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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일본 시골 여행 west - 무라카미 하루키와 안도 타다오를 홀리다 ㅣ 때때로 시리즈 2
조경자 지음 / TERRA(테라출판사)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가족과 함께 하는 여행. 친구들과 함께하는 여행. 둘다 좋지만 때때로 나는 혼자만의 여행을 꿈꾼다.
아직은 여행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 혼자서 밥을 먹고, 차 마시고, 영화보거나, 콘서트가거나, 여기까지가 전부였다.
가볍게 작은 배낭하난 메고서 운동화로 걷거나 달릴 수 있다면- 혼자라도 즐거울 것만 같아서 읽고 싶었다.
시골에서 자라서 그런건지 쉴새없이 새벽까지 불빛 반짝이고, 콩나물시루처럼 사람으로 북적북적거리는 곳은 답답하다.
맛집으로 소문난 음식점을 가더라도 밥때를 피해서 가고, 찻집도 멀어도 돌도 돌아서 조용하고 차분한 곳으로 발길이 간다.
9시만 되면 온통 깜깜해지고 사람의 소리는 줄어들어 그외의 소리로 가득한 곳이 좀 더 밤을 느끼기엔 좋으니말이다. 이 책을 그냥 지나칠 수 없지 않은가.
서쪽의 작은 마을들만 모아 모아서 꽉채워 소개한 작가의 정성이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일본 여행서들을 이미 여러권 보아와서 많이 겹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반면에 아는 곳이 나오는게 겹쳐서 정겨운 것도 있다.
지추미술관이 그렇다. 이 곳 다른 책에서 보았는데 그 책에서는 미술관의 통유리로 된 커다란 창밖으로 보이는 바다 풍경이 또 하나의 경관이라 했다.
테이블에 앉아서 몇시간을 보내도 좋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책을 읽고 보니 더 가고 싶은 맘이 든다.
안도 다다오에게 미술관 설계를 맞긴 후쿠다케회장의 한마디가 묵직하게 들어온다.
당신이 세상을 떠난 후 사람들이 방문하는 곳이 아니라,
당신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동안 늘 친구들을 데려오고 싶은 곳으로 만들어달라.
-p27
혼자만의 여행을 꿈꾸면서 펼쳤던 책을 한장한장 넘기니.. 바쁘단 이유로 며칠간 연락 못했던 내 친구들의 얼굴이 하나하나 채워졌다.
마을의 여관, 호텔, 식당, 까페, 미술관 등등 싹 긁어모아 쓴 책 이랄까.
홈페이지와, 오픈 오프 시간 그리고 가격도 살짝 올려주는 작가의 센스.
여행정보서에서 빠지면 약간은 섭섭했을 것이다.

지추 미술관에 이어 가장 반가웠던 곳 여기도 있다.
구라사키
세월의 변화를 겪으면서 쓸모없어진 창고와 공장을 허물지 않고 지켜낸 그들-
꽤 오랫동안 머물고 싶을 것 같다.
작가의 책을 보면 빼곡히 들어앉은 글자만큼 몰랐던 정보를 단 한 줄이라도 건져낼 수 있다.

작가의 글처럼 양초- 최근엔 보기도 힘들다.
향초가 아닌 일반 양초는 두꺼비집이 나갔다거나. 크리스마스 때나, 아님 캠프파이어에서 촛불켤때가 아니라면.. 이것도 학생일때나 가능한 일이다.
이제 나이가 드니 양초는 결혼식에서 양가 어머니들이 초를 켜는 모습만 지켜볼뿐이다.
우치코 마을에 200년 넘게 이어왔다는 양초장인이 있다니 무엇인가 한가지만을 생각하고 그것만을 위해 정진한다는 것 본 받고 싶다.
혼자만 알고 혼자만 느끼기엔 아깝다고 느꼈을 것이다. 여행의 기쁨을 도시에만 집중하여 느끼기엔 부족하다고 생각했을 것같다.
작가의 생각을 내가 모두 다 받아들이진 못했지만, 55%로는 되지 않을까한다.
나머지 부족분은 후에 있을 내 여행에서 찾아야겠다. 친구들과 같이 가면 더 좋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가득하다. 내침김에 연락해봐야겠군.. 크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