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극의 소마 1 - 끝없는 황야
츠쿠다 유우토 원작, 사에키 슌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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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소년 점프' 의 화제작!

아찔한 요리만화가 온다…?!

온 몸의 감각을 일깨우는 '맛'의 향연!


번화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집에서 자란 중학생 유키히라 소마.

요리사인 아버지를 뛰어넘는다는 목표를 위해 소마는 매일 수련의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아버지로부터 요리학교에 편입하라는 말을 듣고…?!

창조하는 새 요리만화, 여기에 개막!!




일본 현지 소년 점프에서 2012년부터 연재되었고, 한 명이서 스토리를 구상하고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닌 원작 츠쿠다 유토, 작화 사에키 슌, 협력에는 모리사키 유키로 이루어진 만화이다. 소마가 뛰어난 요리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정통 열혈 요리 배틀물이다. 대중식당 유키히라의 사장인 그의 아버지는 정말 훌륭한 요리사. 소마는 그런 아버지를 뛰어넘고 유키하라를 짊어지는 뛰어난 요리사가 되기 위해 매일매일 요리 수련에 힘쓴다. 하지만 아버지는 갑작스레 가게 문을 닫겠다는 선언을 하고, 소마는 아버지에 의해 소마 자신의 그릇을 가늠해보라며 초 일류 요리학교 토오츠키 학원이라는 곳에 편입 시험을 치르게 된다. 그곳은 졸업률 10% 이하의 초절 엘리트 학교. 요리의 상류 계급에서 사는 사람들만이 배움이 허락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매우 까다롭고 어쩐지 무서워보이는 곳이기도 한다.

그 곳에서 중등부에서 내부 진학한 수석 합격자이며 토오츠키 10걸 평의회라는 학교 최초 결정 기관에 사상 최연소로 이름을 올린 천재, 인류 최고의 신의 미각을 가진 자라고 불리울 정도로 대단하다고 알려져 있는 나키리 에리나라는 여자아이를 만남과 함께 토오츠키 학원에서의 배움을 시작한다.

 

 

 

 

 

만화에서 가장 인상깊게 다가온 장면은 역시 요리 배틀 만화이니만큼 요리의 배틀 장면이다. 온갖 요리 도구를 다루며 짓는 당당한 표정과 누구보다도 자신의 요리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소마의 모습과, 그런 소마의 손에서 만들어지는 음식의 의외성이 놀랍다. 이런 재료가 저렇게 쓰일수도 있구나, 하는 놀라움이 느껴지고 나도 한번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섬세한 그림의 비주얼은 어느새 입에 침이 고이게 만들기도 한다. 작품에서 음식을 돋보이게 해주는 점으로는 만든 요리사와 음식의 비주얼 뿐만이 아니다. 작품 내에서 그 음식을 먹게 되는 상대방의 시각에서, 상대방의 혀가 느끼는 미각과 맛을 있는 그대로 그려내고 적나라한 에로함으로 묘사해낸다는 점 또한 읽는 우리에게 자극적이게 다가오면서 좀 더 맛에 대한 호기심을 끌어내주는 포인트가 되어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보면, 나에게는 에로하고 자극적인 묘사가 괜찮게 다가왔지만 혹여 맞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이 작품과는 조금 취향이 갈리지 않을까 싶다.
 


그 누구보다도 자신의 요리에 자신감이 넘치는 당당한 소마. 이 만화에서 소마는 이미 성장할 대로 성장한 듯 하지만, 아버지라는 훨씬 더 높은 벽이 있기에 아버지를 기준으로 했을 때 한정으로 좀 낮아보이는 것 뿐. 사실상 아버지 말고는 벽이 없어보이는지라 별로 실패할 일 같은건 없을것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가 토오츠키 요리학원에서 어디까지 성장하고 어디까지 나아가 얼마나 멋진 요리사가 될 수 있을지 앞으로의 전개에 주목해본다. 현재 국내 4권까지 발행되었고, 2015년에는 일본 현지에서 애니메이션화 예정이라고 하니 원작이 마음에 들었다면 애니메이션 쪽도 체크해 작품의 재미를 좀 더 느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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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한 시간 1
세이케 유키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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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즈사는 어느날 갑자기 차에 치여 황당한 죽음을 맞이한다.

성불할 때까지 영혼의 시간을 갖게 된 카즈사.

그녀는 자신의 죽음을 잊고 금세 일상으로 돌아가는 주위 사람에게 서운해 한다.

게다가 자신을 좋아하는 줄 알았던 미하루가 다른 소녀를 좋아하고 있으며

그 소녀가 유령인 자신을 유일하게 알아보는 것에 놀란다.

카즈사는 과연 성불할 수 있을까?

 

 

 

 

서점을 꽤 자주 가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혼자 책이 가득한 공간을 돌아다니며 이 책 저 책 손에 잡아보며 시간을 보내는게 매우 즐거우니까. 난 대부분 만화책이나 라노베 코너에 머물러있을 때가 많은데, 소년만화던 순정만화던 그 외의 장르이건 상관없이 평소 읽고싶던 작품이라거나, 최근 애니화가 되었다거나 어떤 작가의 후속작이 신발매가 되었다거나의 이유로 근래에 이름을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작품을 먼저 뒤적거리곤 한다. 하지만 그게 그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는 구경은 아니기에, 금방 흔하지 않은, 이제 막 발매되었을 법해 알려지지 않은 (비교적 이름을 들어본 적 없는) 신간들을 구경한다. 알고 있던 것들은 쉽게 선택할 수 있지만, 모르는 것들은 표지에 눈이 가는 대로 손에 들고, 뒷면은.. 살펴보지 않는다. 언제부턴가 뒷표지가 아닌 앞표지의 일러스트만으로 책을 고른다. 뒷표지에 짧게나마 적혀있는 줄거리가 가끔은 스포일러가 되는 경우가 있기에. 뭐, 별로 중요한 내용이 아니기에 적어놓는거겠지만, 그걸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게 앞표지만으로 지금 리뷰할 책, '성실한 시간' 을 골랐다. 서점에서부터 눈여겨보던 책이었는데 우연찮게 리뷰어의 기회로 책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표지만으로 책을 고른다고 해서 특별한 기준이 있는 건 아니고, 단순하게 '좀 끌린다.' 그것뿐이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어두운 표정으로 하늘에 떠 있는 소녀, 표정과 닮은 무덤덤한 글씨체로 인쇄되어있는 책의 제목. 대체 왜 이 소녀는 어둡고 무덤덤하게, 약간은 울 것 같은 눈으로 하늘에 물들듯이 머물러있는가, 싶은 호기심에 여전히 줄거리는 손대지 않은 채로 책장을 하나하나 넘겼다.


 

소녀, 카즈사. 재수없게 자동차에 치여 즉사. 영혼으로 현세에 남아 이도저도 못하고 머물러있는, 유령같은 존재가 되어렸다. 그렇게 이야기가 시작된다. 유령같은 존재이긴 해도 사라지지 않은 채 분명히 허공에나마 존재하고 머무르지만 현실의 사람들은 그녀를 인식할 수 없이 '죽었다' 라는 단어로 그녀를 표현한다. 카즈사는 죽었다.

자신을 떠나보낼 준비를 하는 가족들과 친구들을 바라보며 착잡한 마음에 어찌할 도리가 없는 그녀는 곰곰히 생각에 잠긴다. 아무리 생각해도 재수없다는 말로밖에 표현이 안되는 허무함이 어이없다. 아직 더 오래 살 수 있을 어린 나이였을텐데,고등학생밖에 되지 않은 평범한 학생이었고 친구와 어울리며 놀 나날들, 좋아하는 남자애와 함께 보낼 시간들이 가득이었을텐데 이 모든 꿈의 시간은 죽었다 세 글자면 전부 잃어버린 것이 된다. 실제로 그녀는 잃었다. 죽었으니까.


죽고 싶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찾아온 죽음에 적응할 새도 없이 그녀는 자신이 사라진 풍경을 스스로 바라보면서 생각에 잠긴다. 점차 변하며 아무렇지 않아 하는듯 보이는 주변에 그녀는 때때로 실망하고, 후회하고, 서운해하기도 한다.

그러던 중 그녀에게 찾아온 한가지 변화가 있다면, 자신을 느껴 줄 수 있는 한 명의 여학생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카즈사는 죽은 후 여러가지를 깨닫는다. 그녀가 깨닫는건 미하루의 본심과 란코의 존재 뿐만이 아니다.

살아있을 때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진심과 진실에 마주하는 그녀에게  남는 것은 후회뿐이다. 왜, 왜 어째서 살아있을때는 몰랐던 걸까. 다 죽고 끝난 후에서야 이렇게 알게되는 걸까. 사라진 사람에게도, 남은 사람에게도. 죽음이라는 것은 결코 가벼이 스쳐가주지 않는다. 그렇기에 있을 때 잘하라는 말은 괜히 있는 말이 아니다. 끝난 후의 후회가 마음에 가득 찼을때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을 것임을, 마음 한켠에 무겁게 가라앉아있을 것임을 새삼스럽지만 깨닫는다.

죽음의 무게를 실감나게 그려내고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죽음을 겪은 본인이 이외의 타인의 시선이 것이 아닌 겪은 본인의 시점에서 바라보는 세상이기에 후회의 무게는 더욱 막연한 무거움으로 다가온다. 주인공이 여고생이고, 단순 재수없음으로 사고사했다는 설정이 이런 무게에 좀 더 힘을 실어주는 것이 아닐까싶기도 하다.


우리가 죽고 난 후에 미련을 모두 접고 깔끔하게 삶의 끝을 마무리지을 수 있으려면 얼마나 '성실한 시간' 을 살아가야 하는걸까. 성실하다. 정성스럽고 참되다. 제목 '성실한 시간'과 이 작품이 다루는 '죽음' 이라는 두 가지, 그리고 카즈사가 헤메이고 있는 삶과 죽음의 그 사이 어딘가. 만약 그런 공간이 존재하고, 우리가 죽으면 그 공간에 머무르게 된다고 생각해보았을 때, 우리는 그 공간에서 누구를 떠올리고, 어떤 기억을 더듬어 어떤 추억을 그리워하게 될까. 공간 속에서 주위의 변화를 눈으로 마주하고 자신이 잊혀져감을 체념하며 미련을 접어가는 과정은 우리에게 어떤 무게로 다가올까.


개인적으로 얼마 전 임종체험을 현장학습으로 다녀온 이후에 읽은 책이라 그런지 갑작스러운 죽음이 가져다주는 여러 감정이 얼마나 큰 지에 대해 실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는 점이 책의 몰입도를 높여줬다. 책의 전개 중 흘러가는 대사 하나하나가 깊은 의미를 지니기에 여러번 곱씹으며 깊은 생각에 잠길 수 있었다. 그 때문에 평소 생각해보기 힘든 죽음에 대해 많고 깊은 생각을 하게 해 줄수 있는 계기가 되어줬다고 생각한다. 현재 2권 완결까지 전부 발매되었는데, 다음 서점에 들를 때는 2권도 꼭 손에 들어보고 싶을 정도로 인상깊은 책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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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 Honey 1
메구로 아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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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은 호러, 마음은 멜로!

세계 제일의 순정파인 너는 나만의 달콤~한 허♥니

다정한 불량(?) 오니세와 겁 많은 소심녀 나오의 풋풋하고 달달한 핑크빛 스토리!

 

그건 아직 중학교 시절의 일.

빗속 길가에 불량학생이 쓰러져 있는걸 발견한 나오는

워낙 찌질한 성격 때문에 반창고와 우산만 두고 도망쳐 버린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 고등학교에 입학한 나오는 우연히도 그 불량학생과 재회하고 마는데….

보복이 두려워 겁을 먹고 떠는 나오를 향한 그의 첫마디는

'결혼을 전제로 사귀자'?!

 

 

 

지난 분기에서 리뷰했던 '뒤죽박죽 플래닛'의 인상이 너무 깊었던지라, 이번분기에도 역시 메구로 아무 작가님의 작품을 한 권 선택했다. '허니'. 분홍색으로 물들어있는 달콤하면서도 어느새 설레이게 두근거리는 표지. 귀여운 토끼 가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남주와 큰 눈을 동그랗게 떠 반짝이며 놀라움 (혹은 호기심)의 표정을 짓고있는 여주의 조합이 핑크빛 표지의 달콤함을 한층 더 높여준다고 느낀다.

학교에서 소문이 좋지 않게 퍼져 모두가 무서워하고 두려워하는 오니세 타이가, 그가 어느날 주인공인 코구레 나오를 찾는다. 얽히고 싶지 않은 인종임에도 불구하고 따라가지 않으면 불길한 일이 있을것만 같은 기분에 그를 따라가는 나오는 갑작스런 말을 그의 입에서 듣게 된다. 결혼을 전제로 사귀어줘, 라니. 나오를 부를때의 사나운 눈초리와 어딘가 복종해야 할 것 같은 위압감은 사라지고, 말을 꺼냄과 함께 오니세의 볼에 살며시 물든 홍조는 언제 무서운 분위기를 풍겼냐는 듯이 공기의 무게를 조금이나마 덜어준다. 아름다운 꽃다발까지, 그렇지만 아예 그의 분위기가 변하지 않기에 두려움에 휩싸여 고백을 받아주는 나오지만 이내 삼촌의 '그 녀석 자체를 제대로 보도록 해봐.'라는 말에 오니세와 행동을 함께한다.

 

 

반전매력. 오니세를 표현할 수 있는 말 중에 가장 이해가 쉬울 말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야기가 전개될 수록 초반 그가 풍겼던 분위기와 딱딱함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그저 귀여운 하나의 남자아이가 책을 읽는 우리의 눈 앞에 존재하게 된다. 누구보다 잘 보이고 싶고, 챙겨주고 싶고, 꼭 안아주고 싶고, 지켜주고 싶으면서 항상 함께하고 싶은 그런 상대가 마음 가득 자리잡고 있을 뿐인. 소문이 어떻고 첫인상이 어떻던 그저 하나의 사랑을 품은 남자아이.

곁에 계속 두고싶다는 이유만으로 거짓말을 전부 감싸안고 알고 있는 것도 모르는 체하며 자신이 상처입는 것 쯤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바보같을지도 모르는 그의 사랑을 받는 나오가 어째서 부럽다고 느껴지는 걸까. 누군가에게 사랑받는다는 기분을 실감할 때의 심장은 얼마나 두근거릴까?

사랑이라는 건 생겨나거나 깨닫게 되는 계기가 사소할 지 몰라도 그런 사소함들이 뭉쳐 키워낸 마법이라서, 자라난 후엔 어쩌지도 못하게 부풀어오르기 때문에 마음 한가득 꽉 차게 되어버려 그 무게에 쉽게 비워지지 않는걸까, 라고 생각해본다. 그렇기에 오니세는 모든 걸 감싸안고서도 나오가 좋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겠지.

 

 

만남 후의 한번의 변화. 관계의 변화는 존재했지만 나오가 깨달은 진실한 오니세는 변하지 않은 채 머물러있기에 나오도 점차 그에게 마음을 열게 된다. 상대의 사소한 것 까지 알고싶다는 마음은 그녀에게 새로운 사랑의 실마리가 되어줄것같은 설레임의 예감으로 다가옴과 함께 그 둘의 관계는 점차 한걸음씩 나아간다. 서로의 일상 속에 작게나마 물들어가며 매일을 함께 걷고 있는 둘의 모습은 볼수록 부럽다고 느끼지만 마음 한켠으로는 조마조마하다. 언제 어떻게 어긋남을 만들어낼지 모르는 작은 뒤틀림이 숨어있는것 같달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어디까지 마주하며 걸어갈지 궁금해지는 건 오니세의 꾸밈없는 미소와 나오를 향한 마음이 뒤틀림같은건 가볍게 넘길 정도로 진지하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초겨울의 차가운 바람 속 풋풋한 설레임이 느끼고 싶다면 읽어보는 쪽을 추천. 차가운 바람에 손끝이 차가워 질 날씨지만 오니세의 말 하나하나로 사랑받는 기분이 든다면 금방 따스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대 이상은 아니지만 특별히 기대 이하도 아니라 실망은 없지만, 딱 기대한 만큼의 이야기라 평소 접했던 다른 순정만화보다 좀 더 설레일 뿐 (이건 순전히 나 자신의 취향이 오니세의 대사에 그대로 녹아들어 받는 영향일지도 모른다) 조금은 아쉬워지는 작품. 하지만 전에 읽었던 작가님의 단편 '뒤죽박죽 플래닛' 같은 경우는 단편 특성상 전개의 아쉬움이 매우 컸는데 이번엔 단권이 아니다보니 앞으로의 흐름 속에서 기대치는 충분히 보완될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하고 기대치를 좀 더 높여본다. 현재 14년 8월 15일 기준 3권까지 발매되어있다.

 

 

 

 

*이 리뷰는 대원씨아이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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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죽박죽 플래닛
메구로 아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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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대원씨아이의 지원을 받아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

  

 

 

 

언제나 야무진 에리네 반에 전학생이 왔습니다.

그의 이름은 노키나.

에리는 바로 노키나의 학교안내를 자청하고 나서지만,

'자판기는 난쟁이가 안에서 움직이는 것'이라는 말을 믿을 만큼 순진한 그의 모습에

마음이 살짝 복잡미묘한데…?

 

너무 순수한 괴짜남. 너무 야무진 오지랖녀.

그런 두 사람의 귀여운 뒤죽박죽 사랑은…?!

 


 


메구로 아무 작가님의 두 번째 단행본, 뒤죽박죽 플래닛. 표지가 손에 닿으면 폭신폭신한 부드러움이 만져질것만같은 색감과 그림체에 이끌려 손에 들게 된 책이다. 한 권으로 시작해서 한 권으로 끝나는 단권 구성의 책이다.

혼자서도 무엇이든 잘 해내며 위태로운 사람을 보면 내버려두지 못하는, 마치 엄마같은 여주인공 에리. 그런 에리네 반에 전학생이 오게 된다. 에리의 친구들은 에리에게 그 전학생이 만약 남자라면 그녀의 첫사랑 상대가 될 지도 모른다는 말을 장난삼아 건네는데, 이 말을 시작으로 첫사랑 플래그가 세워지면서 에리는 멋있는 훈남 전학생과 사랑에 빠져 행복한 연애를 즐기는 이야기다― 라고 하면 분명 이 책은 다른 책들과 별다를 것 없는 그저 흔한 순정물에 지나지 않을것이다. 하지만 이 책, 뒤죽박죽 플래닛은 남자 주인공이 어딘가 특별하다. 다른 순정물처럼 잘생기고, 키크고, 인기많고, 성격좋은, 완벽함으로 무장했다는 의미의 뻔한 특별함이 아니다. 남주인공인 노키나 카나메는 완벽과는 멀리 떨어진, 오히려 이곳저곳 엉성한 틈으로 그저 멍― 할 뿐인 남자아이다. 독특하고, 자신만에 세계에서, 그저 순진한 순백의 이미지. 그 위에 색을 덧입힌다면 얼마든지 물들여질 수 있을것만 같은 노키나는 그렇게 1학년 B반, 에리의 반에 전학을 왔다. 에리의 도와주고 싶은 사람 레이더에 포착된 노키나. 이런저런 도움을 계기로 둘은 점점 가까워진다.



 

노키나는 다른 만화의 남자주인공과는 다른 특별함으로 우리를 위로해준다. 만화 속에선 에리를 위로하고 있지만, 위로받는 에리의 모습은 어느새 내 마음과 같아져 괜히 나까지 위로받아 마음이 따뜻해지는듯한 느낌이 있다. 멋있고 완벽한 남주인공이 안아주며 위로해주는것과는 다른. 남에게 도움만 받아야 할 것 같으며 위험천만 위태위태 어딘가 아슬아슬한, 아무것도 모를듯한 남주인공이 포근하게 닿아오는 손길은 울고싶지 않아도 마음 한구석을 울게 만드는 촉감일것만 같다. 슬퍼서 울게 되는 것이 아닌, 따뜻해서 어쩐지 눈물이 나게 만드는 포근함이 노키나에게서 보이는 듯 했다. 순진하기 때문에, 방심하는 사이 아무렇지 않게 무의식적으로 마음을 건드려오는 그에게 두근두근거리게 되는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감정. 내용이 짧은 단권이라서 이 글에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싶음에도 불구하고 적어낼 수 없는 것이 아쉽지만, 확실한 건 나는 처음 이 책을 손에 들게 될 때 손에 닿으면 폭신폭신할 것 같다고 생각한 그대로를 책에서 느꼈다는 것이다. 폭신폭신 보들보들, 고등학교 1학년의 순수하고 풋풋한 설레임의 사랑이 이런 느낌인걸까?

 

 


 

만난 지 얼마 안 된 갑작스런 전학생은,

뭔가 아주 살짝 다른 사람과는 다른 것 같다.

 

여러가지 의미로.

 

 

 

더 이어져야 할 것 같으면서도 이어지지 않는 단권의 구성은 아쉬움을 불러일으킨다. 그 점이 이번 책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다. 어쩐지 빠르게, 급하게 진행되는듯한 느낌이 묘하게 들어 책의 마지막 페이지까지 전부 읽고 책을 덮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딘가 빠트린 부분이 있는것 같은 기분이랄까. 그런 이유 탓에 비어있을듯한 부분에서의 노키나와 에리가 궁금해지는건 어쩔 수 없는것같다. 궁금증을 해결하고 싶지만 단권이기에 그들을 더이상 만날 기회도 없다. 눈으로 그들의 새로운 이야기를 접하는 것에는 좀 어려움이 생기는것이다. 그렇다면 마음으로 그들을 만나보는건 어떨까?

에리와 노키나, 작가님이 그려내는 그와 그녀 둘의 이야기는 앞으로 이어지지 않겠지만, 책을 읽은 우리 스스로가 그와 그녀의 이어질 이야기를, 비어버린듯한 아쉬움을 마음으로 상상하며 이야기를 이어 그려가는것은 어떨까?


난 생각한다. 노키나와 에리는 우리가 볼 수 없을 뿐 지금 이 시간에도 서로 도와주고 도움받으며, 달콤하고 포근하게 서로의 시간을 겪으며 순수한 애정을 나누고 있지 않을까, 하고. 흐뭇한 상상이 머리에 그려진다.


본편인 뒤죽박죽 플래닛 이외에도 싫어, 좋아? 라는 제목의 짧은 이야기가 뒷부분에 수록되어있는데, 그 편에서는 또 다른 캐릭터인 사쿠라 모나미와 미타니 소우타의 이야기도 간단하게나마 즐길 수 있다. 중학교 3학년의 이들에게서는 귀여움을 느낄 수 있다는것이 장점. 비록 단편의 이야기가 두 개 실려있을 뿐이지만, 한 권으로 귀여움과 힐링, 그리고 포근함까지 전부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이 단행본의 매력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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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본 꽃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1
초평화 버스터즈 지음, 이즈미 미츠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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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대원씨아이의 지원을 받아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

  

 

 

 

그 날, 여기에서 멈추었던 시간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초등학교 때 친구들과 '초 평화 버스터즈'라는 그룹을 만들고, '진탄'이라 불리던 소년 야도미 진타.

'멘마'의 죽음을 계기로 그룹은 뿔뿔히 흩어지고 말았는데

그의 앞에 갑자기 멘마가 나타난다―?!

 

 

 

 



작년 말 즈음, 친구에게서 아노하나라는 애니메이션을 추천받았던 적이 있다. 아노하나라고 함은, 그날 본 꽃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이하 아노하나) 의 원제 あの日見た花の名前を僕達はまだ知らない。(아노 히 미타 하나노 나마에와 보쿠타치와 마다 시라나이) 를 네 글자로 줄인것이라고 한다. 그 친구는 별로 울지 않는 친구였는데, 아노하나를 보고 나서는 크게 울었다고 말했었다. 울고싶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눈물이 나와버려서 어쩔 수 없었다고 덧붙이며 감동적이고 여운이 깊이, 오래 남는 만화기에 나도 꼭 한번 봤으면 좋겠다며 추천해줬던 것이다. 애니메이션 1쿨 분량일 뿐인 열 편 조금 넘는 화수라서 보는데에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는 편은 아니었지만, 난 추천을 받은 이후로 아노하나라는 애니메이션을 꽤나 미뤄두고 있었다. 별로 울고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으니까.


아노하나를 추천받은 후로 한 두달정도가 지났을까, 울고싶은 기분이었지만 울 수가 없었다. 어딘가가 꽉 막혀버려서, 울어야만 풀릴 것 같음에도 불구하고 눈물이라는건 꼭 이럴때만 나와주지 않는다. 평소에는 별 것 아닌 일에 잘만 흐르면서 이럴때는 가만히 멈춰있을 뿐이다. 결국은 몇 달 전의 기억을 더듬어 아노하나를 떠올려냈다. 울고싶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눈물이 나왔다는 친구의 말을 믿으면서 단지 울기 위해 그 날 새벽 잠의 나른함을 이겨내며 멘마를 만났다. 나는 그렇게 만난 멘마 덕분에 어쩔 수 없이 무방비로 흘러버린 눈물과 울음소리를 가족들 몰래 이불에 문지르며 새벽 내내 훌쩍였다. 애니메이션을 본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국내에 정식으로 개봉했던 극장판도 양 손에 기념으로 받은 포스터와 휴지를 쥐고 다시 멘마를 만날 기대와 개운하게 흘릴 눈물을 바라면서 즐겁게 관람했던 기억이 있다.


그것이 올 해 2월이었고, 그 후로는 멘마를 다시 만날 일이 당분간은 없을거라 생각했으며 실제로도 그 2월 이후 아노하나를 접한 일은 없었다. 총 3권으로 완결난 코믹스가 국내에 4월부터 7월에 걸쳐 발매되었다는 사실을 이번 3분기 리뷰어 활동을 계기로 알게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9월의 끝무렵인 지금, 나는 약 6개월만에 다시 멘마를 만났다. 

 

 

 

 

쌓일대로 쌓인 스트레스와 깊어질 대로 깊어진 그 날의 트라우마가 뜨거운 더위와 함께 어우러져 나타난, 여름 끝자락의 아지랑이와도 같은 환상, 멘마. 어째선지 몇 년 전, 어렸을적의 그들이 다같이 보냈던 여름이 마지막이 되어 다신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떠나버린 그녀가 진탄의 눈 앞에 나타나게 된다. 분명 나타날 리가 없을텐데. 나타나서는 안되는 것일텐데 나타나버린 그녀를 진탄은 자신의 스트레스가 구현되어 나타난 순간의 환상이라고 정의내린다. 그러나 순간의 환상은 순간이 아닌 환상이 되어 진탄의 곁에 종일 붙어있는다. 게다가, 소원을 들어달라고 부탁까지 하는 환상이다.

 

멘마가 사라진 그 시절 이후로 달력은 수도 없이 넘어갔고 계절은 몇 번씩이나 돌고 돌았다. 그 날을 잊지 못하고 과거에 머물러있는 사람과, 애써 잊고 이겨내며 앞으로 나아선 사람은 이미 많이 거리가 떨어져서 닿을 수 없을 위치에 서 있다. 아직 한바퀴도 돌지 못한 사람과 몇 바퀴를 돈 사람은 같은 장소에 서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몇 바퀴로 인해 벌어진 거리가 결코 짧지 않음은 누구나 다 알고있다. 그렇게 그들은 모두 멀어지고 변했다. 다 함께였던 초 평화 버스터즈는 그저 과거에만 존재할 뿐인 어렸을 적의 이야기에서 그친다. 현재의 초 평화 버스터즈는 없다.

 

영원히 오지 않을 내일이 찾아왔다. 과거에 사로잡혀 만사에 무기력, 변명만 생각할뿐인 진탄이었지만 줄곧 기다려왔던 내일을 만났다는걸 깨달은 순간 도망치는 걸 멈췄다. 멘마로 인해 벌어진 거리는 멘마로 인해 좁혀진다. 그녀는 멈춰있는 진탄을 끌어당겨 앞으로 나아가게 등을 밀었고 진탄보다 앞에 서 있을 아나루, 포포, 츠루코, 유키아츠까지, 과거의 초 평화 버스터즈의 거리를 제로(0)으로 만들어줬다. 겉으로는 멀어졌을 뿐, 결국 알고보면 모두의 마음은 그 시절의 여름에 머물러있다. 애초부터 거리는 없었다. 변했다고 생각했지만, 모두 변하지 않고 머물러있었다. 각자의 방식으로, 각자의 마음을 지키면서, 그 시간에 머물렀다. 초 평화 버스터즈가 머무르던 시간은 멘마로 인해 다시 움직였다.

 

 

 

 

 

사실 좀 무서웠어. 

다들… 이젠 멘마가 모르는 사람들로 변해있을까 봐.

그런데 변하지 않았어.

 

이렇게 같이 놀고 있으면 아무것도 변한 게 없어.

변하지 않았어.

 

 


 

변한다는 것은 어쩌면 가장 무서운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대로 남아있고 싶지만, 어느샌가 자신도 자각하지 못한 사이에 우리는 변하고 조금씩 잃어간다. 하지만 그렇게 잃은 과거의 우리는 지워지지 않고 남아있다. 잃은 것은 그 때의 무언가일뿐 우리 자신들이 아니기 때문에, 본인 자체는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에 과거는 조금 깊은 곳에 숨어버린것뿐 변해버린 현재에 의해 지워진 것은 아니다. 어떤 것이 계기가 될 지는 모르지만, 계기가 있다면 숨어있는 그 때를 다시 만나는건 불가능하기만 한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변한다는 것은 가장 무서운 일이 될 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무서워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초 평화 버스터즈의 6명은 멘마가 계기가 되어 과거의 그 때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끝없이, 영원히 계속되는 무한대의 초 평화 버스터즈. 진탄도, 아나루도, 포포도, 유키아츠도, 츠루코도 모두 변하지 않았다. 변했다고 무서워했지만, 변하지 않았으니까 멘마는 아무것도 무서울 필요가 없다.

 

 

애니메이션과 극장판을 먼저 접한 후 코믹스를 읽었지만, 게다가 읽은 건 1권 뿐이지만, 애니로 보던 극장판으로 보던 코믹스로 읽던, 멘마를 만났을 때와 초 평화 버스터즈의 시절을 함께했을때 느껴지는 아련한 잔잔함과 왠지모르게 찡해지는 감동은 어쩔 수 없는 이 만화의 공통점이다. 그렇지만 비교적 조금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소리가 없다는 것. 만화책의 아노하나는 그림만으로 감정을 고조시켜 먹먹해지게 만들기에, 영상쪽처럼 눈물을 터트리기엔 어쩐지 부족한 느낌이 든다. 코믹스 말고 영상물쪽을 먼저 접했다면 알고 있을 애니메이션의 엔딩인 secret base 〜君がくれたもの〜 (원곡은 ZONE의 히트곡이라고 하는데, 아노하나 엔딩에서는 멘마와 아나루, 츠루코의 성우분들이 함께 부른 커버버전이다) 을 BGM으로 틀어놓고 만화책을 읽어보는 것도 괜찮을듯. 아니면 만화를 읽은 후 애니를 접해보는것도 좋을 듯 하다. 물론 어떻게 보던 간에 아노하나라는 작품은 분명 명작임이 틀림없을거라고 생각한다.

 

아무것도 접하지 못했다면 지금에라도 접해보는것을 추천한다. 처음의 나처럼 울고싶지만 눈물이 나오지 않을 때라면 더더욱. 초 평화 버스터즈 6명의 과거와 현재, 얽매인 마음과 우정을 찬찬히 따라가다 보면 어느샌가 먹먹해진 본인을 만나게 될 지도 모른다. 멘마를 만나러 가자. 지금에라도 늦지 않았으니까.

 

 

초 평화 버스터즈가 언제까지나 친한 친구로 남아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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