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폐허를 응시하라 - 대재난 속에서 피어나는 혁명적 공동체에 대한 정치사회적 탐사
레베카 솔닛 지음, 정해영 옮김 / 펜타그램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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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현재의 주류 사회와 그에 대안으로 제시되는 시민 사회를 비교한다. 인간은 사회적 의미를 갈망하나 주류 사회는 기존의 위계질서를 옹위하며 개인을 고립시킨다. 따라서 사회가 붕괴하는 재난 시에, 대중은 자연스레 서로 동질감을 느끼며 (유토피아적인) 공동체를 조직하고 사회적으로 더 큰 존재가 되려 한다.
그러나 이렇게 발생한 권력의 부재와 더 나아가 일시적인 전복을 두려워해, 기존 권력을 권유하던 소수-엘리트는 다수-대중을 향한 '엘리트 패닉'에 빠져 종종 재난 그 자체보다 더 큰 재앙을 부른다. 9/11 테러 이후의 미국은 시민 사회로 발돋움할 '외상 후 성장'이 가능할 수도 있었지만 이렇게 복수와 배제, "남성성"을 부르짖는 국가적인 영웅주의로써 회귀하고 만다.

직접적으로 무정부(혹은, '반권위')주의가 크게 언급되진 않지만 전체적으로 그러한 시각이 묻어난다. 통제되지 않는 대중은 위험하고 - 따라서 한 영웅적인 개인이 필요하고 - 인간의 미래는 비관적이라는 확고한 통념에는 개인적으로 상당히 신물이 나 있는데, 저자의 낙관적인 인간상을 통해 우리가 실제로 어떠하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시금 되새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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