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독
이기원 지음 / 페퍼민트오리지널 / 202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작가 : 이기원

소나기가 엄청나게 퍼붓던 어린 시절의 어느 날, 작가 이기원은 진짜 영화를 보러 가자는 친구의 말에 종각 뒷골목의 영화관을 찾았다. 앞자리에 젖은 양말을 널어 말리며 보았던 <스타워즈: 제다이의 귀환>…. 그날 이후 공상을 즐기며 활자와 그림, 빛으로 찍어낸 프레임이 만들어내는 모든 이야기들을 사랑하게 되었다. 여전히 그 사랑을 잊지 못하고 시나리오와 소설을 쓰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다. 소설 <쥐독>은 그중 가장 좋아했던 사이버펑크 장르의 이야기이다. 언젠가 누군가에게 비 오는 날 한 어린아이가 만났던 바로 그 순간이 되길 바라며 첫 소설을 세상에 내보낸다.

- 목차 -

서울 연대기 .4

프롤로그 .7

1화. 쥐독 The Rat Jar .9

2화. 분서갱유 焚書坑儒 .73

3화. 통 속의 게 Crabs in a Barrel .139

4화. 백색의 샹들리에 White Chandelier .187

5화. 성스러운 다이버 Holy Diver .241

6화. 격안관화 膈岸觀火 .331

7화. 천국으로 가는 길 Stairway to Heaven .387

8화. 지구에서의 마지막 날 LAst dAy oN EaRTh .457


책을 펴고 10여 분간 편치 않은 기분이 들었다. 잔인하고 어둡고 차가워서 두려운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쥐독은 22세기의 미래 SF소설이다.

2040년대부터 세계는 치명적인 위기에 처한다. 

Covid 219신종 바이러스의 발현으로 전 세계는 대 혼란에 빠지고, 

3차 세계대전 등 오랜 전쟁과 감염병으로 서울 지역을 제외한 전 국가가 소멸하게 된다. 

2050년 대한민국의 국가 시스템은 붕괴되고 전국기업인연합에서 도시를 경영하게 된다.

전국기업인연합회에서 경영하는 서울은 "뉴소울 시티(NSC)"로 명명하며 공식 출범하게 된다.

뉴소울 시티의 50년은 태평성대를 이루지만 

인간을 욕망으로 점점 변화하기 시작하여 22세기가 되자 것잡을 수 없게 된다.

전국기업인연합회의 기업들은 상생하며 생명과학과 의학 테크놀로지의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온다. 

신체와 생명에 대한 구조를 모두 알아내고, 줄기세포를 이용하여 죽음을 초월하게 된다. 

신의 영역이었던 삶과 죽음을 직접 관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영생을 얻은 부를 가진자들은 스스로 신이되었다고 생각하게 되고 종교는 사라지게 된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영생을 얻는 것은 아니고 부와 권력을 가진 상위 2%의 상류층만이 영생과 부를 누리게 된다.

부의 차별화로 생활 거주지가 차별화되어 상위 2%를 제외한 일반 시민과 그 하층 계급으로 거주지가 나누어진다.

그중에서도 최하류층인 사람들이 거주하는 공간이 있는데 그곳을 쥐독이라 부른다.

쥐독은 더러운 쥐들끼리 산다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다. 그곳은 비릿한 피 냄새와 더러운 오수로 가득하다. 

1,2,3 구역에서 퇴출되어 쫓겨나는 곳이기도 하다.

가면 갈수록 빈부의 격차는 심해지고 상위 2%만이 호화스럽게 즐길 수 있는 사회가 된다. 

권력자 류신은 저항의 뿌리를 제거하고자 모든 지적인 문화 활동을 할 수 없도록 책을 숨기고 스마트폰을 금지 시키며 배움을 단절 시킨다.

분서갱유. 지식을 쌓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차단 시키고 대신에 의식주를 무상으로 지급하였다. 

집집마다 설치된 모니터에 포르노와 피가 난무하는 게임만 방영 시켰다. 

마치 일제강점기 때 우리의 한글을 사용하지 못하게 억압하고 노름을 하도록 유도해서 정신을 교란시켰던 것처럼.

강의를 해야 하는 태일은 도서관 출입이 가능하였다. 

계몽활동을 위해 도서관의 책을 읽고 암기하여 책을 필사하여 전파시킨다. 

발각되면 쥐독으로 쫓겨나게 되는 상황이지만 묵묵히 필사를 하여 쥐독의 사람들에게 전파하며 계몽시킨다.

더러운 쥐새끼마냥 살아가는 가장 비루한 쥐독에서 저항이 시작된다. 

공평하지 못함에 분노가 일어난다.

착복식! 현재의 신체에 결함이 있거나 생명이 위독해지면 새로운 카피바디로 영혼을 이전시키면 젊은 인간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었다. 

그동안 지니고 있던 몸은 폐기바디가 되어 버려졌다. 

100살이 넘은 류신이 20대의 신체를 하고 있는 까닭이다.

상위 2%에게는 죽음이란 없다. 인간을 다루는 신의 가장 큰 무기인 죽음을 한낮 놀이로 즐기고 있었다. 

그러니 다른 하위계층의 목숨을 하찮게 여기고 쉽게 생명을 빼앗을 수 있었다.

그들에게도 죽음이 공평하게 돌아가야 합니다. 그래야 모든 게 공평해져요.

그들이 저지르는 초월적 행동들의 기반이 바로 죽지 않는다는 것 때문이죠.

죽지 않으니까 다른 이의 죽음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죽지 않으니까 자신들이 평범한 우리와는 다른 존재라는 편협한 우월감을 가지게 됐죠.

그래서 우릴 이용하고 필요가 없어지면 가차 없이 죽이는 것이에요.

또 죽지 않으니까 자신들이 저지르는 폭정과 부도덕함에 대한 벌을 두려워하지 않아요.

그러니 죽음. 그것이 원래의 자리로 돌아와야 진정으로 공평한 세상이 오는 겁니다.

P.488 태일의 대사

22세기의 SF소설이라 하지만 다가오는 영생을 얻는 착복실과 그 안에서 읽을 수 있는 인간의 욕망과 이기심이 충격적이었다.

생명과학의 발전이 두려워진다. 발전은 인류의 편리함과 생명 연장을 이루지만 도덕적인 문제를 일으킨다.

너무 꽉 찬 소유보다는 빈 공간이 어느 정도 있는 소유가 아름답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영화를 보는 느낌이었다. 곧 영화로도 제작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한다.

흥미진진하여 두꺼운 책인데도 불구하고 끝부분이 궁금하여 계속 읽게 되는 소설이었다.

부디 이런 세상이 오지 않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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