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 1 - 가난한 청춘의 끝없는 걸음
야마사키 도도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4년 7월
평점 :
품절



팔리지 않는 만화가의 삽질 만화인생!


나이 스물여섯. 뚜렷한 미래가 보이지 않는 고만고만한 가난동지 친구들과

한지붕 아래 동거 중인 스나오는 땜빵 원고 전문인 무명 만화가.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앞에 건방지지만 실력은 뛰어난 수퍼 어시스던트, 나시다가 등장한다.

급기야 '금녀의 집'이었던 그곳에 현찰의 힘(?)으로 눌러살게 된 그녀에게

질투심과 압박감을 느끼며 괴로워하던 스나오는

만화가로서의 삶과 여자친구 사이에서 균형을 잃은 채 그저 비틀거릴 뿐!

풀리지 않는 딱한 그의 인생은 점점 꼬여만 간다​…?!



스물 여섯. 결코 젊지만은 않은 나이. 꿈을 향해 서로 돕자는 목표 하나만으로 스무 살부터 6년간 동거해온 주인공 스나오와 그의 친구들. 만년 안 팔리는 만화가에 과자 리뷰밖에 일거리가 없는 자칭 스포츠 라이터, 방구석 폐인 피규어 제작자까지. 아무리 보아도 스물 여섯이라는 나이 치고는 현실보다 꿈과 이상에 더 물들어있는 모습이다. 꿈을 향해 힘차게 도우며 나아가기는 커녕 꿈에 끌려다니며 가까스로 꿈의 길에 매달려있는 꼴일 뿐인 그들의 모습은 스물 여섯 어른이 아닌 아이같은 느낌도 조금은 느껴진다. 일은 스나오가 평소처럼 자신의 원고를 가지고 출판사에 갔다가 대타 원고를 부탁받게 되고, 어시스던트 한 명을 만나게 되면서 시작된다. 그저 평화롭게 현실과 동떨어진 곳에서 자신의 꿈에만 매달려 살아가기 급급했던 그(들)에게 21살 어시 개성 강한 니시다 카노가 나타나고, 그녀는 그녀만의 개성과 자신감을 무채색이었던 스나오에게 물들여간다. 자신감 없는 스나오에게 자신감 가득 당당하게 그림을 지적하고, 조언하고, 때로는 도발하기도 하면서 스나오를 휘두르는 그녀의 모습은 조금 뻔뻔해보이기도 한다.
 

 

 

 

 

 

제목 BET의 의미를 사전에서 찾아보니 경마, 내기 등에 돈을 걸다, 무엇에 대해 거의 확신함을 나타내는 틀림없다의 의미 두 가지가 있었다. 의미를 찾아본 후 곰곰히 생각하니, 혹시 이 단어의 첫번째와 두번째 뜻이 각각 스나오와 나시다를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 경마나 내기 등에 돈을 거는 도박행위는 확신이라는 바탕이 있지만서도 조금은 흔들려 불안한, 스나오가 꿈을 가지고 노력하며 전진하려고 하지만 어딘가 불안불안 위태한 그의 모양새와 닮아있는 것 같고, 그에 비해 거의 확신하고 틀림없고 자신만만해하는 두 번째 의미는 마치 자신감 넘치고 당당한 나시다의 모양새와 닮아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확실히 작품 내에서도 스나오는 불안불안, 나시다는 당찬 모습이 뚜렷하게 그려지곤 한다. 이런 둘의 차이가 만드는 조합이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줄 지, 스나오는 어디까지 자신의 꿈 위를 걸어나갈지 궁금해진다. 아마 나시다가 스나오의 이정표 역할이 되어주지 않을까 하는 작은 바램도 있달까. 


꿈이라는 것은 어렸을 적이던 다 큰 어른이던, 크기가 크던 작던 상관없이 누구나 마음 한 켠에 품고 있는 목표이자 희망이라고 생각한다. 어렸을 적의 우리는 어른들에게 꿈은 크게 가지라는 말을 들으며 꿈을 꾸기를 강요받곤 했다. 하지만 그 꿈들을 품은 마음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점차 현실(금전적 문제에 인한 생활문제라거나 주변의 시선이라거나)에 눈 뜨게 되고, 현실 앞에 꿈을 포기하거나 무릎꿇으며 결국은 눈 앞에 놓여진 상황에 맞게 꿈을 이리저리 깎아내 점차 작아져 이내 사라지기 마련이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고 바라는 것이 무엇이었는지 잊은 채로, 그저 하루 하루 살아가기에 바빠지게 된다는 것. 무엇을 바라는지, 원하는지 모르는 채로 살아가는 건 의미가 없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자신이 바라는 걸 뚜렷이 추구하는 스나오의 가치관은 좀 닮고싶기도 했다. 그렇지만 언젠가는 현실에 부딪힐거고, 현실과 타협해서 나도 꿈을 줄여나가야 할 때가 올 것이다. 그 때의 나는 어떻게 할까. 스나오처럼 나아갈까, 아니면 초반에 포기하고 집을 나선 카지처럼 멈출까. 어찌되던 그 때를 마주쳐봐야 알겠다만, 스나오 덕분에 어느 정도는 내 꿈에 대해 생각해보고 현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BET. 가난한 청춘의 끝없는 걸음은 어디까지 계속될까―

 



*이 리뷰는 대원씨아이의 지원을 받아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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