼 섬에서 깨어났어 내가 당신을 얼마나 보고 싶어 하는지 모를 거야 하필이면 당신이 집에 없을 때 돌아오다니 정말이지 실망이 커˝
˝당신이 언제 맨해튼에 나타날지도 모르는데 마냥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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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래 당신이 와줘서 얼마나 기쁜지 몰라 아기 이름을 지어야 하는데 당신이 없어서 적정했지˝
˝다음번에 올 때  엉뚱란 집으로 가면 안돼˝
˝집을 옮겼어?˝
그 비좁은 아파트에서 우리의 아기를 키울수는 없잖아 설리반 할아버지가 도와줘서 넓은 집으로 이사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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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마침 잘 왔다˝
˝벤자민의 아빠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엄마 아빠 이 사람이 바로 제가 말한 아서 코스텔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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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여긴 어떻게 알고 왔어?˝
˝당신이야말로 여긴 왜 왔지?˝
˝난 지금 비즈니스를 하는 중이야 아이들을 먹여 살리려면 일자리를 구해야 하니까˝
˝밸런타인데이 저녁에 고급 레스토랑에서 저녁 먹는게 비즈니스란 이야?당신 나를 너무 우습게 보는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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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보기에는 엄마가 아직 아빠를 사랑하는 것 같아?˝
˝당연하지 엄마는 아빠를 사랑해˝
내가 보기에 엄마는 다른 남자를 좋아하는 것 같던데? 니콜라스 아저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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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전에  널 꼭 봐야 한다고 생각했어˝
˝너를 만나보고 떠나려고 그동안 기운을 최대한 아껴두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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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눈을 뜬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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