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으로 비로소 아버지는 빨치산이 아니라 나의 아버지로, 친밀했던 어린 날의 아버지로 부활한 듯했다. 죽음은 그러니까, 끝은 아니구나, 나는 생각했다. 삶은죽음을 통해 누군가의 기억 속에 부활하는 거라고. 그러니까 화해나 용서 또한 가능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 P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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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는 평범한 삶을 갖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평범한 삶조차 어려운 인생도 있다. 어쩌면 평범하다는 것은정말 쉬운 이야기 같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평범은 다가가기조차 어려운 단어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는 누군가의 인생에대해 함부로 평가할 수 없다. 그건 오만이다. 순탄한 인생도 있지만, 어쩔 수 없는 인생도 있다. - P77

이해할 수 없을 때는 이해하려 노력하지 않는 편이 낫다는 것을 배운다. 이상한 것을이해하려 노력하면, 내가 이상한 사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바라봐도 세상은 아름답지 않다. 그렇지만 동시에 나도 완벽하지 못하다. 완벽하지 못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이기에 완벽하게 아름다울 수 없는 게 세상이겠지 싶다. 완벽하지 못한 세상에서, 완벽하지 못한 나는 균형을 잡으며 살아가야 한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나만 부족한 게 아니라 모두가그렇다는 것. 모두가 그러니 서로 이해하며 살아가야 하는지도모르겠다. - 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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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사정을 자세히 들은 자녀는, 어떤 꿈이 생겨도 어떤희망이 생겨도 돈으로 환산한다. 그리고 자신의 발목을 묶는다. ‘우리 집은 돈 없어.‘ ‘어떻게 손을 벌려.‘ 그렇게 자신을 옮아맨다. 아버지의 과오를 자세히 들은 자녀는 아버지를 존경할수 없게 된다. 나를 낳아준 엄마를 괴롭게 한 아버지를 평생 원망하며 살아가야 한다.
흔히 딸들은 엄마의 남편이자 친구가 되어버린다. 딸들은
‘엄마도 여자다‘, ‘엄마도 힘들다‘는 굴레에 갇혀 멀리 나아가지 못한다. ‘착한 딸‘로 남곤 한다. 딸은 친구도, 남편도 아니다. 딸에게 엄마는 여자가 아니라 엄마이다. 자녀에게 가정의사정을 속속들이 말하는 것은 자녀의 발을 묶는 행위이다. - P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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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멀리서 보고 들은 것만으로 어떤 대상을 단편적으로 정의하기도 한다. 하지만 가까이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모호한 부정적 마음들이 얼마나 많은 진실을 가리고 있는지, 충분히 가까이할 수 있는 작은 행복들과 단절되게 하는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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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든 시절이길었지만, 이곳에 와서 급전개를 하네." 하고 마크는 말했다. 하지만 그건 아닌지도 모른다. 힘들었던 게 아니라 내가 번역가가 되기 위해서는 이만큼의 시간과 경험이 꼭 필요했을 것이다. - P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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