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펜하우어의 정수

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 ㅣ 을유사상고전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지음, 홍성광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년 1월

📚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_아르투어 쇼펜하우어/홍성광

누군가 좋아하는 철학자가 있는지 물어본다면 나는 크게 고민하지 않고 쇼펜하우어(물론 카뮈, 시몬 드 보부아르도..🖤)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그중에서도 행복론과 인생론은 언제든 다시 꺼내보는 꾸준한 나만의 인생 책으로도 꼽을 수 있다. 게다가 이번에 을유문화사에서 초판 이후 10년 만의 개정판으로, 새롭게 수록된 번역과 해설까지 나와 새롭고 반가운 마음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가독성도 더욱 뛰어나짐. 다시 읽어도 모조리 줄 치고 싶은 주옥같은 그의 천재적이고 통찰력 깊은 사상에서 유영할 수 있었던 기회가 주어져 너무나 기쁘다.
아직도 쇼펜하우어라는 철학자에 대해 비관적이고 염세적이며, 삶의 공허함을 다루는 자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분이라면 꼭 권하고 싶은 고전이다. 쇼펜하우어는 자살이 아닌 해탈을 주장하였다는 바도 분명히 하고 싶고, 그가 얼마나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을 통해 본질을 꿰뚫어보는 자라는 것을 알게 될 터이니. 본인이 직접 경험해 보지 않았던 것에 대한 편견에 사로잡히는 것보다는, 그의 저서를 통해 자신만의 철학자들에 대한 입장과 선호를 정리해 보는 것도 철학에 대한 재미를 붙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고 생각된다.
2부로 이루어진 인생론에서 독서와 책을 다룬 그의 철학은 다시 보아도 아주 촌철살인이 따로 없다. 행동에 옮겨야 의미가 있다고 스스로에게 읊조려본다.

📌행복을 얻기란 쉽지 않다. 우리 자신의 내부에서 행복을 얻기란 매우 어려우며, 다른 곳에서 얻기란 아예 불가능 하다. 샹포르[성격과 일화]

✏️의지의 내적 충동이 격렬하고 충동적이고 격정적일수록 그것에 부속된 지성은 그런 만큼 완전하고 명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지가 격렬한데 지성이 매우 미약한 경우 무분별한 오류, 파멸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내면이 풍요로우면 운명에 많은 요구를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행복에서 우리를 이루는 것, 즉 인격이 두말할 필요 없이 가장 중요하다. 인격은 어떤 상황에서도 한결같은 효력을 발생하기 때문이다. (...) 인격은 다른 두 가지 범주의 자산과 달리 운명에 종속되지 않으므로, 우리에게서 그것을 빼앗아 갈 수 없다.

✏️인간이 이루는 것이 인간이 지니는 것보다 우리의 행복에 훨씬 기여한다.

✏️인간의 행복을 가로막는 두 가지 적수는 고통과 무료함임을 알 수 있다. (...) 잘못된 길로 빠지지 않게 우리를 가장 확실히 지켜 주는 것은 내면의 풍요, 즉 정신의 풍요다. 정신이 풍요로워질수록 내면의 공허가 들어찰 공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뛰어난 정신력을 지닌 사람은 심지어 고독을 선택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원래 지닌 것이 많을수록 외부로부터 필요한 것이 더 적어지고, 다른 사람이 덜 필요하다.

✏️평범한 사람들은 단지 시간을 보낼 생각만 하지만, 재능 있는 사람들은 시간을 활용한다.

✏️자신의 내부에 비치는 것의 가치를 단순히 타인의 눈에 비치는 것과 비교해서 올바르게 평가하면 행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의 행복과 불행은 결국 우리의 의식이 무엇으로 차 있으며 무엇에 관여하느냐에 달려 있다.

✏️자기 자신에게 만족하고 자기 자신이 전부일 수 있어서, “나는 모든 재산을 몸에 지니고 다닌다”라고 말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확실히 우리의 행복에 가장 유익한 특성이다. 따라서 “행복이란 자기 자신에게 만족하는 사람의 것이다”

✏️독서란 자기 스스로 생각하지 않고 남이 대신 생각해 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우리는 그 사람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과정을 따라가는 것에 불과하다. (...) 독자적 사고를 하다가 독서를 하면 마음이 한결 홀가분해지는 것이 바로 그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자기가 지금까지 읽은 것을 모두 간직하기를 바라는 것은 지금까지 자기가 먹은 것을 모두 체내에 담고 있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 (...) 반복은 연구의 어머니다. 중요한 책은 무엇이든 즉시 두 번 읽는게 좋다. 그래야 사물의 맥락을 좀 더 잘 파악할 수 있고, 끝을 알고 있으면 처음 부분을 비로소 제대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