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읽었던 책들 중 이토록 빠르게 읽어내린 작품이 있었나 싶다. 물론 작은 판형에 깊은 사유를 담은 배반인문학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는 가지고 있었으나, 신작으로 나온 ‘말’ 특히 언어를 다루는 주제는 흥미로울 수 밖에 없었다. 가끔 라캉을 통해 ‘언어’의 학문적 정의까지 내려갈 때는 조금 혼란스럽기도 했지만, 정해진 분량 안에 전문적인 지식및 배경지식까지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는 엄청난 이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언어를 기반으로 한 문학에 대한 관심사가 적은 이들도, 결국은 사회관계 속에서 필수적으로 이용될 수 밖에 없는 언어를 다룬 작품. 언어의 다면적인 모습 및 특성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어 즐거웠다. 더불어 배반인문학의 다음 시리즈들도 기대하게 만드는 신작이었다고 이야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