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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도시 이야기 - 상 - 베네치아공화국 1천년의 메시지 ㅣ 시오노 나나미의 저작들
시오노 나나미 지음, 정도영 옮김 / 한길사 / 2002년 5월
평점 :
베네치아라는 독특한 형태의 국가가 자신의 정체를 어떻게 지키고, 그 역량을 효율화 하여 극대화된 국력을 이끌어 냈는지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저자 자신은 이 책을 쓰면서 자신의 조국인 일본을 염두에 두었겠지만, 한국의 독자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아마 한국의 현재상을 더더욱 떠올리게 될 것 같다.
철저한 개방형 국가가 될 것과, 사고의 보편성을 가질 것, 종교적 경직에 대비할 것, 타인을 존중하며 공존할 것을 주장하는 것이 이 책을 쓴 시오노 나나미의 의도인 듯 하다.
그런 면에서 베네치아 만큼 시오노 나나미의 기질에 적합하게 들어맞는 국가가 있었을까? 물론 로마인 이야기를 읽었다면 당연히 '로마'를 외쳤겠지만....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제노바와의 오랜 교전과 경쟁의 역사를 보면서, 뛰어난 재질을 가졌음에도 조직력과 공동체성을 무기로 한 베네치아에게 패할 수 밖에 없었던 제노바의 운명은 참으로 의미심장한 것이었다. 현대의 사회는 개인성과 독창성의 극대화로 치닫고 있으며, 공동체성이나 전체를 배려하는 희생등이 멸시되는 분위기가 있는 듯 하다.
그러나 베네치아를 보라고 말하고 싶다. 그 곳에 있었던 공동체적 단결이 활력을 파괴했는제, 부의 공평한 분배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는지, 불평등한 사회를 조장했는지, 경제적 창출을 억제했는지 말이다..... 현재의 우리와 비교하며 깊이 읽어볼 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