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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를 디자인하라
유영만.박용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2년 8월
평점 :
언어에 대해 한 마디로 정의하라고 한다면, 비트겐슈타인의 문장을 빌려오고 싶다.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
이 책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에다가 몰랐던 사실을 더해 자꾸만 나의 뼈를 때리는 듯한 얼얼한 문장으로 가득하다. 그렇다고 읽기를 멈출 수는 없었다. 회피하는 자가 되고 싶지는 않았으니, 곱씹고 곱씹어 실천하고 실현해내는 자가 되리라.
내가 왜 닥치는대로 글을 읽어내리는 것에 빠졌는지 스스로도 확신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내 독서에 잘못된 점은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짚어가면서 독서에 대한 현실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 내가 애정하는 단어들을 떠올리고 생각하며 나의 삶의 핵심가치는 어떠한 것이 있는지 되짚어보고, 이미 낡아 버린 단어를 포기하고 날 선 생각과 단어들을 품어보리라는 야망을 가지게 만든다. 가치롭다!
✏️저자의 지혜가 끝나는 곳에서 우리의 깨달음이 시작된다. 그것이 독서다. [장 그르니에]
✏️우리가 책을 읽는 목적은 나와 다른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의 낯선 사유체계에 접속하기 위해서다. 때문에 책을 읽을때는 의도적으로 시간을 내어 '깊이 읽어야'한다. 깊이 읽기란, 개념을 곱씹고 문장의 의미를 해석해하며 자기 나름의 생각과 주장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게 꼭꼭 씹어 소화하고 흡수하는 시간을 갖지 않으면, 줄거리는 파악할지 몰라도 내 생각을 색다르게 표현하는 능력은 생기지 않는다.
✏️독서는 읽기만 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쓰기까지 이어질 때 비로소 완성된다. 책을 다 읽고 난 다음 자신이 느낀 점을 바탕으로 독서일기나 에세이를 써보는 것이다. 쓰기를 목적으로 책을 읽는 사람은 출발부터 다르다. 쓰기라는 목적을 가진 사람은, 한 문장도 허투루 보내지 않는다. 낯선 개념도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나에게 익숙한 개념을 저자는 어떻게 다르게 사용하는지 비교해보고, 혹여 다른 저자의 다른 주장이 있다면 그것은 어떤 근거로 펼쳐지는지 확인한다.
✏️처음 만난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다면 그가 사용하는 언어를 살펴보면 된다. 한 사람의 언어는 삶 속에서 숙성된 사고를 반영한다. 마찬가지로 나 역시 내가 쓰는 언어 이상으로 타인에 대해 생각할 수도, 세계를 다르게 보거나 느낄 수도 없다.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단어의 의미를 반추해보고 나의 체험적 느낌과 깨달음으로 재정의해보는 노력은 사고혁명의 중요한 시발점이다.
✏️유독 여러분의 심장을 뛰게 만드는 단어가 있는가? 있다면 그게 바로 여러분의 핵심가치다. 그 언어들은 나만의 언어로 재정의해서 모으면, 세상의 그 어떤 사전에도 나오지 않는 나만의 가치사전이 된다. 이제 남은 일은 그 가치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면서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것뿐이다.
✏️현명한 사람은 그저 발견되는 것보다 더 많은 기회를 스스로 만든다. [프랜시스 베이컨]
✏️타성에 젖은 식상한 언어는 너무 오래 써서 닳아지고 무뎌진 칼과 같다. 새로운 칼을 쥐면 더 수준 높은 사고를 하게 된다. 나의 사고방식에 들러붙은 문제나 한계를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다른 사람의 생각에 접속해서 그가 구사하는 언어를 배우는 것뿐이다.
✏️낯선 단어는 날 선 생각을 낳는다. 벼르고 별러 골라낸 한 단어는 골머리를 앓던 생각의 물꼬를 터준다. 벼리는 과정에서(생각지도 못한) 벼르던 언어가 떠오른다. 그 순간 내 생각은 그단어에 꼭 맞게기가 막힐 정도로 정밀하게 담긴다.
✏️언제나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늙어가는 생각이 낡아지지 않도록 익숙한 단어가 낯선 개념을 잉태하도록 꾸준히 벼리는 것이다. 벼리고 벼린 단어가 색다른 신념을 품고, 우리의 생각도 새로운 생각의 자손을 출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