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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분 후의 삶 - 생사 고비에서 배운 진실한 삶의 수업
권기태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0월
평점 :
책을 펼치니 “비로소 완성한 느낌이다.” 하고 시작되는 작가의 말.
작가는 초판에 미진한 부분들이 생각이 나서 여섯 해 동안 메모를 해왔다고 한다.
"결국 개정판을 쓰는 일은 이 메모지들을 분류하는 일로 시작했다. 탈고하고 보니 초판보다 원고지 매수로 400장 가량이 늘어나 있었다. 이야기의 얼개나 관점부터, 문장이나 낱말까지 손보고 싶은 마음이
그렇게 가득했던 것 같다."
완성된 새 책은 마음에 든다. 동생이 초판을 가지고 있는데 새로 나온
책이 세련되고 아름다워서 내가 두 권을 더 샀다. 책이 전체적으로 구조가 단단하다는 느낌을 준다. 제목과 사진, 명저에서 가져온 인용문들, 드라마틱한 이야기, 그리고 후일담….모두가. 그리고 본문이 다 끝난 다음에 나오는 감사의 말과 작가 후기마저도 꽉 짜여져서 덧보탤 말도, 버릴 말도 없게끔 잘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든다.
몰입도가 대단했다. ‘생사 고비에서 배운 진실한 삶의 수업’이라고 했는데 삶과 죽음을 오가는 매우 극적인 이야기들이 펼쳐져서 한 번 책을 손에 잡고는 놓을 수가 없었다. 사실 베스트셀러인 3권의 책을 더 구입했는데, 이 책이 너무 힘이 강해서 우선적으로 읽게 만들었다.
그러면서 깊숙하게 나만의 생각으로 빠져들게 되었다. 인생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내 자신을 찾고, 내가 원하는 삶을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승부와 경쟁이란, 사랑이란, 희생이란, 기억이란, 감각이란, 모험과 도전이란, 그리고 용기 있게 살아간다는 것은? 하는 생각이 멈추지 않고 잔잔하게 계속 되었다.
가장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읽은 것은 <하늘로 난 길>이라는 이야기이다. 해방 후에 처음으로 비행기 조종사가 된 여성의
이야기인데 그 시절에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 비행대회에 나가고 스타가 되어서 결국 비행기 한대를 구해서 귀국하는 이야기가 마치 아름다운 도전기와
모험담처럼 잘 읽혔다. 결국 이 분도 생사의 위기를 맞아서 내 마음을 조마조마하게 만들기는 마찬가지였다.
이상한 에세이집이나, 뻔한 자기개발서에 물리고 지친 마음을 이 책이
치료해주었다. 실제의 논픽션을 어떻게 이렇게 쓸 수 있었을까 놀랍다.
아주 많은 준비와 노력을 했던 것이 분명하다. 훌륭한, 웰메이드 명작이다.
잘 읽었고 작가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다음에 나올 책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