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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혐오, 그 후 - 우리가 만난 비체들
이현재 지음 / 들녘 / 2016년 10월
평점 :
주/객체의 구분에서 벗어난, 기존의 경계를 위협하는 비체abject로서의 여성(운동)을 설명하며, 이들의 연대를 위해선 역시 상대를 객체로 보지 않는 공감co-feeling이 필요하다고 얘기한다.
미러링이란 drag와 같은 젠더 패러디로 볼 수 있겠으나, 이를 통해 기존 주체에 자신을 동일시하는 것이 정말로 잠정적인가, 새로운 비체가 되어 경계를 부수기보단 그저 또 다른 주체가 되려는 것뿐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던지고 있으며, 인터넷을 중심으로 부상한 이러한 운동 또는 단체들이 놀이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인정투쟁으로 이어져 나가도록 한다면 언어화와 다른 비체들과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여성혐오 집단은 성취인정을 위한 투쟁 속에서 (자신을 '무시'하는) 새로운 여성 비체들을 위협으로 느껴 배제하며, 그들을 '인정'해 줄 고전적 여성상을 원하고 동시에 지배적 남성성을 활용해 능력과 정체성을 과시하고 우월성을 확보하려 한다."이들은 수사적으로는 남녀평등을 주장하지만, 정작 이를 가능하게 해줄 제도적, 물질적 차원의 변화에는 관심이 없다. 여기서 젠더관계는 오직 이데올로기적으로 재생산될 뿐이다.(108p.)"는 소위 '이퀄리즘'에 대해 적절한 설명이 되어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