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카네다는 사랑을 할 수 없어 1
카즈미 유아나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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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쏠린 도시락한테는 절대 다정하지 않아!!!


염원하던 사쿠라가오카 미대에 합격한 뒤,

'이제 남은 건 왕자님을 찾는 일뿐!!' 이라며 들떠있던 아코.

어느 날, 그녀는 논리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감정론은 논리적(loghical)이지 않다'고 딱 잘라 말하는

이사장 대리 카네다를 만나 강하게 끌리는데…?!

안경잡이 논리남과 논리제로 직감녀의

투닥투닥 러브 코미디!!

 

궁금하다. 엄청 궁금하다. 그래서 카네다는 사랑을 할 수 없다니, 뭐가 그래서? 무엇 때문에?

노란 장미를 한가득 배경삼아 휴대전화를 들고 당당하게, 어찌보면 뻔뻔하게 안경을 올리는 표지의 남자가 아마도 카네다인듯 한데, 생긴것도 멀쩡해서는 무엇이 문제일까. 읽어보진 않았지만 어딘가의 엣찌한 걸 할 수 없다던 라노베의 제목이 떠오르는 만화다. 흐름도 비슷하지. 그래서 나는 ~~~ 할 수 없다. 뭐 그런 제목들이니까, 둘 다.

​뒤집으니 더욱 더 호기심이 생긴다. 쏠린 도시락? ...뭐? 전혀 매치가 되지 않는데. 도시락이 쏠렸다는 건 분명 엄청나게 흔들었을 거고, 흔들면 쏠리고, 뒤섞이고. ...이 남자가? 멀쩡하게 생긴 남자가 도시락을 흔들고 다녀?

엄청난 의식의 흐름이었다. 고작 제목 하나 읽고 뒷표지를 봤을 뿐인데 별 별 생각을 다 했던게 나다. 덕분에 흥미가 생겼다. 줄거리를 읽었다. 아, 다행이게도 카네다가 도시락을 흔들지는 않았나보다. (자칫하면 멋대로 쌓은 이미지지만서도 시작도 전에 와장창 흔들려 무너질 뻔 했다) 아마도 쏠린 도시락은 여주인공을 칭하는 말이었나보더라.

어쩌다가 이 여자아이, 아코는 쏠린 도시락이 되었을까. 카네다는 왜 아코를 쏠린 도시락이라 부르는가. 투닥투닥 러브 코미디라는 말에 조금의 기대를 품으며 책을 넘겼다. 카네다가 사랑할 수 없는 이유도 같이 알아보고 싶어서.


안경잡이 논리남, 카네다. 첫 페이지부터 엄청난.. 엄청나다. 감정론은 논리적이지 않다며 버럭 소리치더니, 전화통화에 2분 35초나 허비했다며 초 단위로 시간을 읊는 모습은... 어떻게 받아들이면 좋지? (참고로 감정론은 논리적이지 않다는 카네다의 그 말 탓인지 챕터명도 loghical 1, 2...로 넘버링 되어있다)

논리제로 직감녀, 아코. 입학 후 첫 평가 수업을 앞두고도 비교적 긴장하지 않는 모습으로 자신이 그렇게 희망하던 미대에 입학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마냥 기뻐하며 마음 속 꽃밭을 펼치는 그녀는 매번 쏠린 도시락을 점심으로 꺼낸다. 만들 때 즐거우면 됐고, 먹을 수만 있으면 된다며 친구들의 놀림을 일단락시키려는 그녀 앞에 이유는 모르겠지만 엄청나게 화난 모습의 샐러리맨, 그러니까- 카네다가 나타난다. 2분 35초씩이나 허비하신 후 가던 길 앞에 나타난 쏠린 도시락. 논리만을 추구하는 그의 눈에 아마 잘못 보인 게 아닐까 싶다만. 어찌됐건 카네다는 사이즈 작은 도시락을 아코에게 선물하고는 또다시 허비한 시간을 초단위로 세며 캐리어의 킥보드(개조한걸까?)를 타고 순식간에 사라진다.

신데렐라가 유리구두를 남기고 떠난 것도 아니고, 유리 도시락을 남기고 떠나간 남자라니.. 이건 뭘까 싶지만서도 그렇게나 왕자님을 부르짖던 아코는 아무래도 카네다에게 한 눈에 반해버린 듯 싶다.

생긴게 취향이야, 내 왕자님♡ 이라며 기뻐하던 아코에게 사실 카네다는 이사장 대리로 취임한 학교의 관계자였습니다, 라는 엄청난 벽이 쿵 떨어진다. 그냥 왕자님 치고는 신분차가 높다는 느낌? 그런 차이에 놀라긴 무슨, 사실상 더 반해버린 아코였습니다만, 반해서 좋아할 여유도 없이 조금 더 현실적인 문제가 눈 앞에 놓인다. 수업료 50% 인상.

특별 장학생이 되어 전액 무료로 수업을 받는다는 선택지도 있지만 성적이 너무 낮아 불가능하단 생각에 울어버린 아코에게 카네다는 너 자신을 믿으라며 다정한지 아닌지 모를 말을 건네곤 엄청난 논리서들을 얹어주더니 또다시 킥보드로 순식간에 사라져버린다. 그렇게 아코와 카네다의 만남의 막이 열리고, 극의 1장이 시작된다.


 


논리와 감정은 서로 완전히 대비되는 성질의 것이다. 원래 이런 갭이 맞물리며 작용하는 것들이 꽤 효과가 크다고, 아코가 카네다의 '너 자신을 믿으라'는 논리에 스스로가 변할 수 있을거란 믿음을 가진 것처럼 아코의 감정으로 카네다의 논리가 조금씩 무너져 변해갈 모습을 떠올리니 꽤 흥미진진한 전개가 될것 같다고 느꼈다. 실제로 1권 후반부의 전개에서도 조금이나마 영향을 끼쳤던게 아코이고. 카네다가 사랑할 수 없는 이유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논리적이지 못하다는 이유인것 같은데, 그 쪽에 관해선 아코가 가르쳐주지 않을까? 자꾸만 부딪히는 논리와 감정 속에서 싹트는 감정...이라고 적으니 감정이 최종 승자가 되어버린 느낌이지만, 감정이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니니까.

아코가 논리뿐인 카네다에게 감정에 관한 것들을 가르쳐줘서 보다 더 유연한 사고에 도움을 주었으면 좋겠다. 작중 배경이 미대이기도 한데, 그림이란건 그리는 사람의 감정이 붓터치마다 스며들어가는 예술인데도 그런 걸 배제한 논리적인 사람이 미대의 이사장 대리라니 언밸런스하기도 하고. 논리만 주장하는 카네다임에도 부분적으로는 감정적이게 되는 점도 있다보니 이런걸 아코가 확 끌어올려준다면 서로에게 윈윈하는 괜찮은 조합이 될 것 같다.

논리남과 직감녀의 논리 반 감정 반 러브 코미디. 앞으로의 전개에서 카네다와 아코가 어떤 갈등을 통해 어떤 감정을 그리게 될 지 기대된다. 현재 2권까지 정발되었다. 


> 이 리뷰는 대원씨아이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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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간 친구 1
하즈키 맛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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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난… 친구에 대한 기억이 일주일만 지나면 사라져버려."

 

항상 외톨이로 지내는 같은 반 아이 후지미야 카오리가 고백한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세 유키는 후지미야와 친구가 되길 원한다.

일주일의 기억을 조각조각 잇고, 돌고 또 돌면서

두 사람은 친구가 되어간다. 몇 번이든, 몇 번이든―.

'친구'를 둘러싼 청춘 그래피티가 시작됩니다.



 

일주일간 친구. 아마 나처럼 매 분기마다 애니메이션의 신작 리스트를 꼬박꼬박 챙기거나, 분기별로 애니메이션을 꾸준히 보아왔던 사람이라면 이 작품을 보았건, 보지 않았건 머릿속 한 켠에 조금이나마 남아있는 작품명이 아닐까 싶다. 국내엔 올해 3월 즈음에야 정식 발매가 되었지만, 애니메이션으로써는 13년에 제작이 발표되어 2014년 2분기, 4월의 신작으로 이미 국내에도 정식 자막 방영이 되었던 작품이기 때문이다.

애니메이션을 보았던 사람이라면 대략적인 느낌은 알 거라 생각하는데, 전체적으로 포근하고, 작화도 보들보들한 느낌이다. 풋풋하고 사랑스러운, 우정과 사랑을 아슬하게 넘나드는 청춘 치유계 느낌?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느꼈었다.

애니메이션으로 관심을 가지면 자연스레 원작 쪽으로도 시선이 넘어가게 되는 법이다. 그래서 원작을 찾아보았었다. 원작에서만 느껴지는 특유의 포근함. 작화가 표현했던 포근함보단, ...조금 과장하자면 몇 배로 더 폭신폭신 보드라운 느낌이 들었다. 1권 표지가 그리고 있는, 후지미야를 향한 하세의 시선에 단숨에 매료되어 일본어의 가능 여부는 따지지 않은 채 원서를 냅다 구매했던 기억이 있다. 눈 앞에 나란히 꽂혀있기도 하고. 아, 이건 갖고싶은 분위기야. 라고 생각했었기에 생각한 건 바로바로 실천해버린 그런 경우였달까. ...뭐, 결국엔 읽지를 못하니 대강 눈대중으로 애니메이션과 맞춰가면서 분위기만 캐치하고는 그대로 한 켠으로 밀어버렸지만.

그리고 잠시 잊고 있었다. 원작이 정발되고 리뷰도서로 골라 받고 나서야 다시 새록새록 떠올랐다. 이젠 한글이니 읽을 수 있어! 라는 기쁨이 먼저 들었다. 다시금 작년의 느낌을 느끼며 후지미야에게, 하세에게, 이 작품 자체에 푹 젖어들고 싶었기에 한 장씩 천천히 넘겨가며 느낌을 손끝에 새겼다. 표지 일러스트는 다시 봐도 포근하다.

난 즐거웠던 기억이 월요일만 되면 사라져버려.

후지미야 카오리라는 같은 반 여자아이. 하세 유키가 친구가 되고 싶어 했던 여자아이. 사소한 우연이 계기가 되어 하세는 후지미야와 친구같으면서도 친구가 아니라는 묘하게 딱 선이 그어진 관계를 이어가게 될...것 같았으나, 금요일, 일주일이 다 되어 갈 즈음, 보통이면 다음주에 또 보자-라는 약속을 할 법한 그런 날에 하세는 청천벽력같은 이야기를 듣게 된다. 친구가 아니어도 좋으니 천천히, 같은 뉘앙스로 선이 그어졌음에도 같이 대화도 나누고, 게임도 하고, 도시락도 먹고,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누며 교실에선 보여주지 않던 후지미야 카오리의 모습까지도 잔뜩 마주했건만, 대뜸 돌아온 말은 '이제 나한테 말 걸지마, 전부 잊어버리고 모르는 척 해 줄래?' 같은, 전혀 납득이 될 리도, 납득하고 싶지도 않은 말이다. 그렇기에 반박했다. 말이 되냐고, 그럴리가 없지 않냐고.

하세는 그를 계기로 후지미야에게서 그녀의 비밀을 귀띔받는다. 난, 즐거웠던 기억이 월요일만 되면 사라져버려. 사이좋았던 사람, 더 같이 있고 싶은 사람에 대한 기억도 전부, 일주일이면 리셋되는거야. 친구에 대한 기억은 없어.

​솔직히 말이 될리가 없잖아? 물론 이 작품도 만화기는 하다만, 그거야 겉에서 보는 독자의 입장이고. 하세의 입장, 그러니까 그 쪽 세계에서는 후지미야의 일주일마다 기억이 리셋됩니다- 같은거 절대로 소설에서, 만화, 드라마에서밖에 볼 수 없는 내용이다. 절대 못 믿을걸. 그럼에도 하세는 용기내어 후지미야에게 다시 한 번 더 친구가 되어줄 것을 부탁한다. 매 주, 이렇게, 다시, 몇 번이고 내가 네게 친구가 되어달라고 말해줄게. 나와 친구가 되어주지 않을래요?


 


감정선이 참 예쁜 만화다. 후지미야와 하세의, 막 친구라는 이름 하에 맺어진 풋풋하고 사랑스럽지만 애달픔이 공존하는 묘한 관계가 참 예쁜 만화다. 아슬한 감정선과, 서로를 향한 마음, 때로는 엇갈리며 이리저리 흔들리는 줄이 참 예쁘다. 무조건 숨기려고만 하지 않는, 솔직하게 전부 드러내보이는 나약함이 오히려 반짝거리며 빛나는 모양새가 예쁘다. 매 주, 몇 번이고 새롭게 친구라는 관계를 시작하지만 두께는 더욱 더 견고해지는 것이 사랑스럽다.

우정 이상 사랑 이하, 어쩌면 한 쪽은 깨닫지 못했을 뿐 이미 사랑 이상의. 밸런스는 살짝 다를 지 몰라도 그 차이에서 일어날 지 모르는 균열을 없애고자 위하고 위해주는 하세의 이기적인 배려심이 귀엽기도 하다.

 


 

일주일은 몇 번이고 쌓여간다. 하세와 후지미야만의 일주일에서, 시간이 조금 더 흐른 후에는 하세와, 후지마야와, 하세의 친구 키류, 셋이 그리는 일주일이 쌓이고 쌓이며 후지미야의 시간과 기억을 구성한다.

처음 작품을 접했던 1년 전에도, 다시 손에 책을 들게 된 지금도 역시 작품의 설정은 조금 흔할 법한 클리셰 류라고 생각하고 있단 점은 변함이 없지만, 후지미야의 변화를 응원하는 마음 역시도 변함이 없다.

후지미야 카오리가 품고 있는 과거의 트라우마, 그로 인해 생겨버린 부분 기억 상실. 하루하루를 홀로 외로이 모노톤으로만 덧칠해오던 후지미야에게 하세 유키라는 파레트가 찾아와 구석구석 색을 입혀준다. 물론 초반에야 조금 삐끗거리고, 한 두달이 지났더래도 삐끗대는 부분은 존재한다만.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후지미야의 시간이 완전한 모노톤은 아닐 것이라는 거. 본질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못했다만 전개가 한 층 더 박차를 가해갈 수록 본질도 해결되고, 후지미야의 주변에도 하세 뿐만이 아닌 친구-파레트를 많이 만날 수 있게 되어 그녀에게 완전한 색을 입혀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친구를 통해, 친구가 가르쳐 주는 소중한 기억의 조각을 한데 모음으로써 완성될 후지미야의 밝은 미래를 응원한다. 그렇게 완성될 아름다운 컬러 풍경 위로 하세가 감정의 반짝임을 뿌려 주었으면 좋겠다는 건 개인적인 소망.

 

일본 현지에서는 전 7권 완결로 이야기가 끝난 상태이고, 우리나라에선 가장 최근, 8월에 4권까지 정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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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낙뢰 1
와타나베 카나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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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 만남은, 마치 한순간에 세상이 바뀌는 것 같은….

합동수업으로 동경하던 나모세와 급 가까워진 것도 잠시, 반이 바뀌어 완전히 머나먼 존재가….

그날, 침울해 있는 우미호 앞에 나타난 '발언실행 위원회'를 자칭하는 수수께끼의 아이, 아이사키 야치요.

야치요는 나모세한테 고백하라며 우미호의 등을 떠미는데….

 

 


 

옳은 표현일지는 잘 모르겠지만, 난 색감에 약하다. 소녀스러운 분위기에 약하다. 아마 책을 선택한 이유도 그 두가지에 달려있었을 것이 틀림없었다. 그러한 이유에서일까, 어느샌가 골라버린 책은 그렇게 내 손에 들어왔다. 분홍색의 사랑스러운, 사랑에 물들어있을 색과 배경의 옅은 꽃잎들의 흩날림은 시선을 단숨에 잡아끈다. 분홍색과 어울리는 연두빛 눈동자도 그러하다. 일러스트가 받고 있는 빛의 느낌도 좋았다. 조금 당황한 표정에 가깝게 어딘가를 곧게 응시하며, 온통 분홍빛으로 물들어있음과 동시에 꽃잎 속에 잠겨있는 소녀는, 거듭 말하지만 사랑스럽다. 제목의 하늘색과도 꽤나 잘 어울리는 조합과 색이다. 앞 표지는 쨍한 색을 띄고 있는 편이지만, 뒷표지는 파스텔톤의 은은함을 풍긴다. 나는 이러한 표지들의 분위기 탓에 자연스레 정말로 사랑스러운 순정만화일것이라는 생각을 떠올렸다.

낙뢰는 벼락이라고 한다. 꽃과 낙뢰. 꽃과 벼락이라는 맥락이 되는걸까 싶어 곰곰히 생각해보니 두 가지는 서로 같은 동일선상에 놓일 수 없는 존재인듯 하다. 꽃이 아름다운 결과라면, 낙뢰는 위험한 존재이니 장애물 정도가 되는걸까 싶어서. 제목은 보통 이야기를 가장 잘 나타낼 키워드로 정하는 것인데, 그렇다면 이 '꽃'과 '낙뢰'로 풀어내질 이야기는 과연 무엇이 될지가 절로 궁금해진다. 과연 내가 표지에서 느낀 인상이 맞을까.


 

 

 

한 번 말을 뱉으면 더 이상 도망칠 수 없다. 발언실행 위언회의 위원장, 아이사키 야치요가 자신을 소개하며 우미호에게 건넨 말이다. 매력적인 소녀다. 저 대사 한 마디로 내 마음을 완전히 매료시켜 앗아간 단발의 소녀. 아이사키 야치요. 이야기는 주인공인 후타무라 우미호가 야치요를 만나며 시작된다.

두 교실 떨어진 4반 남학생, 나모세와 수학 이동수업을 함께 들으며 마음에 무언가가 떨어져 내리는 기분을 느낀 우미호는 불가피하게도 하위 반으로 떨어져버린 나모세 탓에 잠시뿐인 함께함이 끝나자 허탈함에 혼자 멍하니 중얼거린다. 그 때 야치요가 나타난 것이다. 고백, 하고 싶어? 당돌한 질문이다. 무심결에 긍정의 대답을 건넨 우미호는 그렇게 야치요와 얽히게 된다. 덕분에, 비록 고백은 아니지만서도 야치요 덕에 다시금 나모세와 마주할 수 있었던 우미호는 느끼게 된다. 아, 아이사키와 함께 한다면 어디든 달려갈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덕분에 우미호는 나모세 뿐만이 아닌 자기 자신의 마음과도 똑바로 마주하는 결말에 닿게 되기도 한다.

말했지? '아무 것도 하지 않았더라면' 은 '그때 그렇게 했더라면' 이랑 같은 말이라고.

넌 어쩌고 싶어? 원래 어떻게 하고 싶었는데?

작중 묘사 상으로는, 갑자기 내리치는 낙뢰와도 같은 것을 사랑이라고 표현하는 듯 했으나 아직 1권뿐만 읽었기에 섣불리 단정짓기는 어려우므로 개인적인 생각을 몇 자 적자면, 낙뢰는 아마 야치요가 아닐까 싶다. 발언실행 위원회의 발족 목표는 혼자 하지 못할 일들을 도와주는 것 뿐이다. 순식간에, 들이치듯 콰광 하고는 나타나서, 할 수 있다고, 도와주겠다는 긍정적인 말로 사람을 끌어당기더니 실제로 이루어지도록 만들어 준다. 우미호가 나모세에게 말을 걸 기회를 만들어 준 것이 그랬고, 전학생인 시노미야가 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 것도 마찬가지다. 야치요는 그저 기회를 던져주는 것 뿐이다.

사람은 저마다 충분한 능력이 있음에도 그를 발휘하질 못한다. 그것은 스스로를 너무나 낮추어 보는 탓이 대부분일거라 생각한다. 내가 어떻게 해내겠어, 할 수 있을리가 없지. 부정적인 생각에 가라앉아 자신의 능력과 가능성을 한없이 꾹꾹 눌러 가두어버려 제한을 걸어놓는 것이다. 이것이 아마 야치요가 설명하는 발언실행 위원회의 발족 이유(인간은 어차피 혼자라고들 하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혼자 하지 못하는 일이란게 있고, 나는 그것을 도와주어 뜻이 이루어지게 하기 위해 발언실행 위원회를 발족했다) 중 혼자 하지 못하는 일의 전제조건이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도와주는 것. 도와주는 것은 낙뢰처럼, 번개처럼 들이쳐서는 리밋, 제한을 풀어 막혀있던 가능성을 시원하게 뚫어버리는 것이 야치요의 역할인 것은 아닐까 하고. 그래서 낙뢰가 야치요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우미호도, 시노미야도 전부 그렇게 뜻을 이루었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진심을 올곧게 전할 수 있었던 우미호, 낯가림이 심한 성격 탓에 가까워지기 어려웠던 시노미야의 곁에 친구를 만들어 준 것도. 모두 가능성은 존재했지만 스스로 포기하려다 야치요라는 계기를 통해 가능케 된 것들이다. 누군가에게 계기를 부여하는 중요한 존재, 야치요는 매력적인 아이이다. 그럼에도 과거사와 속내를 숨기는듯한 암시가 그녀의 정체에 대해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참 마음에 드는 작품이다. 순정만화적인 느낌이었고, 연애 라인도 희미하게나마 존재하지만 그보다도 힐링과 성장에 더 가깝다고 느꼈다. 야치요와 우미호의 관계에서 시작된 모두의 성장은 어떤 식으로 자라나 꽃을 피울까.

야치요의 대사 하나하나는 명언에 가깝기에 여운이 깊게 남는데, 찬찬히 음미해가며 만화를 읽는 것도 좋을 것이라 생각했다. 야치요가 직접적으로 내 가능성을 열어주지는 않지만, 대사로써라도 간접적이게 가능성이 열리는 기분? 내 옆에도 야치요가 있어서, 나도 실행하고자 하는 것을 해낼 수 있을것만 같은 희망찬 느낌을 읽는 내내 받았으니까.

1권의 끝이 암시했듯 앞으로의 전개에서 나올 야치요의 과거사와 발언실언 위원회의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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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씨와 그녀? 1 - 안 보여도 괜찮아
모리코 로스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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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원룸 가구&유령 포함 단돈 8천 엔!

스토커 기미 충만한 위험한 이웃은 덤♥


인터넷 쇼핑에 중독된 투명한(?) '그녀'

저렴한 방값에 낚인 식물성 '그'의 상상초월 러브 코미디★


안 보이니까… 오히려 사랑스럽다?!


노보 야스히사, 여자와 동거 중이라는 소문이 무성한 대학교 2학년.

하지만 그녀는 매우 불가사의한 존재였는데―?!

그와 '그녀'가 자아내는 일상인 듯 일상 아닌 일상의 이야기.





그와 그녀의 일상인듯 일상 아닌 일상의 이야기, 라고 하는 소개글의 한 문장은 내게 같은 출판사에서 발매된 완결 라노베 한 편을 떠올리게 한다. 목 없는 듀라한 라이더, 바텐더복 차림의 남성, 또는 정보상이라거나. 이케부쿠로에서의 비일상을 자처하는 모 작품과 지금부터 리뷰를 적어갈 노보씨와 그녀(이하 노보씨)라는 책에는 한 가지의 공통점이 있다. 모 작품의 듀라한 여주가 비일상을 자아내는것과 마찬가지로 노보 야스히사의 일상을 비일상으로 변화시키는 '그녀'는 형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존재하지 않지만, 분명히 노보와 함께 살고있는 그녀. (한국 전래동화의 우렁각시가 떠오르기도 한다. 혼자 밥해놓고, 집안일 해놓고. 하지만 형체는 없는 여자주인공이라는 점에서의 공통점이 존재하니까.)

덕분에 노보씨의 전개는 (여주인공이 형체가 없는 관계로) 남자인 노보의 시점에서 전개된다. 남자 시점의 만화는 개인적으로 읽을때마다 신선하게 느껴지기에 나는 호기심 가득찬 마음으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표지에 그려져 있는 누군가가 앉아있을법한 (아마도 그녀가 아닐까. 자세한 일러스트는 겉표지를 벗겨보면 깨알같이 그려져있다! 체크해볼 수 있길.) 붉은 의자와, 순해보인다고 해야할까, 맹해보인다고 해야할까. 여하튼 세상 물정 모를것같은 순수한 남자의 인상을 지닌 노보의 모습에서 과연 이들이 그려낼 비일상같은 일상은 얼마나 풋풋할지에 대한 기대감이 들기도 했고.
 


노보는 혼자 자취하며 대학교에 재학중인 겉으로는 평범한 학생이다. 친구들에게는 여자친구와 알콩달콩하게 반 동거중인 리얼충(*현실 생활(일이나 연애)에 충실한 사람을 가리키는 단어)) 으로 여겨지기 일쑤. 앞서 적은 두 문장 속 노보를 '겉으로만' 평범한 학생이라던지 리얼충으로 '여겨진다'던지 하는 모호한 단어를 사용한 이유는 바로 정체불명의 그녀 탓이다. 그녀는 형체가 없지만, 어느샌가 자연스레 노보의 집, 그리고 일상에 배어들어와 자연스레 동거하는 사이다. 언제나 그래왔던것처럼 익숙하게 노보는 그녀에게 다녀왔다는 인사를 전하고, 그녀는 저녁 찬거리를 사다 준 노보를 위해 식사를 준비해준다. 분명 형체가 있는 확실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실존하는지도 모를 판타지적인 무형의 존재와의 관계지만 둘 사이는 나름 뚜렷하다. 서로를 확실히 인지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이해해주는 사이. 아마 그녀가 형태가 있는 사람이었다면 둘은 꽤 잘 맞을 (우정으로건 연애로건) 그런 관계라고 제멋대로 짐작해본다.

노보와 그녀는 처음부터 매끄럽기만 한 관계는 아니었다. 유령이 있다는 소문을 들었음에도 가격이 싸다는 이유 (그리고 귀신을 보지 못한다는 이유로) 흔쾌히 입주를 결정한 노보였다. 하지만 이내 자신을 위협해오는 유령에 얼마간은 서로 신경전을 반복하는 나날을 지냈다. 그렇지만 화이트보드를 매개체로, 함께 하는 날을 하루 이틀 쌓아가며 이해관계를 만들고나서야 알콩달콩한 분위기도 풍기게 된 것이다. 여기서 잠시 다른 이야기지만, 이 점에서 미루어보아 사람간의 관계건 유령(..) 과의 관계던 서로 이해하고 알아가는 시간이 있지 않는 한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의 마찰은 불가피할지도 모른다는것이다. 관계는 이해가 중요하다. 다시 원래 이야기. 노보와 그녀가 쌓아올린 신뢰와 이해관계는 사람과 유령이라는 묘한 형체의 벽마저 건넌 초월의 관계다. 비현실적이지만, 얼마나 매력적인가.



노보씨의 스토리는 단지 노보와 그녀 둘 뿐인 이야기로 흐르지 않는다. 물론 메인은 그쪽이지만, 서브로 등장하는 캐릭터 중에는 조금 특이한 캐릭터도 있다. 노보가 그녀와 같이 살게 된 계기가 되었던 원룸 화재 때, 노보가 구해주었던 카네시로라는 캐릭터가 그 예다. 노보를 자신의 생명의 은인으로 여기며, 원룸 이후로 이사온 장소에까지 함께 이사와서는 과장된 애정을 보내오는 그녀는 어쩐지 스토커의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이미지다. 그 외에도 사촌동생 캐릭터까지, 노보씨는 다양한 캐릭터와 노보, 그녀 둘 간의 관계를 적절히 뒤섞어 귀여운 로맨틱코미디를 자아낸다. 매력적인 포인트다. 덕분에 앞으로의 권에서 등장할 다른 캐릭터와 이야기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게 되어버린다.
노보와 그녀가 살아가는 일상인듯 일상 아닌 일상의 이야기. 형태가 존재하지 않는 '그녀'와 노보의 이야기는 신선하면서도 새롭고 즐겁게 다가왔다. 이걸 사랑이라고 부르기에는 오묘한 감정과 형태와 존재지만, 그럼에도 사랑스러운 둘의 동거생활은 내게 신선한 즐거움을 안겨주고 간다. 표현할 말이 재미있다, 말고는 잘 떠오르지 않는게 문제지만, 참 재밌는 작품이다. 여러모로. 




이 책은 대원씨아이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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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 뒤에는 천사가 묻혀있다 1
코야마 카리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방과 후 교정 뒤편, 그곳은 천사들의 날개가 찢겨져나가는 곳 ――――

「LINE 망가」,「BOOK☆WALKER」등 일본의 다수 E-BOOK 서비스 플랫폼 종합 매상 1위 기록!!


「4학년 2반에 어서 와! 오늘부터 넌, 우리들의 XXX가 되는 거야!」

금단의 학원 서스펜스 스릴러, 마침내 정식 발매!


4학년 2반은 학교에서 제일 즐거운 반!!

리카는 내성적인 여자아이. 겨우 친해진 친구와 헤어진 채 아카가세 초등학교로 전학을 왔습니다.

「새로운 학교에서, 나도 새롭게 변하고 싶어!」라며 마음을 다잡아보지만, 좀처럼 용기를 내지 못합니다.

그런 리카에게 처음으로 말을 걸어준 건 공부도 운동도 모두 잘하는 완벽한 미소녀, '아이'였습니다.




 


국내에 이 작품이 건너건너 들어온 것은 정식 발매가 되기 1년 정도 이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물론 당시에 직접 보았던 것은 아니지만, SNS에서 꽤나 유명한 만화라며 저마다 감상을 늘어놓는 친구들을 통해 전혀 멀쩡하지 못한 내용이라는 스포 아닌 스포만 들었던 것이 이제서야 떠오른다.

대원씨아이의 판권 계약 소식이라거나, 신작 발매의 소식은 매 번 꼬박꼬박 챙겨보던것이 나였기 때문에 작년 겨울, 이 작품이 판권계약되어 정발 목록에 올랐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꽤 충격이었다. 당시 친구에게 들었던 말로는, 꿈에 나올 정도로 무섭고, 아무리 생각해도 그림체와 귀여운 학생들 치고는 무섭고, 또 무섭고, 곱씹으면 더 무서운데 이게 또 현실과 아주 동떨어진 건 아닐거라 생각이 되어서 더 무섭다는 그런 픽션이었댔다. 그래서 정발된다는 포스팅 속의 댓글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이게 정발될 줄 몰랐다'던 반응은, 보지 않았던 나조차도 납득되는 이야기였다.

그때보다 나이가 몇 살 많아졌음에도 흔쾌히 손에 들 자신은 없었다. 그래서, 정발 소식을 들었음에도 지금까지 약 반년을 미뤄왔는지도 모른다. 결국은 리뷰도서라는 명목 하에, 타인의 의지가 묻어난 권유가 아닌, 스스로의 선택으로 책을 들었지만. 사실 잡으면서까지도 미심쩍었다. 과연 내가, 이번에는 읽을 수 있을까. 조마조마했다.

 

일러스트는 예뻤다. 노을 진 하늘을 배경으로 서있는 표시 속 한 명의 소녀, 란도셀을 등에 맨 채 노을빛에 물들어버린 원피스와 머리카락을 펄럭이며 어딘가를 응시하는 소녀는, 예쁘긴 예쁘더라. 그게 첫 감상이었다. 뒤집어보니 한 명의 소녀가 또 있었다. 마찬가지로 어딘가를 응시한다. 눈에 맺힌 눈물과, 소녀가 응시하는 위쪽 시선이 맞물려 애절함을 자아냈다. 두 소녀의 공통점이 무엇인가. 그건 손에 든 작은 목걸이에서 답을 얻을 수 있었다. 목걸이다. 단지 사람이 착용하는 악세서리적인 목걸이가 아니라, 개를 구속하려는 용도의 개 목걸이일 뿐.

아직 읽기 전이었으니까, 아, 키우던 개가 죽어서 슬픈가? 따위의 가벼운 감상으로 일러스트를 넘겼다. 그 말이 작중에서 아예 틀렸던 말이 된 것은 아니었지만, 전부 읽은 후 다시 생각해보니, ... 바보같은 생각이었다.

 



시작은 희망찼다. 내성적인 여자아이 우시로도 리카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이 작품은 하치야 아이를 만났을 때까지만으로 본다면 희망찬 내용이다. 내성적인 여자이이가, 남과는 달리 뛰어나고 우월한 경의 대상을 하나 만나고 그 사람을 계기로 바뀌어나가는 초등학생 청춘물 정도로 생각하기에 딱 좋은 내용이다.

​내성적이라 남들에게 자기표현을 하는 것이 서툰 리카는 그럼에도 자신을 이해해주고 속을 전부 알아주는듯 한 아이에 금세 매료된다. 아, 나도 이런 여자아이가 되었으면. 이런 아이가 내 옆에 있어주다니, 내가 변한다면 아이 덕분이야. 아이 덕분, 네 덕분...  아이 앞에서는 어느정도 자신을 드러낼 수 있게 된 리카지만, 다른 학급 친구들 앞에서는 여전히 움츠러드는 리카였기에 어느 날은 커다란 마찰이 일어나, 일방적인 괴롭힘에 시달릴 위기에 처해버린 소녀였다.

 

 

 

리카는 또다시 아이에 의해 구해졌다. 그렇지만, 그 호의가 무서워 도망치게 된다. 도망쳤던 끝에 마주친건 실은 여린 속내를 지닌 아이의 눈물이다. 리카는 그런 아이를 보고 자신감을 얻어 외친다. 나, 소라를 대신해서 아이의 기운을 북돋워줄게. 소라를 '대신' 해서. 아이를 위해서 제대로 변화를 마음먹은 리카는 변한다. 그 쯤이면 참 완벽한 해피엔딩이었다. 초등학생의 내적 성장과, 친구 사이의 따뜻하고 포근한 우정을 그려낸 작품으로 마무리 되는 '줄' 알았던 교뒤천은, 이제 시작이었던 것이었다. 그도 그럴게, 이게 이렇게 끝나면 친구의 '무서운 작품' 이라는 평과, 사람들의 '이게 정발될 줄은 전혀 몰랐죠' 라는 반응이 나올 이유는 어디에도 없지 않은가?

리뷰에서는 도입부만 다루겠다. 이후의 이야기는 간단히 언급만 하자면, 리카는 분명 변한다. 소라를 '대신'하겠다는 자신의 의지대로, 소라'로' 변한다. 자신이 변하는 건 아이 '덕분'이라고 말했던 리카지만 결국은 아이 '때문' 이었고. 의지대로라면 긍정적인 이야기로 들릴테지만, 글쎄. 어느 쪽이 긍정이고 어느 쪽이 부정일지는 부디 읽어보는 사람들이 판단하길 바란다.

매 화, 출석번호 몇 번 누구누구 라는 제목을 달고 진행되는 작품이다보니 4학년 2반 아이들의 다양한 각도로 스토리를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은 괜찮은 점이다. 심지어 선생님의 시점으로도 바라보는 것이 가능하니, 사건의 옳고 그름과 진실과 해결책은 그 속에서 독자 개개인이 파악할 몫이다. 혹 이 이후, 다음 권을 손에 들어 계속해 이 작품과 함께하게 된다면 끝내는 자신의 신념을 되돌아보는 기회도 되지 않을까 한다. 이 점은, 내가 후속까지 전부 읽었기 때문에 하는 말이 아닌, 1권만 읽었을 순간에도 조금이나마 되돌아봤던 기억이 있기에 덧붙이는 말이다. 단지 계속 읽는다면 더 확실하게 되돌아볼 수 있을거라고 생각할 뿐.

픽션은 가상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현실을 바탕으로 깔고 그 위로 한층 한층 가상을 쌓아올리는 것이기에 100퍼센트 ​거짓말로만 이루어진 이야기는 아니다. 0.1퍼센트의 적은 수치이더라도 픽션엔 현실이 묻어나오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책을 읽을, 읽는 사람들은 한 가지만 확실히 기억해줬으면 한다. 분명 이는 현실과 먼 과장을 얹은 픽션일지는 모르지만, 이 작품 자체가 관통하고 있는 커다란 주제는 절대 픽션이 아니라는 것을. 모쪼록 어설픈 글이었지만 전해졌길 바라며 교뒤천이라는 작품 속 4학년 2반을 지켜봐주길 바란다. 시작이 리카였을뿐 결국 서른명의 소라일테니.


 



이 책은 대원씨아이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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