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밀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최고은 옮김 / 엘릭시르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른 사람을 살해할 경우. 다른 사람에게 살해당할 경우. 다른 사람을 살해한 사람을 지목했을 경우. 다른 사람을 살해한 사람을 지목한 사람을 도왔을 경우.” 책 뒷표지에 적힌 이 짧은 문장은 규칙처럼 나열되어 있으면서도 묘한 긴장감을 품고 있었다. 인간의 선택과 그로 인해 이어지는 관계의 연쇄를 떠올리게 하는 이 문장은 단번에 호기심을 자극했고, 자연스럽게 여러 상상을 불러일으켰다.


처음에는 뒷표지의 몇 줄 문장 때문에 시작한 책이었지만, 읽다 보니 그 문장이 단순한 홍보 문구가 아니라 작품의 핵심 구조를 압축해 놓은 문장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독자는 ‘누가 무엇을 했는가’라는 질문뿐 아니라 ‘왜 그런 선택을 했는가’라는 질문까지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되고, 그 과정에서 이야기의 구조를 하나씩 짚어보는 재미가 있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약간의 아쉬움도 남았다. 평소 복선을 촘촘히 배치하고 마지막에 그것을 정교하게 회수하는, 세밀하게 설계된 스릴러를 더 선호하는 편이라 그런지 이야기의 전개가 조금 더 치밀하게 맞물렸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최근 ‘미스터리 서클’ 같은 설정이 비교적 익숙해진 영향 때문인지, 작품이 가진 아이디어 자체의 신선함이 예전만큼 강하게 느껴지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뒷표지의 몇 줄 문장에서 시작된 호기심이 끝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인간의 선택이 어떤 방식으로 사건과 관계를 만들어 가는지 생각해 보게 만드는, 독특한 구조의 미스터리라는 점에서 기억에 남는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