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과 지옥의 이혼 믿음의 글들 202
클라이브 스테이플즈 루이스 지음, 김선형 옮김 / 홍성사 / 200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유비의 오류라는 것이 있다. 유비를 행할 때, 사람들은 유비를 하고자 하는 항목에만 유비를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 외의 유비를 위해 도입한 다른 개념마저도 유비에 적용하는 오류에 빠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성경을 읽으며 구원을 죄에 대한 죽음이라고 했다 치자. 그러면 이 구절은 죄에 대한 책임이 죽었다는 뜻에서 사용하기 위해 도입된 개념임에도 독자는 죽음을 확대 해석하여, 시체와 같이 죄에 대해 무반응하는 것으로 오석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듯 비유라는 것은 언제나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독자는 언제나 작가의 핵심적 의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며, 확대 해석을 통한 자기만의 해석에 빠져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유비가 없다면 실재에 대한 이미지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더구나 우리가 알지 못하는 실재에 대해서는 무엇으로 상대방을 납득시킬 수 있을까?

이 책에서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것은 유비의 위대한 힘이다. 조심스럽지만 공감할 수 밖에 없는 비유의 위대한 힘.... 여기서 루이스가 과연 천재일 수 밖에 없음을 인정하게 되는 것. 바로 그것이다. 왜 하나님의 사랑은 보편 구원론을 요구하지 않는지, 왜 하나님은 모든 사람을 구원하지 않는지, 왜 사람은 하나님을 선택하지 않는지, 왜 사랑하면서도 지옥의 존재를 지우지 않을 뿐더러 구원하고자 하지 않는지..... 절묘한 비유로 루이스는 우리에게 공감을 이끌어낸다. 이해하지 못했던 신의 공의와 사랑의 딜레마를 절묘하게 풀어헤친다.

과연 그의 설명이 진리인가? 그렇지 않음을 안다. 진리의 본체는 더더욱 신비하고 오묘하리라...그러나 적어도 속은 시원해진다. 이렇게 이해할 수 있다면 어느정도는 찜찜했던 질문들에 대한 대답은 당분간 질문하지 않을 수 있겠다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