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친구 마키아벨리 시오노 나나미의 저작들 2
시오노 나나미 지음, 오정환 옮김 / 한길사 / 200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마키아벨리즘이라하면 잔혹함과 냉혹함을 상기시키는 단어였다. 난세의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풍전등화와 같은 국가의 운명을 보며 강력한 국권을 가진 나라를 희망한 저자. 그렇기에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을 강조하는 사람이라고 여긴 것이 마키아벨리에 대한 선입관이었다. 그러나 시오노 나나미의 책을 통해 그런 개념들이 얼마나 바보스러웠는지를 알게 되었다면 과장인 것일까?

아니다. 정말 나는 선입관에 사로잡혀 사람의 본질을 호도한 바보스러운 사람이었음을 고백할 수 밖에 없다. 보통의 인간과 같은 욕정에 시달리기도 하고, 때로는 부족한 월급을 인해 불평을 늘어놓고, 친한 사람과 만나 밤새도록 마시며 공금을 쓰기도 하고, 적절한 착복도 고백하며, 때때로는 구직을 위해 꼼수를 쓰기까지 하는 평범한 사람.

물론 그의 능력과 지성, 현실주의자의 전형으로 보이는 사고의 체계들은 그가 결단코 범상한 사람이 아님을 보여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보통의 삶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동네 아저씨며, 퇴직한 50대며, 나의 친구인 존재로서 다가올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시오노 나나미는 이런 마키아벨리는 너무나도 잘 묘사해주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마키아벨리의 전략론이나 군주론에 대해서는 다시금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들게했다. 이제는 색안경을 벗고 그의 시대와 그의 아픔에 공감하면서, 그의열망과 소망을 깊이 이해하면서 글을 읽어보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아마 이전과는 다른 마음이 들 것이라 여겨진다.

이로써 르네상스 저잡집은 모두 읽어본 듯 하다. 전쟁 시리즈와 색체로망 시리즈마저 읽어본다면 그녀의 르네상스 시대를 배경으로한 책들은 다 읽는 셈인데, 자뭇 얻은 것이 많다는 생각과 함께, 그 모든 책들의 저변에 바로 이 책. 나의 친구 마키아벨리가 면면히 흐르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녀의 사상 전부라고 밝힌 마키아벨리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이 돋보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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