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소설이란 정말 무엇일까. 간혹 그런 물음을 받을 때면 내게 소설이란 ‘보상을 바랄 수 없는 짝사랑, 지독한 연애’라고 대답하곤 했었다. 소설쓰기란 되풀이 겪어도 면역과 내성이 생기지 않는 점, 그리고 그 가슴 뜀과 온갖 갈망과 공상, 기진맥진과 지리멸렬, 이윽고 쓰디쓴 환멸에 이르기까지 연애의 구조와 신통히도 닮아 있다. 똑같이 눈먼 열정의 소산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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