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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소리 ㅣ 생각하는 분홍고래 18
젬마 시르벤트 지음, 루시아 코보 그림, 김정하 옮김 / 분홍고래 / 2020년 8월
평점 :

그림책을 읽어주다 보면 나에게 더 큰 울림을 주는 책이 있다. <세상의 소리>도 그런 책이다.
바닷가 집에 사는 소피아는 방학이면 외갓집으로 간다. 바람 소리, 파도 소리, 모래 소리가 내는 바다의 음악을 기억 속에 담고. 외갓집이 숲속에서는 동물과 시냇물, 곤충들의 음악이 소피아를 맞이한다. 잠시 모든 소리가 멈추었다. 소피아는 바람에서 바다 냄새를 맡았다. 나뭇잎을 흔드는 바람으로 늑대가 온 걸 알아차린 소피아는 늑대를 초대하는 소리 신호를 보낸다. 반딧불이 조명 속에서 숲의 소리들은 오케스트라 연주를 한다. 소피아는 숲에 바다의 음악을 선물한다. 이제 숲과 바다는 하나가 된다.
“어때?”
책장을 덮으며 조심스럽게 아이의 반응을 살폈다.
“재미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여섯 살 아이에게는 책이 주는 메시지가 어려운지 말끝을 흘렸다.
좀 더 크면 읽게 할까 생각하는데 책 제목이 눈길을 잡아 끌었다.
실타래가 엉킨 것 같은 상황이 벌어져 답답하면 주로 호젓한 숲길, 때로는 바닷가 길을 걸었다. 걷다보면 머리는 맑아졌고 마음은 평안해졌다. 난 세상의 소리를 들으러 떠났던 거고, 세상의 소리는 어김없이 나를 치유해주었다는 걸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속으로 말했다.
“살다보면 힘들고 어려울 때가 있어. 내가 항상 너를 다독이고 지켜주지는 못할 거야. 그러니까 네 스스로 일어날 줄 알아야 해. 무섭다고? 괜찮아. 세상의 소리를 기억하고 듣고 불러낼 수 있으면 언제나 스스로 일어날 수 있단다.”
아이가 읽어달라고 하지 않으면 슬쩍 끼워 넣으면서라도 이 책은 연거푸 읽어주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