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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는 아프리카
권리 지음 / 씨네21북스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아프리카 하면 생각나는 것?
초원을 힘차게 달리는 동물집단들.그리고 찌는 듯한 더위가 생각난다.
눈 오는 아프리카- 제목부터가 신선하다. 아프리카가 우리나라처럼 한 겨울 새벽에 내린 눈으로 정말 온통 하얗게 변해버린다면 어떨까?
하는 설레임으로 책을 넘겼다.
고을주라는 유명한 화가가 유석의 아버지이다.
작업실에서 아버지가 죽기 전에 남긴 새 하얀 캔버스를 보고 유석은 신기하게도 눈 오는 아프리카라고 작품명을 짓는다.
야마 고을주의 죽고, 그가 남긴 초상화때문에 파탄나버린 집안속에서 아들인 유석이 야마초상화를 찾기위해 떠나는 여행 속 이야기이다.
유석의 여행동반자는 쇼타군.그는 6년전에 복권에 당첨되어 가족들곁에서 사라져버린 형 히데오를 찾기위해 함께 여행을 하게된다.
이들이 여행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과, 그리고 벌어지는 사건들이 에세이 속에서 들어버린 이야기들과 비슷하다고 생각이 될때쯤에
그게 아니라는 듯 유석의 독보적인 그림이야기들과 야마초상화의 위작이야기들이 펼쳐진다. 흥미진진하다.
그들의 여행은 끝날 듯 끝날 듯 하다가도 계속 이어진다. 그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야기 또한 신선하다.그 중에서
룩셈부르크에서 만난 잔느 할머니.할머니의 왼쪽 뺨과 입술 주위에는 갈색반점이 있었다. 특히 뺨에난 것은 달걀만한 크기로 피부병에 의한것이라고 했다.
외로움을 무척탔던 그녀의 요리는 매일 부실하게 먹던 유석에게 천국의 요리였으며,그녀를 그린다. 붉은 잔느..
그림은 상상하기에도 조금 애매하다. 그 대신 괴짜라고 느꼈던 유석의 생각이 참 아름답다라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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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으로 곪은 상처를 비웃지 말아야 한다. 얼굴에 피는 꽃 중에 버짐이 가장 예쁘고, 다리에 피는 꽃 중에 피 흘리는 사처가 가장 매력 있는 법이다.
할머니의 반점은 얼마나 무늬가 화려학 귀여운가? 할머니야말로 진전한 마돈나다.
-p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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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보면서 약간 뭉클해졌다. 내 주위에 훈훈한 공기가 맴도는 듯한 느낌이였다. 이 책에 빠져들수 있었던 것도 이런 따뜻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쇼타가 형을 찾고, 유석이 진짜 야마초상화를 찾으면서 끝나는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쇼타가 형과 함께 차드로 떠나는 길에 유석 앞으로 남긴 편지가 인상적이다. 이 글에서 한참을 멈춰있었다.
어느샌가 내 자신이 생각 난 것이다. 세-네번을 더 읽고도 또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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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눈에 흑백만 보이는 것 말이야, 난 그게 망상의 연장이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흑백은 대체로 추억을 뜻하는 거잖아
옛 기억. 어쩌면 세상일은 네 생각보다 훨씬 간단한지 몰라.
넌 머리에 바늘이 꽂혀서 잠시 판단력이 흐려진 것뿐이고, 실은 아직 아버지를 잊을 준비조차되지 않았던 거야.
넌 옛기억에 머물러 있으면서 과거의 색깔만을 추억하고 싶었던 거지.
어쩌면 네가 그 추억을 놔 주기 전까지 세상은 그대로 흑백에 멈춰 있을지도 몰라.
하지만 괜찮아.
넌 과도기를 지나고 있을 뿐이니깐 네말대로 세상이 언제나 과도기라면 넌 어떤 선택도 할 수 있지 않겠냐?
인도의 구루도 그랬잖아. 선택을 포기한는 순간 인간은 더 이상 인간이 아니라고.
설령 인간이 신에게 부여받은 영감으로 살아가는 예술가라고 할지라도 수많은 영감 중 하나를 고르는 것은 역시 인간의 몫이 아닐까?
-p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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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라고 마치 내게 말해주는 것처럼. 그리고 나는 그 이야기를 다 이해한 것처럼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쇼타의 한자를 우리말로 읽으면 상태'가 된다. 여행 중에 서로 잡아 먹을 듯이 싸우던 사이였지만, 이젠 형제같이 느껴진달까. 진지하게 서로를 생각해주는 모습이 보인다. 상태형이 유석에게 또 보자면서 남긴 이야기는 나와 또 다른 독자들을 위해 남길 글이였다고 생각한다.
스무살의 유석보다 조금은 더 나이를 먹었지만 아직 난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고, 그런 내게 이 책은 등을 토닥토닥 해주듯 위로가 되었다. 역시 이런게 성장소설의 마력이다.