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다른 세계에 산다_조제프 쇼바네크/이정은작품 속에는 일상생활 속에서 살아가는 자폐인으로서의 삶에 대해 적나라할 정도로,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기억해야할 점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자폐아동을 대하는 아이들 및 어른들의 태도가 현 시점의 위치라는 것이다. 자폐아동은 오히려 몇몇 부분에서는 뛰어난 능력과 학습치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결과값조차 공정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회에서는 무쓸모할 뿐이다. 자폐아동이 스스로 받아들이는 무력감과 폭력에 대한 무감각해짐이 분노를 일으킨다. 그리고 분노는 우리사회의 길을 만들 것이라 믿는다. 이번 작품은 특히 특수아동교육에 대한 전문가(혹은 전공자)들과 함께 할 수 있어, 그 의미가 더욱 컸다. 현 시점의 특수교육현장의 어려움을 짚어보고 학부 및 학사 당시 특수교육학에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나 해당 책에서 서술한 조네프 쇼바네크가 거쳐온 아동기때 필요한 도웅은 우리로부터 장애아동을 위한 실질적 도움이 무엇인지 되짚어보게 한다. 조네프 쇼바네크가 타아이들을 벽장에 가두는 체벌에 대해서 부러움을 표현한 자신만의 폐쇄된 공간의 절실함이 그 예로 들 수 있겠다. 철학 박사이자 10개국 언어를 구사하는 언어 전문가이지만, 그는 자신의 특성을 '장애'라고 규정한다. 그러나 그는 무수히 많은 규칙과 규범을 (암묵적으로) 이해하고 실천해나가야 하는 사회공동체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혹은 살아가나가기 위해 자신만의 관점과 촘촘한 준비망을 설치해나간다. 그러나 이것이 과연 그의 개별적인 실패와 고통 속에서 성취해나가야 하는 부분인가. 사회적인망으로 또는 시선으로 또는 규범과 법령으로 이들을 구체적으로 도움줄 수 있는 것에 대해 우리는 생각해나가야 한다. 그 모든 과정에 앞서. 이 작품이 나와 타인들의 시선부터 바꿔줄 수 있으리라 기대되는 바이다. 환멸과 냉소를 조금 더 담아 말하자면, 나는 적이나 모두에게 경멸받는 사람이 존재함으로써 집단의 응집력이 강해진다고 믿는다.어린 시절에 분노발작을 일으키거나 극심한 불안감에 사로잡힐 때면 나는 나만의 내적 세계로 빠져들곤 했다.나는 쥘 베른이 묘사할 법한 행성 간 여행이라도 떠나듯이, 어떤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도록 보조 식량부터 화장지에 이르기까지 온갖 잡다한 것들이 담긴 큰 가방을 짊어지고 있었다.지금도 학교 밖에서 누가 내게 질문하고 내가 그 답을 알고 있으면, 나는 무척 불편하다. 답을 말하는게 옳은 일일까?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데 내가 알고 있는 게 정상일까? 불안은 그것을 느끼는 순간 생각을 마비시키는 속성이 있다. 온전한 정신으로 생각하지 못하게 만든다는 뜻이다. 불안을 심하게 느끼는 자폐인은 비이성적으로 행동할 때가 있다. 그들이 느끼는 불안에는 이유가 있으며, 거기에는 원인과 결과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나는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