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없이 많은 바닥을 닦으며_마이아 에켈뢰브/이유진일기, 에세이 혹은 수필계의 대표작이라고 부를 수 있는 마이아 에켈뢰브의 수없이 많은 바닥을 닦으며가 새롭게 개정된 판본으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출판사의 지원을 통해 빠르게 만날 수 있게 되어 너무나 기뻤다. 청소노동자로서 또한 엄마로서, 야간학교의 학생으로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내는 삶 속에서 그녀의 삶을 얼마나 빛나는가. 청소노동자로서 인생을 바라보는 통찰력은 또 얼마나 감탄스러운가. 나는 생각한다. 이 세상에서 노동의 가치로움을 아는 것은, 삶의 지혜를 아는 것과 유사할 것이라고. 그런 그녀의 글과 기록물들을 가감없이 읽어내릴 수 있는 이시간이 나에게 참 소중하다. 그녀의 글이 나에게 이야기 하는 것 같다. 너는 왜 너의 삶을 이리 소진시켜버리고 있느냐고. 왜 더 귀하게 대하지 못하느냐고. 그 목소리에 나는 점점 작아지지만, 결코 책을 붙잡은 손을 놓치는 않는다. 이것조차 없다면 나는 버텨낼 자신이 없으니까.✏️1965년 12월 10일어제 저녁 야간학교 종업식이 있었다. 수업을 마치고 우리는 커피를 대접받았다. 나는 굉장히 좋은 성적을 받았다.✏️1966년2월8일총선 한 주 전에 드는 생각과 고민. 오늘 저녁의 해결책을 찾았다. 기회가 되는 대로 정당이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정당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등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할 것이다. 어렵더라도 경제학 강의를 들어야 한다. 할 수 있는 한 스웨덴의 무역수지, 경상수지, 경제를 배워야 한다. 그러면 아마도 다음 총선에서는 더 나은 투표를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나는 학교 책상에늘 앉고 싶다나는 그 자리에서 내 인간적 가치를 얻었다하지만 아, 찾아내기가 얼마나 어려웠는가.하지만 행복한 시간은 너무 빨리 지나간다.이제 봄이 오면 나는 졸업한다나이가 어렸다면분명히 더 오래 공부했겠지.확실히 기분상 어린 느낌이지만몸은 쓰러질 지경이다나는 우리 학교에서 마츠를 데려와야 한다면목이 없을지라도.나는 언어를 공부할 작정이었다영어와 프랑스어 둘 다를하지만 아무리 씨름을 많이 했어도스웨덴어조차 공부할 시간이 없었다.그런고로 이제 작별을 고한다사랑하는 학교에게나는 곧 노파가 되어세상을 떠나리라.📚1967년2월1일오늘 밤에는 미래가 두렵다. 공장이 하나둘씩 차례로 문을 닫는다.자동화와 컴퓨터가 없는 곳은 없다. 잘살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고복지국가 스웨덴으로 이제 막 이주해온 외국인이 딱하지만 이곳 역시다른 곳 못지않게 사정이 좋지 않다는 현실을 이제 알아야 한다.(...)대신 전쟁 물자에 쓰이는 돈은 사막지대를 경작하는 데 사용되어야 할 것이다.오늘 밤 나는 두렵다.✏️책을 곁에 둔다면 외롭지 않다. 독방에 갇혀 있어도 고독하지 않다.책을 가지고 다니기 때문에 책과 함께 하지 않아도 내면에는 책이 있는셈이다. 책의 세계에 한번 발을 들여놓으면 원하는 곳 어디든지 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